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에 소청룡탕과 연교패독산의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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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에 소청룡탕과 연교패독산의 효과
  • 승인 2017.11.03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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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우 이상헌

이준우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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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임상논문 보는법(18)

 

논문소개

이번에는 “Effects of So-cheong-ryong-tang and Yeon-gyo-pae-dok-san on the common cold:Randomized, double blind, placebo controlled trial”이라는 Journal of Ethnopharmacology에 게재된 논문으로 국내 한의과대학이 시행한 무작위 대조군 이중 맹검 연구를 소개하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소청룡탕=풍한형 감모’, ‘연교패독산=풍열형 감모’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실제 임상연구를 해보니 기존의 설명과 다른 임상결과가 나왔다. 그 결과가 어떻게 다르게 나왔는지 이 논문을 통해서 확인해 보자.

[환자]
연구대상자는 발병 48시간 내에 의사에게 진단받은 감기환자들로서 (i) 맑은 콧물, 인후통과 더불어 8가지 증상들(코막힘, 재채기, 목간지러움, 목이 칼칼함, 기침, 목쉼, 두통, 신통, 발열) 중에서 한 가지 증상이 있는 경우 (ii) 맑은 콧물 혹은 인후통 한 개의 증상이 있으면서 8가지 증상들 중에서 적어도 세 가지가 있는 경우로 하였다. 18세 미만과 60세 이상, 임산부나 모유 수유자, 알레르기 비염이나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 부비동염(일년에 2번 이상 재발하는), 구조적인 코막힘이나 기형, 귀의 염증, 삼출성 인두염, 그리고 다른 만성 질환 등은 배제하였다.

[평가]  
주평가지표는 감기증상 설문조사도구인 WURSS-21-K(Wisconsin Upper Respiratory Symptom Survey, Korean version)의 총 점수의 변화이다. 이차평가지표는 WURSS-21-K의 첫 번째 항목인 gross severity of the illness가 있는 기간으로 결정하였다.

[방법]
환자들의 첫 방문시 간단한 과거력 및 키, 몸무게, 혈압, 체온, 일반혈액검사, 혈액생화학검사, 소변검사, 흉부 방사선검사, PNS view 등이 시행되었다. 

대상자들은 감기 변증 진단 설문지 QCCPI (The Questionnaire for Common Cold Pattern Identification)를 통해서 감기의 유형을 : 풍한형, 풍열형, 협서형, 협습형, 혈허형, 양허형, 음허형, 그리고 독감으로 분류하고, 이 연구에서는 풍한형, 풍열형, 그리고 나머지의 세 그룹으로 나누었다. 해당 감기 유형이 골고루 나누어질 수 있도록 층화무작위 배정(stratified block randomization)방법으로 소청룡탕, 연교패독산 또는 placebo 군(락토스와 녹말)으로 나누었다.

대상자들은 캡슐에 담긴 분말형태 3그램을 이중 맹검으로 하루에 세 번 증상이 없어질 때까지나, 혹은 시작부터 8일째 까지 중에서 더 짧은 기간까지 복용하였다. 항히스타민제나 비충혈제거제, 진해거담제나 스테로이드 같은 약은 복용치 않게 했으며 WURSS-21-K을 매일 기록하게 하였다.

3일째와 6일째에 coordinator가 참가자를 접촉하여서 부작용을 확인하고 지시와 복약에 대한 순응도를 체크하였다. 마지막 날 매일 기록한 WURSS-21-K을 수거하였고 참가자들은 vital sign과 임상검사들을 다시 받았다. 증상이 없어지지 않는 참가자들은 2주후에 coordinator를 다시 방문하였다.

◇그림 A(모든 감기 피험자), B(풍한형 감기 피험자), C(풍열형 감기 피험자).

[결과]
총 473명의 피험자를 분석한 결과, 각 치료군에 해당 감기 유형은 풍한형은 62% 정도, 풍열형은 26% 정도, 기타는 11% 정도로 나타났다. 증상과 삶의 질의 향상에 있어서 소청룡탕 그룹은  placebo 그룹에 비해서 6일째(p=0.043)와 7일째(p=0.043)에 WURSS-21-K 총점이 유의성 있게 감소하였다. 연교패독산 그룹은 placebo 그룹에 비해서 5일째(p=0.049)와 6일째(p=0.043)에 WURSS-21-K 총점이 유의성 있게 감소하였다.(그림 A)

한증에 해당하는 감기는 소청룡탕은 placebo 그룹에 비해서 4일째부터 8일째까지 WURSS-21-K 총점이 유의하게 감소하였으며(p=0.021-0.045), 연교패독산은 4일째부터 6일째까지 유의하게 감소하였다.(p=0.013-0.021) 풍열증에 해당하는 감기는 소청룡탕 그룹이나 연교패독산 그룹이나 placebo 그룹과 비교해서 WURSS-21-K 총점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이차 평가지표인 감기 이환기간에서의 약물에 따른 차이는 없었고, 특별한 부작용이 관찰되지 않았다.

해설

본 연구를 통하여 전반적 감기치료에 소청룡탕과 연교패독산 모두 증상 개선 효과가 있는데, 풍한형 감모에 소청룡탕과 연교패독산이 모두 효과가 있는 반면, 풍열혈 감모에는 소청룡탕과 연교패독산 모두 유의한 효과가 관찰되지 않았다. 즉 ‘풍한형 감모=소청룡탕, 연교패독산’이며 ‘풍한형 감모=소청룡탕’ ‘풍열형 감모=연교패독산’이라는 기존의 지식과 다른 연구결과가 나왔다. 

우리가 알고 있는 기존의 지식과 임상연구결과가 상반될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 것인가? 우선, 통계학적 관점에서 임상연구의 한계를 고려해야 하는데 가설 검정에 있어 모든 연구는 1종과 2종의 통계학적 오류가 존재한다. 본 연구에 참여한 피험자의 감기 증상이 대다수 풍한형에 해당하고 그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비율이 풍열형에 속하기 때문에 연교패독산의 효과를 관찰하기에는 피험자의 숫자가 부족하였을 수 있다. 본 연구의 목적이 소청룡탕이 풍한형 감모에 좋고, 연교패독산이 풍열형 감모에 좋은지를 보고자 한다면 연구디자인 설계를 다르게 하고 그에 맞춰 피험자 숫자 산정이 필요하다.  

다른 한편으로 임상연구에 선택된 치료법이 적절한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임상에서 감기진료를 하다 보면 연교패독산의 효과가 뚜렷한 경우가 있으나, 풍열증에 해당하는 인후통이 있는 경우에는 갈근탕가창출이나 갈근탕가길경석고라는 처방이 추천되기도 한다.(한의학치료 368 증례) 필자의 경우도 인후통이 동반된 경우 연교패독산 보험한약보다는 갈근탕+갈근해기탕 보험한약(갈근탕가길경석고 대신으로)을 처방한 경우 효과가 더 있었다.

이번 연구결과만을 놓고 보면 풍열형 감모에 연교패독산이 뚜렷한 효과가 없을 수도 있을 수 있으며, 향후 이 부분을 보다 더 정밀하게 검증할 수 있는 후속 연구가 이루어지기를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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