線裝本 <方藥合編>의 판각 및 구매비용에 대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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線裝本 <方藥合編>의 판각 및 구매비용에 대한 연구
  • 승인 2018.04.28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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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춘, 서정철, 최순화

한기춘, 서정철, 최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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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한의사 3인이 연구한 황도순-황도연⑬

Ⅰ. 서론

필자는 지난 호에서 <醫方活套>의 판본학적인 특이성과 판각기간 및 비용에 대한 내용을 발표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이번 호에서는 당시에 가장 많이 유행한 線裝本 <方藥合編>의 판각 및 구매비용에 대해 연구한 바를 밝히고자 한다.

 

Ⅱ. 본론

그림 1. <荷齋日記> 속 <方藥合編> 구매 비용

1. 판각비용 추산

線裝本 <方藥合編>은 <方藥合編 全載醫方活套>, <重訂方藥合編>, <證脈方藥合編> 3종이 있는데 이들은 각각 83.5葉, 86.5葉, 91.5葉으로 되어 있다. 한편, 1891년 山淸에서 간행된 <性齋先生文集> 17책(632판)의 간행비용은 板刻費 2,740.87냥이 들었다고 하였는데,1) 이를 바탕으로 線裝本 <方藥合編> 중 가장 葉數가 많은 <證脈方藥合編>의 판각비용을 계산하면 91.5葉으로 양면으로 새길 경우 목판이 약 46판이 들어 板刻費는 약 200냥이 소요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므로 당시 1냥이 오늘날 1만 원 정도라면 <證脈方藥合編>을 판각하는데 든 비용은 오늘날 200만 원 정도의 금액이라고 볼 수 있다.

 

2. <方藥合編> 구매비용

<荷齋日記>의 1891년 1월 29일 일기를 보면 “저녁 무렵 惠橋 길가 가게에 가서 方藥合編?1책과 述夢?言 1책을 샀는데 값이 7냥이다(晩間至惠橋路傍市, 方藥合編一冊, 述夢?言一冊貿得, 而價爲七兩耳)”라고 하였다(그림 1).2) 따라서 <方藥合編> 책값은 7냥을 넘지 않을 것이니 오늘날 7만 원 이하로 추산된다.

 

3. <方藥合編> 구매의 용이함

<荷齋日記>의 저자 池圭植은 궁궐과 관청에 그릇을 납품하던 工人인데도 불구하고 <方藥合編>을 구매하였다. 더구나 책을 구하러 어렵사리 특정 지역이나 장소를 찾아다닌 게 아니라 길가 가게(路傍市)를 지나다가 구매하였다고 하였다. 이는 당시에 <方藥合編>이 醫人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쉽게 구매할 수 있을 만큼 널리 유통되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Ⅲ. 고찰

필자는 이미 <醫方活套>의 판각비용과 구매비용에 대해 연구하였다. 본 연구는 線裝本 <方藥合編>은 판각비용이나 구매비용이 어느 정도였을까 하는 의문에서 시작되었다.

<方藥合編>의 출판과 관련된 기록으로는 方藥合編源因에 “인쇄 발간하여 공급하지 못함을 근심하다 마침 坊人이 판각을 도모하여 판본을 가지고 와서 아버님께 고하니…(病於印發不給 於是 坊人謀?兼本來告于公)”와 “坊人이 판각이 중단되는 것을 염려하지 않을 수가 없어…(坊人入梓中? 亦不可不念)”와 같이 겨우 두 건의 기록만 있을 뿐 현재까지 線裝本 <方藥合編>의 발행부수에 대한 실제 기록이 발견되지 않아서 板刻費 외에 印出費와 기타 잡비 등이 포함된 전체 간행비용을 확인하기는 어렵다.

<重訂方藥合編>과 <證脈方藥合編>의 표제에 “간행한지 몇 달이 되지 않아 글자가 닳아서 도저히 읽을 수 없는 지경이 되자, 坊人으로 하여금 많은 비용을 아끼지 않게 하였다…(行未幾朔 字頑 不可讀至 令坊人不惜重費)”라는 기록이 남아 있다. 한편 線裝本 <方藥合編>과 비슷한 시기에 간행된 <海東續小學>의 간행부수에 대해 박문현은 ‘海東續小學’의 刊頒에 대해서는 사료의 부족으로 정확하게 알 수는 없으나 1884년 목판 초판 300부, 1886년 목판 재판 200부 등이 간행되었을 것3)이라고 하였는데, <方藥合編> 또한 비슷한 상황이라고 하면 한 번 간행할 때마다 수 백부 정도 발행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荷齋日記>를 보면 池圭植은 惠橋路傍市에서 <方藥合編>을 샀다고 하였는데, 이 때 구매한 <方藥合編>이 만약 새 책이 아니라 헌 책이었다면 당시 서적을 판매하는 상인은 어떻게 팔 책을 준비하였을까? 조선시대 중고책 판매에 대한 기록이 柳希春(1513-1577)의 <眉巖日記草>에 나온다. 그는 “들으니 경성의 의금부의 북쪽에 책장사가 있는데 이름은 박의석이라고 하며 모든 곳의 서책을 모두 半價로 사서 全價로 판다고 한다(聞京中 義禁府北 有冊?名朴義碩 凡諸處書冊 無不半價買 而全價賣云)”4,5) 라고 하여 책거간꾼(冊?)에 대해 들은 얘기를 적고 있어 <方藥合編>도 당시 이와 유사한 거래 양상을 보였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러므로 당시 線裝本 <方藥合編> 새 책의 가격 또한 7냥을 넘지 않았을 것이다.

 

Ⅳ. 결론

1. 線裝本 <方藥合編> 중 가장 葉數가 많은 <證脈方藥合編>을 기준으로 판각비용은 약 200냥으로 오늘날 약 200만원에 해당된다.

2. <荷齋日記> 속 <方藥合編> 구매비용은 최대 7냥으로 <方藥合編> 책값은 오늘날 7만 원 이하로 추산된다.

3. <方藥合編>은 방각본으로서 醫人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쉽게 구매하였음을 알 수 있다.

 

<참고문헌>

1. 柳鐸一, 性齊先生文集 刊行의 出版社會學的 分析, 韓國文化硏究, 1990:3:263-344.

2. 이정현, 하재일기를 통해 본 구한말 의약생활의 변화, 대한한의학원전학회지, 27(4):39-53.

3. 朴文鉉, <海東續小學>과 유교 윤리의 再定立, 인문연구논집, 1997:2:5-31.

4. 이민희, 16~19세기 서적중개상과 소설·서적 유통 관계 연구, 역락, 2007:24,66.

5. 우정임, 16세기 후반기 坊刻本의 출현과 冊?의 활약, 역사와 경계, 2010:76:69-106.

 

한기춘·서정철·최순화 (mc맥한의원·우리경희한의원·보광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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