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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정신병원 5개 中 한의과 전무…구체적인 정책 및 제도 논의 ‘시급’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 배출 20여년…일본정신과 임상의 92% 한약처방
2018년 04월 30일 () 09:21:22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국내 국립정신병원 중 한의과가 개설된 곳이 없어 이들 병원에 한방신경정신과 등 한의과를 개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재 국립정신병원은 서울의 국립정신건강센터, 국립나주병원, 국립춘천병원, 국립공주병원, 국립부곡병원 등 다섯 개가 운영되고 있다. 이들 병원은 국가가 국민의 정신건강을 중요한 문제로 인식하며 이를 위한 진료와 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치매국가책임제를 시행하고, 국립정신건강센터에 국가 트라우마 센터를 개소하는 등 정신건강에 관한 정부 측의 제도적 지원은 점점 다양해지는 형국이다.

   
 

그러나 현재 이곳의 의료진은 대부분 양방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다. 이외에도 양방 내과, 치과, 약제과 등 정신질환 뿐 아니라 다양한 관련 질환을 진료하기 위한 전문과들이 개설되어 있지만 한방신경정신과를 비롯한 한의과는 전무한 실정이다.

김근우 한방신경정신과학회 회장은 “한방신경정신과는 치매, 파킨슨, 두통, 어지럼 등의 신경계 질환 및 우울증, 불안장애, 화병, 중독 등의 정신장애 질환을 한의학적 치료법을 통해 진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환자가 호소하는 임상증상에 대해 증상 그 자체보다는 그 개인에 집중하는 것이 양방과의 차이점”이라며 “한국인의 정서에 적합한 한의학적 사고에서 출발해 표출되는 임상적 증상과 마음치료(한의정신요법)를 동시에 시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양방 정신건강의학과가 약물치료에 초점을 맞춘 것에 비해 한방 신경정신과는 약물 이외에도 침, 뜸, 부항과 정신요법 등 치료 도구가 다양해 선택의 폭이 넓고, 이러한 점이 양방과의 협진 가능성을 높여준다”고 피력했다.

또한 강형원 원광대산본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는 “한방신경정신과에서는 몸과 마음을 하나로 보는 심신일여(心身一如)의 관점에서 마음이 아파도 몸을 함께 치료하고, 정신(精神)을 기의 작용으로 이해한다”며 “기의 흐름을 조절하는 침구치료, 오장육부를 조절하는 한약물치료, 그리고 기의 흐름을 바꿔서 정신을 치료하는 이정변기요법(以精變氣療法)은 정신과 임상에서 활용도가 높다”고 언급했다.

최유진 경희의료원 한방신경정신과 전공의는 “화병, 신경쇠약 등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에서 문화적으로 나타나는 정신과적 질환을 이해하고 치료하는 데 강점이 있다”며 “또한 한약, 침구, 기공명상, 상담 치료 등이 여러 정신과적 질환을 치료하고 관리하는 데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이렇듯 한방신경정신과는 양방의 정신건강의학과가 다루는 치료범위와 방법 등에서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립정신병원에 개설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김근우 학회장은 “정책 결정 담당자가 한방신경정신과에 대한 역할과 이해가 부족해 관심에서 아예 벗어나 있는 것이 문제”라며 “한방신경정신과 개설에 대한 행정적·의료적 과정에 대한 논의 자체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형원 교수는 “침 치료가 근거중심으로 들어온 지도 오래되었고,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 배출된지도 20년 가까이 됐다”며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정신과 임상의의 92%가 한약처방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과 환자에게 한약과 침치료를 적용할 수 있는 국립정신병원이 한 군데도 없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제도적 정비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국한의약연감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 국내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는 164명이고, 2018년 현재는 김근우 학회장의 말에 따르면 약 200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대부분 국립정신병원을 비롯한 공공의료기관에서 소외되어 있다.

지난 23일 대한한의사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문재인 케어의 성패를 좌우할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해서는 공공의료분야에서 한의약의 역할 및 한의사의 참여 확대가 이뤄져야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외국에서 적용되는 한의치료기술의 임상 활용 등의 실질적인 제도 개선부터 한의계 내부에서 공공의료기관에 한의과를 개설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 등을 논의해야한다는 것이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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