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혈 존재의 과학적 근거 밝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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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혈 존재의 과학적 근거 밝혀진다
  • 승인 2018.03.1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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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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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연-대구한의대, 대장염, 고혈압 동물 모델서 피부민감점과 경혈 일치도 확인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국내 연구진이 한의학에서 침·뜸을 놓는 자리인 경혈의 존재를 과학적으로 증명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김종열) 임상의학부 류연희 박사팀과 대구한의대 김희영 교수팀은 공동연구를 통해 질병에 따른 피부 민감점과 경혈이 약 70% 이상 일치함을 증명해 경혈의 존재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또한 연구팀은 대장염, 고혈압 동물모델에서 신경과학적 방법의 특수 염색을 통해 피부 표면에 발현되는 경혈을 가시화했으며 가시화된 경혈에 침 자극을 주었을 때 질병이 치료되는 효과를 확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최근 게재되면서 국제적으로 인정받았으며 경혈경락 체계의 존재와 치료효과에 대한 과학적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연구팀은 경혈의 실체 규명을 위해 대장염과 고혈압을 각각 유발한 동물모델에 에반스 블루 색소를 이용해 피부 민감점을 가시화 한 후, 이를 실제 경혈과 비교해 일치도를 파악했으며 경혈에 침 자극을 주어 해당 질환에 대한 치료 효과 및 그 치료기전을 연구했다.

에반스 블루는 청색 색소로 혈장의 주요 성분인 알부민을 염색하는데 쓰인다. 대장염과 같은 내장통은 피부에 민감한 반응점을 만들고 그 부위의 혈관이 커지며 알부민이 빠져나오는 현상이 발생한다. 파랗게 염색된 알부민으로 피부 민감점의 위치를 눈으로 관찰할 수 있다.

◇에반스 블루 투여 후 실험동물 체표에 가시화 된 부위.

먼저 대장염 질환을 유발한 실험쥐에 에반스 블루 약물을 정맥 주입해 피부 표면의 민감점을 살펴봤다. 가시화 된 민감점은 십이경락 중 대장통과 같은 소화기 질환과 연관된 경락인 족태음비경 부위를 따라 발현했으며 약 75%가 혈자리 부위와 일치했다.

십이경락은 한의학에서 침구치료에 사용되는 중요한 치료점 또는 장부 이상상태가 체표에 나타나는 반응점인 경혈이 서로 연결되어 체표와 장부를 연결하고 있는 것을 경락이라고 하며, 인체에는 12경락이 존재한다.

그중 가시화 된 빈도가 높은 공손혈에 침 자극을 주어 실제로 대장염 치료에 효과가 있는지 확인한 결과, 침 자극을 준 실험군이 침 자극을 주지 않은 대조군보다 염증 수치 및 설사 감소 등의 효과가 뚜렷했다.

◇대장염모델에서 공손혈 부위 침자극 효과.

또한 고혈압을 유발한 동물 실험에서도 에반스 블루로 민감점이 가시화된 부위가 수궐음심포경 등의 경혈 위치와 67% 이상 일치했으며, 가시화 된 부위의 경혈에 침 자극을 준 실험군에서 혈압이 유의하게 감소됐다.

마지막으로 연구팀은 면역 염색을 통해 에반스 블루가 공통적으로 가시화된 부위에서 민감해진 생체조직에 발현되는 신경펩타이드인 CGRP(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가 발현한 것을 확인해 실제로 경혈에서 세포반응이 일어났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책임자인 류연희 박사는 “경혈경락체계는 한의약의 근간을 이루는 이론으로 이를 설명할 수 있는 적절한 실험모델이 없는 상황이었다”라며 “경혈경락체계의 실체를 설명한 이번 연구는 학계에서 처음 시도되는 것으로 그 의의가 크다”라고 연구의 의미를 밝혔다.

김종열 원장은 “그동안 침·뜸 임상연구가 매년 수백 편씩 국제학술지에 발표됨에도 불구하고 경혈경락체계의 과학적 근거에 의문의 여지가 있어 왔다”라며 “후속 연구를 통해 향후 경혈경락체계가 새로운 생체조절시스템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한의학연이 지속적으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류연희 박사 연구팀은 향후 경혈 가시화 기술을 개발 완료해, 10년 이내에 가시화 된 경혈을 이용한 한방진단 및 치료기기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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