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어려워지는 한의계 현실…수련한방병원 및 전공의 ‘감소’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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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어려워지는 한의계 현실…수련한방병원 및 전공의 ‘감소’ 추세
  • 승인 2017.11.23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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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예진 기자

전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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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한방병원 개수는 늘었지만…한방병원 증가율 대비 요양병원 증가율 월등히 높아

 

[민족의학신문=전예진 기자]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찬반 논란, 한의약의 난임·치매 치료 국가사업 참여에 대한 양방의 거센 반대, 협회의 수장이 해임되는 등 하루가 멀다 하고 어지러운 문제들이 안팎으로 이어지고 있는 한의계는 그야말로 진퇴양난(進退兩難)의 처지에 놓여 있다. 이를 방증이라도 하듯 수련한방병원과 전공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는 것. 
 

먼저 수련한방병원의 증감현황을 보자. 2000년 60개였던 전문·일반 수련한방병원이 2016년엔 49개로 줄었다. 자생한방병원 분원들이 수련한방병원으로 지정받으면서 일반 수련한방병원 숫자가 증가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자생을 제외하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수련병원 종별도 전문 수련한방병원이 병원 규모를 축소하면서 일반 수련한방병원으로 몸집이 작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일반전공의 수료자 또한 2000년 251명에서 같은 기간 동안 171명으로 감소했다.

지역별 한방병원 증감 추세는 어떨까.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역별 의료이용 통계에 따르면 2006년 142개였던 전국 한방병원 수는 2015년 260개로 118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지역은 지난 10년간 증감을 반복하긴 했지만 그 차이는 대동소이해 3~40개의 숫자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2006년 당시 6개에 불과했던 광주 지역 한방병원은 괄목할만한 증가 추이를 보이며 2015년엔 84개의 병원이 들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호남지역의 증가 외에는 숫자의 변화가 거의 없는 편이며, 대구, 충남, 경북 등은 오히려 숫자가 줄어들었다. 단 한 개의 한방병원만이 존재하던 제주 지역은 그마저도 사라져 지역 내 한방병원이 없다. 제주도에 하나뿐이던 한방병원은 2013년 말에 요양병원으로 병원 용도를 변경했는데, 한·양방 협진체계를 구축했다고는 하나 한방병원과 요양병원의 성격은 엄연히 다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요양기관 개·폐업 현황 자료에 명시된 한방병원 폐업 추이를 살펴보면 2009년 22개였던 폐업 수는 2010년 30개, 2011년 27개, 2012년 35개를 기록하더니 2013년에는 49개의 한방병원이 문을 닫았다. 물론 2006년 142개였던 한방병원의 숫자가 10여 년이 흘러 260개로 늘어난 것이 사실이고, 병상 수도 8742개에서 1만 6430개로 약 2배에 가까운 증가를 보였다. 하지만 전체 한방병원의 증가는 광주, 전남·북 지역의 증가가 주된 원인일 뿐, 호남 지역 외에는 줄어들거나 증가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2017년 현재 전체 한방병원 311개소 중 광주 전남·북 지역이 154개소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고 전체 병상 수 또한 이와 비례해 전체 2만 340병상 중 1만 1074병상이 호남지역에 몰려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한방병원 분포의 불균형도 문제지만, 한방병원 증가율 대비 요양병원의 증가율이 월등히 높은 것도 하나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입원환자가 경제적 부담 등으로 인해 한방병원에서 요양병원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하고, 기존의 한방병원이 요양병원으로 변경되기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한방이용 환자가 새어나가는 것이다. 

한의계는 앞으로 헤쳐 나가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있다. 국민에게 신뢰받는 한의학, 국민들이 먼저 찾는 한의학으로 변모하기 위해서는 바깥의 문제보다 내부의 문제를 들여다보고, 하나씩 차근차근 풀어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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