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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 802> - 『蒙牖』④
삼라만상은 자연에 깃든 벌레
2017년 12월 16일 () 08:11:04 안상우 mjmedi@mjmedi.com

약용으로 사용되는 여러 가지 동식물과 관련한 다종다양한 사물명칭에 대해 좀 더 살펴보기로 하자. 動物訓의 첫머리는 다음과 같은 말로 시작한다. “만물 가운데 움직이는 것은 모두 벌레(蟲)라고 부른다. 毛蟲이 360종인데 麒麟이 으뜸이요, 羽蟲이 360종인데 鳳새가 으뜸이요, 鱗蟲이 360종인데 龍이 으뜸이며, 介蟲이 360종인데 거북(龜)이 으뜸이다. 기린과 봉새, 거북, 용을 四靈이라고 부른다.” 그러니 세상에 살아있는 것으로 아무리 영물이라 할지라도 온 우주에서 바라볼 땐 한 마리 벌레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사람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진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 사뭇 숙연해 질 수 밖에 없다.

   
◇ 『몽유』

그 다음 언급이 더욱 곱씹어 볼 만하다. “살아있는 생물을 먹지 말 것이며, 살아있는 풀을 밟지 말 것이다.”이라고 하여, 다분히 생태론적인 생명존중 사상이 스며들어 있다. 하지만 “곰은 나무에 잘 올라가 힘을 쓰고 어리석은 것이다. .... 이리(狼)는 탐욕스런 짐승이니 그 형상이 개를 닮았으며 머리가 뾰족하다. 여우(狐)는 요사한 짐승이니 그 성질이 간교하고 음침하여 사람을 홀린다.(蠱人 홀닌다)”라고 하여 여전히 주변 생물에 대한 인식은 고답적인 인상에 머물러 있다.

돼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름이 등장하는데, 암퇘지(豝, 암돗), 수퇘지(豭, 하 ㅇ 슈돗), 멧돼지(䝋,  ㅇ 뫼돗, 山豕也), 큰돼지(豨, 희 ㅇ 큰돗), 암내난 돼지(䝏, 누 ㅇ 암돗), 불깐 돼지(豶, 분 ㅇ 불친돗) 등. 돼지는 민가에서 흔히 기르는 가축이자 식용고기의 공급원이니 아마도 이에 수반하여 많은 용어가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동네 인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짐승과 새에 대한 이름들이 거명되고 이들에 대한 특징들이 간략하게 기재되어 있어 일종의 단어집 역할을 하고 있다. 상당히 흥미로운 표현들이 많으나 지면관계상 일일이 모두 거론하지 못하는 점이 애석하기만 하다.

물고기에 관해서는 일견해볼 만 한데, 서두에 ‘魚者는 鱗蟲이라’고 전제하고 있어 앞서 밝힌 만물이 모두 자연에 서식하는 벌레라는 철학적 관점을 지니고 있다. 그중에서도 잉어(鯉)는 비늘 달린 물고기 가운데 가장 귀한 물고기라고 표현하고 있어, 매우 귀하게 여겼음을 알 수 있다. 방어(魴)는 형태가 모가 나서 방어라 한다했고 생김새가 납작한 넙치(鯿, 넙치 ㅇ 납죽하다), 입에 먹을 품은 오징어(鰂, 오증어), 비단 같은 비늘이 달린 쏘가리(鱖, 쇼가리), 머리가 크고 반점이 있는 가물치(鱧, 가물치), 화를 내면 배가 부풀어 오르는 복어(魨, 돈 ㅇ 복), 곁눈질 하며 다니는 가자미(鲽, 쟙 ㅇ 가미), 몸이 긴 長魚(鱺, 암장어), 등등 갖가지 물고기 종류들이 망라되어 있다.

본초학에서 한층 더 관심을 끄는 것은 植物訓에 있다. 첫머리에는 다양한 곡류가 소개되어 있는데, 찰기장, 차조, 찹쌀, 팥, 동부콩, 밀, 메밀, 수수, 귀리, 옥수수 등이다. 특히 주식으로 삼는 쌀의 종류에 대해서는 올벼(稙, 早稻), 늣벼(穜, 晩稻), 벼의 싹인 모(秧, 稻苗), 벼와 비슷하나 아닌 것은 피(稗)라고 하였다. 아울러 麵이란 보리가루(麥屑, 진가루)라고 하였고 麩는 밀기울(麥皮)이라고 적혀 있다.

또 들깨는 荏(白蘇), 참깨는 胡麻(芝麻), 검은 참깨는 巨勝(黑胡麻)으로 구분하였다. 이외에도 참외, 오이, 호박, 수박, 동아, 배추 등 다양한 채소 종류가 기재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고추에 관한 기록이다. “番椒傳自北胡(고쵸)”라 적혀 있으니 고추가 임진왜란 중에 왜국에서 전해졌다는 기존의 주장과는 背馳되는 말이다. 1800년대에 이르러서도 고추는 북쪽에서 전해진 것으로 여겼다는 점에서 아무래도 고추의 南傳說은 再考되어야 할 것 같다.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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