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축구선수에서 한약재 사향의 도핑양성반응에 대한 해외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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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축구선수에서 한약재 사향의 도핑양성반응에 대한 해외 논문
  • 승인 2017.10.28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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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철

서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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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북한 축구선수 도핑양성논문

지난 호에서는 한약재 사향의 도핑양성반응에 대한 최신(2017년 8월 25일) 임상시험 논문에 대해 소개하였고, 이번 글에서는 사향의 도핑테스트에 대한 이전의 논문 중 양성 결과를 나타낸 임상 논문을 소개한다. 월드컵 여자 축구대회에서의 도핑 파문은 이미 2011년도에 있었고, 이에 대한 논문은 2013년에 발표되었으나 아직까지 한의계에는 아무런 소개가 없어 필자가 늦게나마 여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출처] Thevis M, Schanzer W, Geyer H, Thieme D, Grosse J, Rautenberg C, Flenker U, Beuck S, Thomas A, Holland R, Dvorak J.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and sports drug testing: identification of natural steroid administration in doping control urine samples resulting from musk(pod) extracts. Br J Sports Med. 2013;47(2):109-14. 

[개요] 월드컵 여자 축구대회에 출전한 북한 선수 5명이 훈련 도중 벼락에 맞은 데 대한 치료를 위해 사향노루 분비기관에서 추출된 스테로이드 계열 약을 복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셸 두게 국제축구연맹(FIFA) 의료위원회 위원장은 "북한 관리들은 선수들이 경기력 향상을 위해 약을 복용한 것이 아니라 벼락을 맞아 당한 부상을 치료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2011년 7월 17일 뉴시스). 이 논문은 독일 콜로네 체육 대학(German Sport University Cologne)에서 발표한 것으로 사향의 도핑 관련 임상논문이지만 2011년 당시 사건에 관련된 축구선수 5명에 대한 도핑양성반응의 결과보고서에 가깝다. 저자들은 이 논문이 독일정부와 FIFA의 지원으로 이루어졌다고 밝히고 있다. 

[논문 내용] 북한 축구선수단에 대한 도핑테스트는 여느 선수들에 대한 도핑검사와 마찬가지로 경기 전(D day)에는 무작위로 4명의 선수에 대해 이뤄졌고 모두 음성반응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경기 중(D+3일) 무작위로 2명에 대한 도핑검사에서 1명(#1)이 양성반응으로 나타나 이후 경기에서 배제되었다. #1은 경기 전 도핑검사를 시행한 4명 중에 포함되었고 첫 번째 도핑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왔으나 두 번째 도핑검사에서는 양성반응을 보인 것이다. 다음 경기에서(D+7일) 2명에 대한 무작위 도핑검사에서 또 다른 1명(#2)이 양성반응으로 나타나 역시 이후 경기에서 제외되었다. 

이에 세계반도핑기구는 D+11일 나머지 선수 19명 전원에 대한 도핑테스트 시행을 결정하게 되었다. 여기서 19명 중 3명(#3,#4,#5)의 도핑양성반응자가 나와 세계가 깜짝 놀라게 된 것이다. 이들 1차 도핑검사에서 양성으로 나타난 5명에 대해서는 세계반도핑기구 규정에 의해 동위원소비율 질량분석법(isotope ratio mass spectrometry(IRMS))을 이용한 2차 정밀 분석이 이루어졌으며 모두 양성반응을 나타냈다. 이 선수들은 14~18개월의 출전정지 처분을 받았다. 

저자들은 소변내 스테로이드 양성반응이 나온 원인물질을 찾기 위해 FIFA가 북한 축구선수단으로부터 선수들에게 투여한 시료를 건네받은 물질을 분석하여 그것이 사향노루 분비선이라는 것을 밝혔고, 독일의 한 동물원의 사향노루에서 얻은 시료와 비교분석하여 서로 동일한 기원물질임을 밝혔다. 


[필자 의견] 이 논문은 자원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논문이 아니라 실제 국제 축구대회에 출전한 북한 선수 21명 전원에 대한 도핑테스트 결과에 대한 것이다. 따라서 임상시험과 달리 정확한 사향 관련 처방의 내용과 복용량, 정확한 복용 회수는 알 수가 없고 21명 중 몇 명이 복용했는지도 미지수이다. 다만 북한 선수단의 진술을 토대로 살펴보면 최소한 4회에 걸쳐 사향이 투약되었고, 세계반도핑기구의 도핑테스트 결과 21명 중 최소 5명 이상이 사향을 복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 논문은 경기 시작 전부터 경기 종료 시까지 도핑이 언제 어떠한 과정으로 이루어지는 지 간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논문이다. 북한 선수단이 사향을 고농도로 써서 스테로이드 성분이 소변에서 검출되었는지 아니면 수일동안 과다 복용 내지 남용하였기 때문인지는 현재로서는 정확히 알 수가 없다. 

[링크] https://www.ncbi.nlm.nih.gov/ pubmed/22554845 

2. 선수생체여권이란

선수들은 선수생체여권(Athlete Biological Passport, ABP)을 소지 관리하고 있는데 2017.7.10.의 한국일보 기사를 인용하여 이를 소개한다. 

“남자 50㎞경보의 일인자 마테 토스가 도핑 의혹에 휘말려 8월에 열리는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출전이 사실상 무산됐다. 국제육상경기연맹은 “토스의 선수생체여권에서 특이점을 발견했다. 도핑 의혹이 있는 선수는 잠정적으로 대회 출전이 금지된다”고 밝혔다. 선수생체여권은 해당 선수의 생체지표를 추적 관찰하는 제도로 혈액과 소변 검사를 통해 적혈구·백혈구 숫자와 스테로이드 대사체의 농도를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특정 기간에 이례적인 변화가 생기면 금지약물 복용을 의심하고, 당시 샘플을 구체적으로 검사할 수 있다. 국제육상경기연맹는 금지약물 복용 선수가 늘어나자, 선수생체여권에서 의혹만 발견해도 선수 자격을 일시 정지하기로 했다. AP통신은 “토스의 금지약물 복용 혐의가 짙어 4년 자격정지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3. 제언

흔히 한약은 천연물이라서 합성성분의 양약과 달리 도핑에 무조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나 반드시 그렇지 않음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현재 세계반도핑기구에서는 2018년 1월부터 적용되는 금지약물리스트를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있으며(https://www.wada-ama.org), 위 논문에서 말하는 사향 속 스테로이드는 금지약물 중 S1(Anabolic agents)에 속한다.

아직까지 사향에 대한 도핑 연구는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는 많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향후 사향의 품종별 산지별 약물의 함량 연구와 복용 최대허용량 및 용량에 따른 반감기 등에 대한 연구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하겠다.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적절한 복용량을 준수하고, 반감기와 경기 일정을 감안하여 사향이 처방된 한약을 복용한다면 선수의 경기력 향상을 꾀하면서 도핑검사에서 문제가 될 것이 없을 것이다. 

서정철(우리경희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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