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 잠 못 자는 아이 ‘야제증’의 원인과 생활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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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을, 잠 못 자는 아이 ‘야제증’의 원인과 생활관리
  • 승인 2017.09.13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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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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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선 영
왕십리 함소아한의원
원장

극심한 열대야로 잠 못 이루던 여름도 지났건만 여전히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 잠 자야 하는 분위기만 되면 짜증을 부리거나 시도 때도 없이 잠에서 깨어 엄마를 힘들게 하는 것. 아이의 심한 잠투정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몸상태를 체크해야 한다. 단순한 짜증이나 생활 습관으로 생각해 간과해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성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방에서는 이렇게 숙면하지 못하고 잠투정이 심해지는 증상을 ‘야제증’이라고 한다. 야제증은 대게 만 3세 미만의 어린아이들에게서 많이 나타나는데 이 시기는 평생 중 성장속도가 가장 빠른 1차 급성장기에 해당된다. 아이는 잠을 자는 동안에 성장 호르몬이 가장 왕성하게 분비되기 때문에 숙면이야 말로 아이 성장의 핵심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야제증을 보이는 아이라면 반드시 원인을 파악해 치료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적인 야제증의 원인 4가지 ‘비한, 심열, 구창, 객오’

비한(脾寒): 소화기가 약한 아이가 배가 아프거나 속이 더부룩해 깊게 잠들지 못하는 것. 주로 밤이 되면 손발이나 배가 차가워지는 아이들이 많이 보이는 증상이다. 몸을 구부리고 배를 감싸듯 울면서 칭얼칭얼 거리기도 한다.

심열(心熱): 가슴이 답답하여 잠투정을 하고 심할 경우 울기까지 하는 증상이다. 평소 땀이 많고 얼굴이 자주 붉게 달아오르며 자지러지게 우는 아이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가슴에 기운이 뭉쳐있고 그로 인해 몸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 짜증을 많이 부리기도 한다.

구창(口瘡): 입에 염증이 생기거나 입병으로 괴로워 잠 못 이루는 증상이다. 또한 이가 나려고 할 때 간지럽거나 몸살처럼 앓으며 칭얼대고 잠투정을 하기도 한다.

객오(客仵): 아이가 무엇으로부터 놀라서 나타난 증상이다. 갑자기 큰 소리를 들었다거나 낯선 환경이나 사람을 접하고 나서, 차동차 사고가 난 이후 등에 숙면하지 못하고 놀란 듯 악을 쓰며 울기도 한다.

 

■집을 시원하게, 저녁시간 관리가 생활관리의 핵심

야제증 증상을 보일 때는 숙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집이 시원해야 한다. 요즘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불어 집안 온도를 따뜻하게 하고 재우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는 어른들이 쌀쌀하다고 느끼는 21도 정도에서 가장 숙면할 수 있다. 두꺼운 요보다는 얇은 요를 넣게 깔아 마음껏 굴러다니며 잘 수 있게 해주고 기온이 떨어지는 새벽에만 배위에 담요를 덮어주는 것이 좋다.

저녁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 또한 수면 관리의 핵심. 아이가 피곤해야 잘 잔다면서 과격한 몸놀이를 하거나 야외활동을 많이 시키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다. 또한 휴대폰으로 영상을 보여주거나 TV를 틀어주는 것도 금물. 두 가지 모두 아이를 흥분시켜 잠을 깨우기 때문이다. 특히 과도한 신체활동을 해서 아이가 피곤해한다면 더 자주 깨고 칭얼거리기도 한다.

 

■원인과 체질을 꼼꼼히 파악하는 한방치료

아이의 손을 따주거나 기응환을 먹이는 등 예부터 잠을 못 자는 아이를 위한 다양한 민간요법이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야제증은 그 원인과 아이의 체질을 파악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방에서는 몸속 기를 순환시키는 침치료나 숙면을 돕는 배수혈 등 혈을 자극하는 부항치료, 추나마사지 등의 방법으로 야제증을 치료한다. 또한 대추, 감초, 소백으로 조제된 감맥대조탕 등 한약 처방으로 아이의 수면패턴과 체질을 개선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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