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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차 한미래포럼] 한의학 교육, “시급한 변혁의 요구” “국시 임상서 활용해야”
▶한미래포럼 2부 패널 및 청중 토론 요약
2018년 05월 23일 () 08:46:27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엄두영 복수면허자협회 이사, “국시에 한의학 최신지견 반영해야”

   
 

내가 복수면허자이기 때문에 양방과 한방의 교육과정에 대한 객관적인 비교와 평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이 자리에 초대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양방과 한방의 교육과정의 차이는 무엇인가. 양방의 경우 의대 6년간 학교에서 배우고 졸업하면 바로 맹장도 잡을 수 있다. 학교에서 배운 것을 바로 써먹을 수 있는 느낌이다. 한방의 경우 학교를 졸업한 뒤 개원을 하고 나니 실제 임상에서 한방지식이 적용이 잘 되지 않는다. 결국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나와서 써먹어야 되는데 따로 공부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의대 교육과 한의대 교육의 결정적 차이는 국시를 목표로 열심히 공부하고 나서 임상에서 활동할 수 있는 의료인이 될 수 있느냐 없느냐다.

양방은 최신지견이 4~5년이면 임상에 대부분 반영되고 국시에도 적용된다. 그에 비해 한의학 역시 논문은 많이 나오지만 그러한 최신지견이 국시에 나오지 않고, 교육에 적용이 되지 않는다. 의대를 벤치마킹한다고 하면서 왜 이런 부분은 반영되지 못하는가.

의대는 국시에 대학교육과정이 축약되어 있다. 국시는 좋은 의사를 만들기 위한 최후의 관문이기 때문이다. 국시공부만 해도 좋은 의사가 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왜 한의사는 프리인턴 같은 사교육을 필요로 하는가. 정규교육에서 전부 다루기 역부족해서 개인이 따로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의대교육은 국시에 녹아있고, 임상과 연결이 되어있다. 한의학 역시 최신지견이 국시나 교육에 녹아있어야 한다.

 

■윤성우 한의학회 이사, “통합의학 지향은 한의학 입지 좁게 만들 수 있어”

   
 

강동경희대 한방병원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최근에 한의대를 졸업한 인턴이나 레지던트들에게 수업에 대한 의견을 물어봤다. 그들은 예과 때 배우는 원전과목을 두고 원전만을 위한 원전 이라고 지적했다. 기본명제에 대한 깊이나 고민이 묻어있는 강의가 아닌 현대와 괴리감이 있는 강의가 힘들었다는 것이었다. 한편 예과 때 배운 원전을 시간이 흘러 임상을 공부할 때 보니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되어 원전을 뒤에 배우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대부분의 한의대생들이 고등학생 때까지 현대 과학적 지식체계에 익숙하게 지내다가 갑자기 대학에 들어와 동양의학과 철학을 배우다보니 이러한 두 가지 지식체계를 연결할 중간다리가 없는 실정이다. 이를 해결할 연결고리가 생겼으면 좋겠다.

통합의학의 경우, EBM은 당연히 지향해야 하지만 서양의학에 맞춰진 체계이기 때문에 한의학을 증명하는 것이 힘들다. 현명하게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할 것이다. 협회에서도 일차의료의로서의 한의사의 함량을 기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만 우려하는 부분도 있다. 양방에서 이야기하는 통합의학은 기본적으로 두 가지 특성이 있다. 하나는 근거중심이어야 하고, 또 다른 하나는 서양의학의 유효성 공백을 채워야 한다는 것이다. 양방에서 치료하기 어려운 부분을 보완대체의학에서 어떻게 메꿀 수 있을 것인가를 고려한다는 것이다. 이 상태에서 통합의학을 추구하면 오히려 한의학의 설자리가 좁아질 수 있다. 서양의학에 대한 보완 뿐 아니라 대체할 수 있는 개념을 만들어야 한다.

 

■정희범 Pre-Intern 대표, “한의사 신뢰 부족…표준한의사 양성과정 미성숙”

   
 

스타트업에 있던 사람들과 작업을 시작하면서 처음 관심가진 것은 ‘정말로 한의계가 추락하고 있는가’였다. 한방 의료는 전체의료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늘지 않고 있다. 왜 시장이 확대되지 않고 있을까. 2014년도의 한약소비실태조사에 나온 한방 의료에 대한 신뢰수준이라는 통계에 따르면 42% 정도가 신뢰도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한의학의 신뢰수준이 충분한가’라는 문제가 제기되면서 자연스레 한의사 배출과정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러면서 표준한의사 양성과정의 미성숙이 문제로 제기됐다. 우리는 가장 큰 원인이 수련의과정에 대한 공급부족이라고 봤다. 학교를 졸업하고 경영과 이익을 신경 쓰지 않은 채 임상능력을 기르기 가장 좋은 방법이 한방병원에서 수련의로 있는 것인데 한의과는 그 비율이 17%정도밖에 안 된다. 한방병원들이 수련의 비율을 늘리려고는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 상태가 유지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구조적·자원적 한계를 가진 한의계에서 이에 대한 미봉책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생각에 프리인턴을 만들었다. 임상을 하다보면 가르쳐 줄 사람이 없어서 점점 지인들에게 의존하는 학문이 되어버린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방법이 있었으면 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정보를 제공할까 고민하다가 수련의를 거치지 않은 대부분의 임상의들이 진단 진료 과정에 어려움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해 이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사교육이 나쁘다기보다는 질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사교육은 단발성의 이윤추구형 강의가 많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프리인턴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전문가와 고민해가며 콘텐츠를 만들었다. 우리는 좋은 정보는 빨리 유통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완성도보다는 교류 속도를 중시했다.

프리인턴은 학교·병원·임상가를 연결하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목표는 한의계의 신뢰 회복을 위한 기반이 되는 것이다.

 

■김지만 경희생한의원 원장, “원전 체계적 교육 필요…특정과목 대량유급 강의 목표 달성 실패”

   
 

최근 이슈가 된 한문교육과 원전교육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왔다. 한의대생들의 불만에 공감하는 부분도 아닌 부분도 있었다.

원전 자체는 필요하다. 전통적인 문헌의 축적이기 때문에 그것 자체가 한의학의 강점을 줄 수 있다. 그러나 학교마다 원전 수업의 격차가 큰 것이 문제다. 서양에서도 라틴어를 가르치지만 그런 고전어도 체계적인 교수법과 다양한 교재가 개발되어 있다. 학생들에게 원전의 가치를 제대로 알 수 있게 하려면 한문교육도 제대로 된 형식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어학이라는 측면에서 암기는 필수지만 체계적인 교육방법이 필요하다.

유급문제의 경우, 한의과대학 들어온 학생들은 기본적으로 지식 수준이 높다. 이런 학생들이 특정과목에서 30%씩 유급 된다는 것은 그 강의가 교육과정을 제대로 완수하지 못한 것이다. 그런 부분에 대해 학교에서 학생들과의 의견소통이 필요하다.

한의대 교육은 학습전달에 대한 교수법을 제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본초 교재의 경우 내용 정리는 잘 되어있지만 지식의 전달과 실습과정이 약하다. 한의학 기초 자체가 임상과 유관하게 돌아가야 한다. 학교 임상과목 수업에서 대표적으로 어떤 케이스와 연결되어 있고, 어떻게 치료하고 있는가 등을 도입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적극적으로 전달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한의과대학에 남아있는 학생들은 한의학을 좋아해서 남아있는 것이다. 그런 학생들에게 잘 몰라서 그런다는 식으로 내몰지 않았으면 좋겠다.

 

■김기왕 부산대한의전 교수, “과목개설보다 학문 현대화 중요…한의학 전문분야 전파해야”

   
 

현재 한의계 교육은 시급한 변혁의 요구를 받고 있다. 한의협 임원들이 부산대한의전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당시 최혁용 회장이 현대의학을 가르치는 양을 늘리는 것에도 힘이 버거운 상황인데 한의사를 교육 질을 높이는데 치중할 여력이 있느냐는 지적을 한 적이 있다.

그 말을 들으면서 현재 교육 상황이 어렵다는 것을 절감했다. 김창업 교수의 발제도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김창업 교수가 발제에서 한의계의 의과학 리터러시 부족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왜 우리가 한의학을 옹호하고 방어해야 하는가. 한의학을 옹호하는 것은 국민과 인류의 보건분야 등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요구에 전통의학은 어떤 기여할 것인지 명확하게 정립해야 한다.

의과학적 문해 능력이 생기면 다른 집단의 비방이 멈출까? 인터넷에서 한의학을 비방하는 사람들과 논쟁을 하다보면 의과학 리터러시를 바탕으로 반박해도 상대의 인식에는 변화가 없다. 그보다는 한의학이 고유하게 가지고 있는 분야를 다른 집단에게 전파해야 한다. 지식의 전파가능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결국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인력의 현대화로써 여러 가지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미국 정골의학 의사들의 전략이기도 하다. 그러나 학문의 현대화가 더욱 중요하다. 우리 학문을 우리가 아니라 다른 모든 사람이 보편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면 현대 학문발전과 산업발전의 추세에 맞춰 폭발적으로 성장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윤경 한미래포럼 대표, “여러 문제 얽힌 교육, 협회와 학회 적극적으로 나서야”

   
 

오늘 나온 의견들은 여러 가지 문제가 얽혀있어 어디서부터 풀어야할지 알 수 없다. 콘텐츠에 대한 의견들이 주로 언급됐는데 훌륭한 한의사를 만들기 위한 교육과정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풀 것인가가 문제다. 실행이 안 되니 십 년 동안 같은 이야기만 하면서 더 나아가지 못하는 것이다.

김기왕 교수는 한의학의 학문전파를 강조했다. 내 생각에 현대에 사는 한의사들이 현대에 살고 있는 다른 사람에게 현대 한의학을 전파하려면 의과학 리터러시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사실상 김기왕 교수와 김창업 교수의 의견이 같은 맥락인 것 같다.

최근 한평원 이사회에서 한의학 교육방향을 WDMS에 등재 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으로 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협회 쪽에서는 최혁용 회장이 일차의료전문의 통합의사가 되기 위해 이에 필요한 방향으로 교육 바뀌는 것을 목표하는 것 같다. 여기서 문제는 교육의 양을 어느 정도로 정하는가의 문제다. 기초의과학 내용을 배우려면 한의대 교육과정 중에 의대교육과정이 다 들어와야 할 것 같다. 한의학의 고유한 내용에 의과학적 기초지식까지 습득하는 것이 한의대 6년 안에 다 가능할지 고민해봐야 한다.

한의학적 연구방법론과 교수방법론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인사정책의 문제, 교육과정에서 옥석을 가리지 못하는 문제 등이 지적됐다. 한의학은 각 학문 영역에서 옥석을 가리지 못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교육에 만족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의과학에서 하는 논리적인 평가 및 학문방법을 많이 접하지 못하다 보니 임상에서도 단편적 지식을 머릿속에서 발전시키고 적용해 버리는 것 같다.

어떤 식으로 이 옥석을 가릴 것인가. 학계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 이제까지는 우리도 의미가 있다는 식의 방어적인 연구를 했지 학문의 자체적인 발전을 위한 연구를 하지 못한 것이다. 지난 십 년 동안 정체된 교육 상황에서 변화가 필요하다. 협회나 학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할 필요성이 있다.

 

■청중들, “근본적 변화 위해 행동으로 나서야 할 때”

고동균 한의협 의무이사 “새로운 교육이 한의학의 장점을 포기하게 해서는 안돼”

   
 

임상의들이 자유롭게 치료방법을 찾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나는 이것이 한의학의 장점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도 했다. 미약한 근거로 최대한 임상에 적합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해왔던 전통이 내려오는 것은 아닐까 싶다. 이를 완전히 포기 한다는 것은 한의학의 장점을 포기하는 것은 아닌가 걱정된다. 현실에 기반한 해석에서 한의학 장점이 드러난다. 입증하기 어려운 것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것이 장점이라는 것을 명확히 해둬야 한다. 그리고 과거의 해석학에 가까운 기초이론은 해석학으로써의 의미만 두고 필요하지 않다면 버려야 한다.

 

장인수 우석대 교수 “‘한방’을 빼는 한의학 과목의 영문명칭 변경 예정”

   
 

대표로 나온 것은 아니지만 학장협의회에서는 현재 한의대 교육을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혹자는 갑오개혁 수준의 변화를 주장하기도 한다. 학장협의회는 단순한 논의뿐만이 아니라 결의와 방침까지 정하고 있다. 지난 4월 16일 한의학영문명칭 변경에 합의하는 등 대대적 변혁을 추구하고 있다. 한방내과학에서 한방을 빼고 내과학이 되는 식이 될 것이다. 한의학교육의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빠른 시간 내에 반영하고자 하는 상황이니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

 

최승훈 단국대 특임부총장 “선배로서 미안함... 말 뿐 아니라 행동으로 넘어가야”

   
 

우리 세대에서 해결했어야 하는 문제들이 오늘까지도 논의된다는 것에 미안함을 느낀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문제가 변한 것이 없다. 우리의 현실이지만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는 반드시 고치고 변화해야 한다. 변화 주체는 결국 교수다. 교수들이 이 문제를 스스로 개혁해나가도록 해야 한다. 한의계 변화의 중심에 한의대 변화가 있다는 것을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한다. 지난 2006년 한의계 교육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고 WHO에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나를 비롯한 교수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이제는 말 뿐이 아니라 행동으로 넘어가야 할 단계다.

 

강연석 원광대 교수 “과목 명칭 및 시수 문제 잘못된 접근…과학적 원리에 대한 전문직업성의 문제”

   
 

한의대 의생명 교과목의 명칭이나 시수가 부족해서 일어나는 일인지 아니면 새로운 학문분야에 대한 수용하는 전문가로서의 태도 문제인지를 구분해야 한다. 오늘 나온 모든 의견들은 결국 전문가로서의 태도 문제다. 과학적 원리에 대해 어떻게 수용하느냐, 의사로서 행동하고 판단하기 위해 어떤 근거를 타당하다고 받아들이냐의 문제다. 양방의학이라고 하면서 이를 괄시해온 것 자체가 학문을 수용하지 못한 것이다. 양의사들은 높은 지식을 지닌 전문가로서 강력한 힘을 가진 단체고, 놀라운 속도로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며 만들어냈다. 이들은 동시에 전문가로서 자기규제능력을 주장하고 있다. 모두 사회 일반의 기준보다 엄격한 과학적 원리를 바탕으로 판단하고 행동한 결과다. 현재 한의사협회의 정책들은 자기규제(의무)를 부정하고 있으면서 보장성 강화(권리)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 이율배반적이다.

또한 현 한의대 교육에서 가장 큰 문제는 의생명과학의 과목명, 시수가 아니라 과목 간의 이기주의다. 역량중심교육은 한의사역량에 따른 통합교육을 지향한다. 의대 교육과 비교하여 과목명과 시수를 어떻게 할 것이냐로 접근하는 것은 해법이 잘못됐다. 과목명 보다는 전체교육 내용에서 얼만큼 배울 것이냐(지식과 술기)와 전문가로서 과학적 원리에 따라 어떤 태도를 보이고, 어떻게 환자를 다루고, 어떤 태도로 지식을 수용할 것인가(태도)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정리=박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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