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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이현효의 도서비평] 와인에 관하여
도서비평┃올댓와인
2018년 05월 04일 () 10:02:05 이현효 mjmedi@mjmedi.com

French Paradox라는 말이 있다. 1991년 미국 CBS방송 보도 후 생겨난 말인데, 방송내용은 ‘동맥경화와 레드와인의 관계’였다. 보르도대학의 르노 교수는 남부 프랑스인들이 동물성 지방을 많이 섭취함에도 불구하고 타 지역 사람들에 비해 심장병 위험률이 낮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며, 이유를 와인을 자주 마셨다는 것을 근거로 제시한 것이다. 한국 역시 <생로병사의 비밀>이라는 방송이 계기인지 와인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것 같다.

   
조정용 著, 해냄출판사 刊

와인을 접해본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알면 알수록 와인의 오묘한 맛과 풍미에 빠져든다고 한다. 하지만 와인은 쉽지 않은 술이다. 포도의 품종에 따라, 생산지에 따라, 포도밭에 따라, 제조 방식과 국가별 특성에 따라 와인의 풍미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와인에 대한 좋은 안내서가 없을까? ‘올댓와인’이라는 이 책이 그래도 대중적인 와인안내서로는 부족함이 없을 것 같다. 비록 출간이 된지는 세월이 조금 흘렀지만.

와인은 시음에서 출발한다. 프렌치 레스토랑에는 와인도우미가 있다. 소믈리에(sommelier)이다. 와인메뉴는 아페리티프(Aperitif)와 테이블와인으로 구성된다. 아페리티프는 식전 알코올로 샴페인 등이 해당되며, 와인리스트는 주로 테이블와인을 대상으로 한다. 레스토랑에서 주문한 와인을 소믈리에가 주최자로 하여금 먼저 맛보게 하는데, 이를 호스트 테이스팅(Host tasting)이라 한다. 그렇다면 시음은 어떻게 하는가? 오감을 다 쓰는데, 우선 시각이다. 레드는 익으면 색이 연해지고, 화이트는 익으면 진해진다. 블렌딩 와인은 불투명하고, 단일품종와인은 투명하다. 때문에 테이블은 흰게 좋다. 잔을 흔들어 표면적을 넓힌 후 향을 맡는다. 빈티지가 어린와인은 과일향기가, 익은 와인은 묵은 향기가 나는데, 전자를 아로마(aroma) 후자를 부케(bouquet)라 한다. 시음단계에서 혀의 모든 부위에 왕인 묻도록 와인을 이리저리 굴려야 한다.

파스퇴르는 산소가 없이도 포도주는 숙성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처음 발견했다고 한다. 즉 와인은 숙성하면 더 맛있어지므로, 값은 비싸진다. 때문에 와인가격이 쌀 때 사두었다가 일정기간이 지나 처분하면 투자의 대상이 된다. 런던의 크리스티 경매, 뉴욕의 소더비 경매가 대표적이며, 한국은 서울옥션을 통해 그랑크뤼 와인의 좋은 빈티지를 싼값(?)에 구매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낙찰 받은 와인을 어떻게 보관할 것인가? 자연발효주인 코냑이나 위스키에 비해 와인은 온도, 습도, 진동에 취약하다. 와인셀러가 필수라는 이야기다.

와인은 원산지가 중요하다. 프랑스어로 테루아(Terroir)는 해당 포도밭의 토양과 자연환경의 상호작용 전체를 아우르는 용어인데, 테루아에 맞는 포도품종을 재배하여 와인을 빚는 것이 포도농부의 전문성이다. 보르도는 카베르네 소비뇽, 부르고뉴는 피노 누아, 토스카나는 산죠베제, 호주에서는 쉬라가 위주가 된다. 프랑스, 이탈리아는 테루아를 소중히 여겨 원산지를 와인의 이름으로 삼고, 원산지 표시가 법제화 되어 있다. 포도밭의 지리적 위치로 와인을 구분하므로, 메독, 생테밀리옹, 샤블리에 등이 그것이다. 가끔 한의사로서 그런 생각을 한다. 당신은 소양인 흉격열증이니 리슬링이 주된 품종인 아이스와인을 주로 드셔보세요 라고 권유하면 어떨까 하는.. 와인에 대한 이해도 깊어진다면, 사상체질별로 추천할만한 한방차 외에도 체질별로 와인을 구별하여 권유하는 한의사가 되면 좋겠다는 몽상(?)을 해본다.

이현효 / 활천경희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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