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어가는 청년들의 정신건강…한의학적 접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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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들어가는 청년들의 정신건강…한의학적 접근은?
  • 승인 2017.10.19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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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예진 기자

전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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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극금(火克金) 이용한 희승비(喜勝悲) 심리치료
◇지난 10일 열린 정신건강의 날 기념식.

신조어 ‘노오력, 노답사회, 헬조선, n포세대’…한숨 나오는 세상
지자체 정신보건센터, 전문의료기관과 연계한 조기치료 필요 

[민족의학신문=전예진 기자]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윤소하 정의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료통계정보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대 공황장애 환자가 같은 기간 65%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공황장애 환자는 지난해 1만 3천명으로, 5년 동안 연평균 13.3%씩 증가해 2012년(8천명)보다 65% 늘었고, 10대는 38.8%, 30대는 37%, 40대는 41.3%, 50대는 46%의 증가율을 보였다. 또한 20대 중 우울증과 알코올중독증으로 병원을 찾은 사례도 같은 기간 각각 22.2%, 20.9% 증가했다.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어)’…청년층 우울증 급증 
“이생망. 이번 생은 망했어.” 각박한 현실 속에 살아가는 청년들이 한숨 섞인 푸념을 늘어놓을 때 자주 쓰이는 단어다. 끊임없이 경쟁하는 사회구조에 놓여진 청년들은 마음 편히 속내를 드러낼 곳도 없어 SNS나 익명게시판에 하소연 한다. 먼저 취업한 친구를 보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계속되는 취업 실패에 등 떠밀려 노량진 공무원 학원으로 떠나는 이들도 부지기수다.

청년 취업률이 바닥을 칠수록 청년 우울증 비율은 치솟았다. 우울증이 심해지면 술과 담배를 찾게 되거나, 타인과의 접촉을 기피하게 된다. 쉴 새 없이 스마트폰으로 취업 정보, 면접 스터디, 취업률 기사 등의 불안한 소식을 접하면서 일상에서의 불안장애까지 겪는다. 이처럼 높은 실업률, 세대 간 갈등, 소통의 부재 등이 청년들이 점점 더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청년들의 정신건강, 한의학으로 접근할 수 있다
대체적으로 한국인들은 ‘정신질환’이라면 거부감을 나타낸다. 2011년 양방의 ‘신경정신과’가 ‘정신건강의학과’로 개명을 진행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정신분열증도 조현병(調絃病)으로 그 명칭이 바뀌었다. 신경정신과와 정신분열증이 갖고 있는 부정적 이미지에서 탈피하려는 의도였겠지만 여전히 정신질환, 정신치료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만연하다. 청년들은 과거 자신의 정신과 진료기록이 취업에 영향을 미칠까 두려워하기도 한다. 

강형원 원광대산본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는 “노오력, 노답사회, 헬조선, n포세대 등은 청년 사이에서 만들어진 신조어로 우리 사회의 청년 우울증의 원인 무엇인지 사회현상학적으로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며 “취업 준비생의 절망과 우울은 은둔형 외톨이, 대인기피, 자살, 화병 등의 다양한 정신질환을 양산하고 있는데 이들에게 희망과 의미를 찾아주는 방법은 한의학의 화극금(火克金)을 이용한 희승비(喜勝悲)의 심리치료와 마음과 연관된 신체증상를 풀어주는 한약, 침, 뜸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성훈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는 “1차 의료기관인 한의원 외에도 한방신경정신과의 전문적인 치료를 통해 한의학적으로 정신질환에 접근할 수 있다”며 “스트레스, 의욕 저하, 두통, 불면증 등의 증상이 지속될 경우 가까운 한의원이나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를 부담 없이 찾아가 상담을 받았으면 한다”고 권유했다. 

■서울시, 정신건강의 날 맞아 청년마음건강 돌봄 사업 펼쳐
서울시는 10일 '정신건강의 날'을 맞아 기존 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만 운영하던 '조기정신증 평가서비스'를 3개 자치구(양천·종로·중구)에서 실시했다. 또한 동대문구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도 3일간 정신건강의 날 기념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청년층의 우울증?스트레스 등 정신건강 문제를 예방하고 적절한 대처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한 취지에서다. 

조기정신증 평가서비스란 정신건강전문요원이 14~29세 청(소)년층을 대상으로 면담, 설문지, 면담도구 등을 통해 2~3회 상담하고 전문의 자문, 전문가 평가 후 해결 방안을 결정하는 것으로 청소년기, 초기 성인기의 정신질환 조기발견을 위해 마련됐다. 2006년부터 시 정신건강복지센터를 통해 운영해오고 있다. 

시 관계자는 "더 많은 청(소)년이 결정적 시기를 놓치지 않고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서비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3개 자치구 정신건강복지센터로 시범사업을 확대하게 됐다"고 취지를 설명하며 “시범사업 효과를 분석한 뒤 향후 25개 자치구 정신건강복지센터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형원 교수는 “정신질환은 개인의 문제보다 사회구조적, 환경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한다”며 “지자체 정신보건센터와 연계한 정신건강에 대한 대국민 홍보와 전문치료기관과의 연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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