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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한 홍역치료 현장체험
<고의서산책/816> - 『紅疹神鑑』②
2018년 03월 31일 () 07:56:04 안상우 mjmedi@mjmedi.com


지난주에 이어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조선 후기 마진 치료전문 의서 『紅疹神鑑』의 내용에 대해 좀 더 살펴보기로 한다. 우선 필사시기에 대해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미상으로 되어 있으나 권미에 실린 마지막 경험의론에서 작성자의 목격담과 홍진론이 立論된 시기를 ‘임오년 경험’이라고 적시하였고 주기사항에 드러난 ‘壬午至月日謄出’이란 등사기와 연계해 본다면 이 필사본『홍진신감』의 작성 시기를 1822년 이후로 추정한 바 있다. 따라서 아직 확정하긴 이르지만 이러한 정황으로 미루어 볼 때, 이 책이 작성된 시점은 바로 1822년 12월로 볼 수 있을 것이다.

   
◇ 『홍진신감』

직접 實査하지 못한 점이 매우 아쉽지만 우선 제한된 내용에 국한해서라도 거칠게나마 살펴보고자 한다. 전체구성은 마진일반론에 해당하는 通論과 마진의 傳變과 병발증상에 대한 病論이 먼저 실려 있고 이어 마진이 크게 유행할 때 마다 치료경험을 적은 생생한 기록과 치방이 실려 있어 한층 현장감을 더해 주고 있다.

그 뒤를 이어, 升葛湯論與隨症加入條目, 黃連解毒湯論與隨症加入條目, 四物湯論與隨症加入條目, 諸藥炒製論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것은 임오년 홍역치료방으로 승갈탕, 황련해독탕, 사물탕가감방이 통용방으로 널리 사용되었음을 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또한 말미에 제약초제론을 두어 홍진치료에 자주 쓰이는 각종 약제의 수제법과 이에 따른 효능의 차이를 적시해 놓았다.

특히 가장 주목할 만한 내용은 이러한 수치 약재를 한눈에 구별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특별한 보관방법이다. 초제론의 말미에 별도로 특기된 문장으로 약재마다 초제법을 일일이 기재하기 어려우므로 酒炒, 酒製, 酒煨하는 약에는 붉은 색 동그라미(朱圈)를 치고 蜜炙에는 노란 색 동그라미(黃圈), 白朮土炒에도 역시 황권, 干炒, 干製에 푸른 색 점(靑點), 마황, 목통의 경우, 마디를 제거한 것(去節)에 청점을 쓰고 炒硏한 것에는 황점을, 지각에는 청점을 찍어 구분한다고 적혀 있다. 긴급한 현장에서 신속하고 간편하게 제약하기 위하여 고안된 기발한 아이디어라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이 사본에는 등사자가 본문을 옮겨 적고 자신의 생각과 해설에 해당하는 주석들이 곳곳에 柱脚이나 夾註 형태로 달려있어 한결 이해의 폭을 넓혀 주고 있다. 예를 들면, ‘論疹出宜快並顔色輕重’이라는 조목 아래 ‘一說, 多出爲佳’라 적어 곧바로 이해를 촉구하고자 하였으며, 본문에 ‘掐’(딸 겹)자 옆에 ‘겹 爪刺也’라는 字解를 붙여 놓았다. 또 ‘眼角生眵’라는 문구에서 眵(눈꼽 치)자 곁에 ‘眵, 目汁凝者’라는 釋名註를 달아놓음으로써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하였다.

게다가 ‘養血化癍湯’ 방명에는 협주로 ‘此方不出’이라 적었으니 이름만 전하고 처방구성을 알아내지 못한 것 같고 또 그 아래에는 “此必是養榮湯之屬也.”라고 한 것으로 보아 베껴 적은 이가 처방을 추적하고자 무진 애썼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비슷한 경우로 ‘未出發熱喘促者’에 쓰는 三物湯가감방이 있는데, 정작 三物이 무엇인지 기재되지 않았던 모양이다. 협주에 이르기를 “3가지 약물이 무엇인지 밝혀져 있지 않다. 만약 이런 증상이 있다면, 당귀, 홍화, 자초용, 갈근, 마황 같은 약을 쓸 수 있을 것이다.”라고 의견을 제시해 놓았다.

또 麻疹治法大略조에는 “有喘, 勿用升麻, 有汗, 勿用麻黃”이라 적어놓아 가장 중요한 용약원칙을 잊지 않게 하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 특히 색깔에 따른 예후의 경중을 판단하는 내용에서 “若色黑者死症.”이라한 대목에 대해 “비록 색깔이 검다 해도 잘 치료되는 경우가 있으니, 죽을 증상이라고 겁내지 않는 것이 옳다.”라 하여 마진치료에 있어서 현장경험이 충실하게 반영된 것을 목도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본은 전래된 여러 가지 마진방서를 모아서 종합한 편집본이자 이에 더하여 등사자가 자신의 의견과 해설을 주석으로 덧붙여 놓은 주해본이라고 할 수 있다. 조선 후기 전염병이 창궐하는 매우 긴급한 상황에서 의원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경험지식을 축적하여 예기치 않은 역병의 유행에 대비하고자 했는지를 잘 살펴볼 수 있다.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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