[제57차 한미래포럼] “의과학 리터러시 갖추고, 남의 것으로 보는 사고 고쳐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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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차 한미래포럼] “의과학 리터러시 갖추고, 남의 것으로 보는 사고 고쳐야 ”
  • 승인 2018.05.23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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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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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발표: 김창업 가천대 한의대교수 - 통합의학 시대 한의사를 위한 의과학 리터러시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의과학 리터러시’라는 말을 직접 만들었다. 원래 리터러시는 글을 쓸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한의계에 필요한 게 단순한 생리학 지식이라든지, 병태생리학적 지식이라든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의과학적 지식을 습득하고 활용하는 방법론 자체도 필요해서다.

인터넷에서 ‘Deeplearning 4j’라는 소프트웨어 광고하는 글을 가져 와봤다. 이 글은 자기네 상품을 홍보하기 위해 나름 쉽게 써놨지만 우리는 이해할 수 없다. 그 이유는 관련분야 전반에 대한 기초지식이 없기 때문이다.

◇김창업 교수.

의과학 리터러시는 의과학 관련 전공자들이 공통적으로 공유하는 지식체계와 마인드를 바탕으로 한 의과학 정보습득 및 소통능력이다.

한의대 졸업 후 오랜 시간 동안 한의계가 아닌 다른 곳에 있었다. 그 과정에서 의사들의 인식을 보니 한의사의 포지션을 의과학 등의 리터러시가 전혀 없는 집단으로 보고 있었다. 사실 한때 한의계 스스로가 그렇게 규정했던 잘못도 있다.

많은 사람들은 한의학은 보편적 의과학과 다른 범주에 속하는 체계로 자리를 잡고, 한의사는 의과학 리터러시를 갖추지 못한 집단으로 생각한다. 지금은 과학이 종교인 세상이다. 한의학을 공격하는 사람들에게 한의학은 비과학의 상징성으로 보고 있다. 이미 그들은 마음속에 한의사 자체가 의과학 리터러시가 결여된 집단이라고 자리 잡았다. 이를 방어하기 위한 처방은 세련된 의과학적 리터러시를 갖춰 우리의 강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의대졸업자는 현대의료 및 한의학을 이해하기 위해 충분한 의생명과학지식을 갖추고 있다. 의과학 연구와 관련된 제반 개념을 갖추고 있고 그를 바탕으로 연구 논문 검색 및 활용 능력을 갖추고 있다. 또한 의학통계 및 정량적 데이터의 분석 과정 및 결과를 이해할 수 있다.

생리학 강의를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것이 있다. 첫 번째는 연구와 근거, 논문 등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부족하다. 두 번째는 문헌을 이해할 수 있는 의과학 지식 자체가 부족하고 세 번째는 역학 및 통계지식도 부족하다. 마지막으로 영어 독해력 부족하다. 의학논문은 기본적으로 어렵지 않다. 사실 영어가 부족한 게 아니고 학문적 용어가 약한 것이다. 이런 것들은 충실한 학교 교육으로 모두 해결 가능한 부분들이다.

‘의과학’을 남의 것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생리학’과 ‘양방생리학’의 과목명은 학교마다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 ‘양방’생리학, ‘양방’병리학 등을 따로 만들어서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가르치는 사람이나 배우는 사람이나 마음속 깊이 남의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정체성 자체를 제대로 규정해야 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한의학은 현대과학과 근본적으로 다른 학문이라는 것은 1980년대부터 2000초반까지 이어진 복고주의 학풍의 영향 때문이었다. 근본적으로 우리는 동양철학에 기반 한 우리만의 방식으로 해야 한다는 인식이었고 섣부르게 양방적인 방식으로 한의학을 이해하려고하면 한의학의 정체성을 훼손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좋지 않았다.

또 임상과 기초교육에서의 전통 한의학과 현대 의과학이 따로 놀고 있었다. 훌륭한 한의사가 되는데 사실상 현대 의과학 지식을 배울 기회가 별로 필요가 없었다. 실제로 한의대에서도 콘텐츠 자체가 없었다. 의과학이 우리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관점이 많이 있었다. 이런 태도를 고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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