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식물원(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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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식물원(1)
  • 승인 2018.02.23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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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박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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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약용식물 여행스케치⑨

프랑스를 대표하는 파리식물원의 정식 명칭은 프랑스어로 ‘Le Jardin des Plantes’이다. 국립자연사박물관 산하인 이곳은 루이 13세의 내과의사였던 기 드 라 브로스가 1626년 창안하였고 1635년에 약용식물원으로 설립하여 일반인에게는 1640년부터 공개하였다.

국립순천대학교
한의약연구소장

파리시는 행정구역상 20개 구역인데 센강이 흐르는 파리 중심지의 남쪽인 5구역에 식물원이 자리하고 있다. 지하철 10호선의 오스텔리츠 역에 내리면 인근에 파리식물원이 바로 나온다. 면적이 28 헥타르인 이 식물원은 약용식물로 가득찬 식물학교를 중심으로 온실, 생태원, 고산식물원, 장미원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파리식물원 정문 안의 높은 동상을 지나면 정면에는 자연사박물관 건물이 있고 가운데는 아름다운 꽃들로 장식된 길다란 직사각형의 프랑스식 정원이 펼쳐져 있다. 왼편에는 비교해부·고생물 박물관이 있으며 오른편에 식물학교와 생태원이 마련되어 있다.

정문에서 부터 한참을 두리번거리면서 깊숙이 들어와야 하는 약용식물원 격인 식물학교는 따로 담장을 막아서 약용식물을 보호한다. 안으로 들어서면 프랑스의 명예를 드높인 유명한 식물학자 네 사람이 먼저 나와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주인공은 긴 이름의 장 바티스트 삐에르 앙투안 드 모네 드 라마르크를 비롯하여 피에르 마그놀, 조제프 드케슨, 장 로빈이다. 얼굴사진과 업적도 안내판에 적어 알려준다. 매력적으로 디자인한 안내판은 비바람에도 화학적으로 손상이 되지 않도록 반영구적으로 보존이 가능한 쇠판으로 제작해 놨다. 어떻게 철판인데 이토록 부드러운 느낌이 가득하게 제작했을까 하는 탄성이 나오면서 안내판에 눈길을 멈출 수 없었다. 식물명을 적어 놓은 표찰도 부족함이 없다.

라마르크는 프랑스의 생물학자이지만 동물학자, 진화론자, 박물학자 등 많은 명칭이 따라 붙는다. 식물 학명에서 장바티스트 라마르크를 명명자로 표기할 경우 Lam.로 약자를 표시한다. 예를 들어 목화의 학명은 Gossypium indicum Lam.로 쓰는데 여기에 명명자인 라마르크의 이름을 나타낸다. 마그놀은 프랑스의 식물학자다. 목련의 학명은 Magnolia kobus DC.이다. 여기서 속명인 마그놀리아는 피에르 마그놀을 기념해 지은 이름이다. 식물학명에서 피에르 마그놀을 명명자로 표기할 경우 약자는 Magnol로 표시한다. 드케슨은 당시 프랑스의 지배하에 있던 벨기에에서 태어나 파리로 가서 프랑스 자연사박물관의 정원사로 파리식물원의 지위를 높혔다. 식물 학명에서 드케슨을 명명자로 표기할 경우 이의 표준 약칭은 Decne.로 표시한다. 즉 으름덩굴의 학명 Akebia quinata (Houtt.) Decne. 안에 명명자인 드케슨의 이름을 볼 수 있다. 로빈은 프랑스의 약사, 원예가이며 앙리 3세, 앙리 4세, 루이 13세때 궁정정원사로 일했다. 식물학명에서 로빈을 명명자로 표기할 경우 J.Robin를 표시한다.

세계의 수많은 식물자원을 수집하여 정리해 놓다 보니 우리가 한약으로 사용하는 식물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유럽 식물원들을 답사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한약으로 쓰는 식물은 여기서 으뜸으로 많이 본 것 같다. 먼저 눈에 띄는 식물이 참당귀다. 한국의 당귀인 이 식물 표찰에는 분포지역을 ‘중국, 일본, 한국’으로 표기해 놨다. 참당귀는 한국 특산식물이니 한국만 기재해 놨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운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한국서 멀리 떨어진 프랑스의 식물원에서 ‘한국’을 만나니 반갑기 그지없다.

이 식물원에서 재배 중인 주요 한약 식물은 독활, 백선, 회향, 구기자나무, 맥문동이다. 거풍제습 효능의 독활, 청열조습 약효가 있는 백선, 산한지통 작용의 회향, 건비화위 효능의 토목향 그리고 자보간신 약효의 구기자나무가 심어져 있다. 맥문동으로 쓰는 소엽맥문동과 계관화로 사용하는 개맨드라미도 보인다. 우리나라 의약품 공정서에서 한약 구맥으로 쓰는 기원식물은 패랭이꽃과 술패랭이꽃인데 이들 두 식물을 함께 심었다. 낙석등도 공정서에 기재된 두가지 기원식물인 마삭줄과 털마삭줄이 모두 보인다.

한약인 산약으로 쓰는 마가 자라고 있다. 이 식물의 학명 속에 파리식물원에 서 있는 프랑스 식물학자인 드케슨의 이름이 Decne.으로 표시되어 있다. 홍화로 사용하는 잇꽃, 청호로 쓰는 개똥쑥, 백급의 기원식물인 자란, 곽향으로 사용하는 배초향, 백굴채로 이용하는 애기똥풀, 지유로 활용하는 오이풀, 당삼으로 사용하는 만삼, 목적으로 쓰는 속새, 마인으로 이용하는 삼, 다투라로 쓰는 독말풀도 잘 재배하고 있다. 약용식물인 감국, 비파나무, 익모초, 삼백초, 마편초, 초피나무, 개산초, 디기탈리스도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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