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bals & Traditional Medicine 학회에 다녀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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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bals & Traditional Medicine 학회에 다녀오다
  • 승인 2017.11.17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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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찬영

권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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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 참관기
◇학회에 참가한 참석자들의 단체사진.

2017년 10월 18일부터 20일까지 일본 오사카에서 3rd Global Summit on Herbals & Traditional Medicine이 개최되었다. 이 학회는 주로 인도, 동남아시아, 중국, 한국, 일본, 대만 등의 전통의학 전문가가 참여하여 약초·생약·전통의학 정보를 교류하고 연구를 발표하는 자리이다. 따라서 중의학, 한의학, 유나니 의학, 동종요법, 태국 전통의학, 생약학 등이 주된 주제가 되었다. 한국에서는 동신대학교, 원광대학교, 경희대학교, 대구한의대학교, 호서대학교, 한의학연구원 등의 연구진이 각자의 연구를 발표했다. 전체적인 연구의 경향성을 보면, 독일 등 유럽의 연구자는 건강기능식품이나 약초제품의 안전성과 법적인 규제 마련에 대하여 발표했고, 태국, 일본, 한국, 인도, 중국, 대만 등의 연구자는 전통의학의 치료적 가능성을 시사하는 임상연구나 전임상연구를 발표했다.

흥미로웠던 연구를 꼽자면, 태국 Thammasat University의 Parunkul Tungsukruthai는 알레르기 비염에 대하여 약초를 활용한 증기탕(hot steam bath)의 효과와 안전성을 보고하는 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같은 대학의 Jurairat Boonruab은 근막동통증후군에 대하여 약초를 활용한 온엄법(hot compress)의 효과를 보고하는 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발표했는데, 이처럼 약초를 사용하더라도 문화권에 따라 주로 사용되는 방법이 다를 수 있음을 느꼈고, 특히 태국의 경우 마사지 등과 결합된 형태의 약초 요법이 강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일본 Shimada Ryoiku Center의 Akihito Lino는 본인이 근무하고 있는 소아 정신과 외래에서 사용되고 있는 한약의 사용 경험을 공유했는데, 한약은 안전하고 비용효율적인 치료법이기 때문에 임상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특히 짜증에 억간산(抑肝散), 불안에 억간산가진피반하(抑肝散加陳皮半夏), 피로감이나 등교거부에 소건중탕(小建中湯)을 사용한다고 경험을 공유했다. 이 발표자와 따로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한약에 대하여 매우 실용주의적으로 접근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임상진료지침에도 관심이 있었는데, 참고할 수 있도록 한국에서 한방신경정신과학회를 중심으로 개발된 우울증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을 소개하고 공유해주었다. 

인도 Jamia Hamdard University의 Mohammad Akhtar Siddiqui는 만성 B형 간염의 관리에 대한 유나니 의학 처방(Unani formulation)의 항바이러스 효과에 대해서 보고했는데, 인도의 아유르베다 의학 외에는 평소 관심을 갖지 못했던 유나니 의학에 대하여 이번 기회를 통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관련 연구도 꾸준히 보고되어왔음을 알게 되었다. 이 발표자와도 따로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전통의학 분야에서 한국의 연구자들이 선도적인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있어 자신도 한국의 연구에 대해 관심이 많다고 했다.

이번 학회는 그 규모가 작고, 한국 한의사 입장에서 활용도가 높은 중의학, 한방의학에 대한 발표보다는 활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동남아시아나 인도의 전통의학이 주로 다루어졌다는 것에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이런 아쉬움과 동시에, 평소에 큰 관심이 없었지만 연구가 꾸준하기 진행되어온 전통의학들에 대해 접할 수 있다는 것은 이번 학회를 통해 남은 좋은 경험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반대로 한국의 한의학을 다른 전통의학 전문가들에게 알렸다는데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실제로 이번 학회에서 우수 발표 포스터로 선정된 2명 중, 1명이 지황(地黃)의 멜라닌형성 및 모발성장 촉진효과를 보고한 대구한의대학교의 연구자였다.)

공중보건의 권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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