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한의계 송년 메시지] 최승훈(WHO서태평양지구 전통의학담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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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한의계 송년 메시지] 최승훈(WHO서태평양지구 전통의학담당관)
  • 승인 2003.12.19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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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젼과 사람냄새 나는 교육하자


연중 여름인 마닐라에서 근무하다보니 한 해가 간다는 것이 잘 실감이 가지를 않습니다. 십년에 걸쳐 우리 한의계가 한의학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해온 결실로, 제가 WHO서태평양지구의 전통의학담당관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의계가 환자의 상대적인 감소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한국 한의계의 위상과 역량이 과거보다 가시적으로 많은 발전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들은 그동안 한의학의 세계화를 무척 소리높혀 외쳐왔습니다. 그러나, 과연 우리 스스로 세계화를 위한 준비를 잘 해왔는가라는 물음에서부터, 우리 한의학은 왜 세계화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에는 다소 등한시하지 않았었나하고 생각합니다. 세계화의 길목이자 최전선에 와 있다보니 그러한 물음에 대한 해답이 더욱 절실해집니다.

이제는 우리 한의학의 바람직한 세계화의 방향을 결정하고 구체적인 아젠다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동안 우리에게는 구호와 총론만 존재해왔지 않았나 반성하게 됩니다.

새로운 해를 맞이하면서 우리 한의계는 한의학이 우리 국민과 세계인들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를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러한 역할에 걸맞는 한의학의 방향을 정해 집중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그러한 성과를 교육을 통해 인력의 질적 향상을 꾀하며, 또 일반인들에게 한의학에 대한 정확한 내용을 홍보함으로써 합리적이고도 적절한 한의학의 수요를 창출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들은 항상 한의학의 미래는 밝다고 믿어왔습니다. 특히 새로이 입문하는 인재들의 수준이 그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그들에게 한의학의 비젼을 제시하는 데에는 소홀해왔던 것같습니다. 학계에서는 증거중심(evidence-based)의 한의학을 만들어 나가는 동시에 후학들에게 비젼을 심어줄 수 있는 교육을 준비해야 합니다. 교육은 우리들의 미래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교육의 현장에는 인간의 냄새가 있어야 합니다. 의학은 궁극적으로 인간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의료의 현장에서 멀리 떨어져 드리는 말씀이라 외람됩니다. 한 해의 매듭을 짓고, 또 새로이 호흡을 가다듬어 氣를 모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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