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감 걷어내고 희망으로 전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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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감 걷어내고 희망으로 전진하자
  • 승인 2003.12.30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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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사고와 준비성 있는 지도력 기대


IMF 당시보다 더 심하다는 경제불황의 한해를 뒤로하고 갑신년 태양이 떠올랐다. 저 태양은 시시각각 엄습해오는 시련 속에서 온몸으로 맞서야 했던 지난 1년과 같이 고통과 번민의 태양이 될 것인지, 아니면 새 희망과 설렘의 빛이 될지….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기가 풀린다는 보고가 잇달아 흘러나오고 있지만 체감경기는 아직도 꽁꽁 얼어붙은 채 의료인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어 그 본연의 인술활동을 제약시키고 있다. 더욱이 한의사를 옥죄고 있는 의약관련 법령들은 의료인으로서 한의사의 행위를 제약시키면서 공정한 경쟁을 방해하고 있다. 의약 악법은 서양의학이 전래된 지난 100여년 동안 그랬듯이 여전히 한의학의 표준화, 객관화, 일반화를 제약하는 최대의 걸림돌로 버티고 있다.

반면에 한의학을 비과학이라고 비아냥하면서도 과학임을 입증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철저히 봉쇄하는 양의계의 이중적 태도는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 스스로 논리적 모순을 일으키고 있다.

게다가 작년에 발생, 전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사스, 독감바이러스 등 전염성질환은 서양의학적 예방·치료관에 한계를 드러냈다.

사회 문화적으로도 독점과 권위가 무너지고 사회집단간 조화와 상생의 기운이 고양되면서 의료계에도 지역성, 고유성을 인정할 조짐이 싹트고 있다. 이는 곧 기질적으로 접근하는 의료가 기능적으로 접근하는 의료를 완전히 부정하거나 대체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다.

한의학의 가능성은 국내 한방의료인과 한의단체들의 노력에 힘입은 바 크다. 10여년 이상 우수 인재가 한의계로 꾸준히 유입된 결과 한의학의 연구력이 급신장한 것이 가장 큰 힘이 됐다고 평가된다.

아직 이른 감이 없지 않지만 이들 인력은 국내외에서 점차 작품을 내는 단계로 접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1, 2년 전부터 두드러진 특징을 보인 한의계단체의 다극화 경향은 올해에도 더욱 촉진돼 머지 않아 단체간 네트워크시대를 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긍정과 낙관이 이는 가운데 불안감이 한의계를 사로잡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잘 나가다가도 한순간 발을 잘못 디디면 나락으로 추락하는 게 한의계가 처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의료시장개방, 중국유학생의 한의사국시 응시 허용, 약대 6년제 시행 여부에 따라 한의계는 태풍 앞의 촛불일 수밖에 없다. 과거에 해온 것 이상으로 지도력을 발휘해야 할 필요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한의학에 대한 자긍심을 바탕으로 개개 한의사가 자신의 자리를 지킬 때 무궁한 힘이 샘솟을 것이다. 과거 한의계를 짓눌러왔던 막연한 불안감을 걷어내고 내일의 희망을 노래할 때 행운의 여신도 한의계와 함께 할 것이다.

120년전 개화의 꽃을 피우려다 실패한 갑신정변의 기억이 새로운 갑신년. 전략적 사고와 치밀한 준비를 하지 못했던 안타까운 과거를 떠올리면서 올 한해 한의계 성원들의 건승과 분투를 기대해본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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