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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트림은 내 삶의 백신”
자전거로 세계를 여행하는 김규만 한의사
2017년 12월 28일 () 07:57:01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갑갑함 해소하려 떠난 여행...현지에서 만난 이들에게 동질과 연민 느껴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한의사 겸 티베트의학박사, 히말라야 원정 그리고 티베트고원과 사막 자전거 횡단, 철인 3종 경기 아이언맨 레이스 완주, 수준급실력의 요트 세일링과 윈드서핑, 여행 작가, 그리고 대한한방해외의료봉사단 KOMSTA의 초대단장까지. 다양한 이력이 수두룩하지만 정작 본인은 화려한 대외활동 탓에 자신의 ‘소문침법’이나 골반학 같은 연구가 묻히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하는 김규만 원장(굿모닝한의원). 여러모로 범상치 않은 그를 만나 그의 ‘인문학적 여행’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익스트림 스포츠에 빠진 계기는 무엇인가.

특별한 계기가 있다기보다는 가정환경의 영향인 것 같다. 나는 시골에 살았는데 어렸을 때부터 큰누나가 외국이야기를 많이 들려줬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심이 있었다. 정착민으로 살다보니 내 삶이 지루하고 나태해지는 것 같았다. 그래서 떠나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 그러나 고등학생 때까지는 공부나 여러 가지 이유로 제약이 많지 않은가. 그래서 대학생이 되자마자 암벽등반을 시작으로 각종 스포츠에 빠졌다.

▶ MTB관련 책을 쓰는 등 자전거에 특별히 애착이 있는 것 같은데, 자전거의 매력은 무엇인가.
우리의 신체를 직접 이용해서 움직일 수 있는 방법 중에 자전거처럼 빠른 도구가 없다. 예를 들어 길에서는 자동차가 빠르고, 오토바이가 빠르다지만 산에서는 길을 못 간다. 그러나 자전거는 직접 들쳐 매고 어디든 갈 수 있다. 북한산도 넘을 수 있다. 특히 MTB는 산악자전거(Mountain Bike)이지 않는가. 또 내가 산을 좋아하다보니 적격이었던 것 같다.

▶ 산에서 자전거를 타다보면 위험하진 않은가.
그렇지 않다. 빨라봐야 시속 10-20km다. 오히려 로드바이크가 자동차와 경쟁을 하려다보니 더 위험하다.

▶가장 최근에 떠난 여행지는.
일 년에 한번 씩 고강도의 원정에 나선다. 일종의 백신이다. 올해에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출발해서 핀란드의 산타마을이 있는 로바니에미에 갔다. 산타마을은 북극권(Arctic Circle)이다. 그곳을 거쳐서 유럽의 최북단인 노스케이프(North Cape)까지 자전거로 갔다. 피오르드도 갔었다.

▶수차례의 여행경험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발간한 여행기(책)도 많다. 여행기에서 강조하는 부분이 있다면.
인문학적 여행기다. 우리나라에는 달라이라마가 온 적이 없었다. 동국대학교에 불경을 주기도 하고 여러 차례 방문하려 시도했지만 중국에서 압박이 들어오니 무산되곤 했다. 그러나 티베트는 한국인에게 연민과 유대감을 많이 느끼게 한다. 나는 그런 티베트의 자연과 황량한 아름다움을 알리고 싶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인문학적 요소들이 많다.

▶티베트의학 전공이기도 하고 티베트를 자주 방문하기도 했다. 티베트란 어떤 의미인가.
인간으로서의 동질성을 느꼈다. 티베트는 우리나라와 인종적으로도 그렇고 말이나 문화면에서도 굉장히 유사한 부분이 있다. 나는 티베트를 푸른 행성의 외로운 섬이라고 부른다. 티베트가 망가지기 시작한 것은 중국이 공산화된 이후였다. 마오쩌둥의 1차대약진이 실패하면서 홍위병이 만들어졌는데 이 때 티베트 사원이 6000개가 넘게 망가졌다고 한다.

▶티베트의학을 전공한 이유는 무엇인가.
내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이 뭔지 고민해봤다. 간계나 비계 등의 분야는 관심 있는 사람이 많지만 티베트의학은 내가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사명감이 들었다. 이렇게 공부하면 아유르베다와도 연결이 될 수 있고, 멀리는 그리스의학까지 아우를 수 있겠다 싶었다.

▶KOMSTA의 초대단장이라고 들었다. 해외의료봉사활동을 많이 다니는 것으로 아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어렸을 때 키도 작고 말도 잘 못하다보니 나 자신에 대한 열등감으로 뭉쳐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고, 속에서 끓는 피는 어쩔 수가 없으니 이 갑갑함을 해소하려고 많이 돌아다녔다. 에베레스트를 등반하면서 그때 만났던 친구들에게 다시 돌아오겠다고 약속을 했었다. 그래서 네팔도 다시 가고 티베트의 양자캠프도 갔다. 그 때는 정식 의료봉사단을 조직해서 갔는데 당시만 해도 상황이 너무 열악했다. 한 환자에게 약을 주었더니 자기들끼리 서로 나눠먹더라. 그 때 인류로서의 연민이 느껴져서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환자들에게 한의학진료가 반응도 좋았다. 2006년에 스리랑카로 의료봉사를 갔었는데 그곳에 왔던 수많은 국제단체들 중에서도 우리가 제일 영향력이 컸다.

▶떠나보고 싶은 여행지가 있다면.
굉장히 많다. 중앙아시아 쪽을 가서 실크로드를 조금씩 이어보고 싶다. 작년에는 키르키즈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다녀왔었다. 우즈베키스탄의 사마르칸트는 실크로드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지역인데 개인여행자는 들어가기가 힘들다. 카자흐스탄이나 투르크메니스탄 같은 여러 곳을 통해 이란 쪽으로 가보고 싶다. 그곳에서 인연이 되면 의료봉사도 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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