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일생에 한 번 찬란한 사람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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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일생에 한 번 찬란한 사람을 만난다
  • 승인 2017.08.25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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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mjmedi@http://


영화읽기┃플립

 

영화가 흥행하려면 여러 가지의 마케팅이 필요하지만 그 중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관객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일명 ‘입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SNS가 생활의 일부분이 된 요즘 같은 시대에 ‘입소문’은 죽었던 영화도 되살리는 심폐소생술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번에 소개할 <플립>이라는 영화도 2010년에 제작된 작품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개봉조차 하지 못한 영화임에도 네티즌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무려 7년 만에 정식 개봉하면서 35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새로 이사 온 미소년 브라이스(캘런 맥오리피)를 보고 첫눈에 사랑을 직감한 7살 소녀 줄리(매들린 캐롤)는 자신의 마음을 적극적으로 표현하지만 브라이스는 그런 줄리가 마냥 부담스럽다. 브라이스는 줄리를 6년 동안 요리조리 피해 다니다가 결국 줄리에게 받은 달걀을 쓰레기통에 버리다 들키게 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줄리는 화가 나서 그날부터 브라이스를 피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성가신 그녀가 사라지자 브라이스는 오히려 전 같지 않게 줄리가 신경 쓰이기 시작한다.

감독 : 로브 라이너
출연 : 매들린 캐롤, 캘런 맥오리피

작년에 우리나라에서 깜짝 흥행을 했던 대만 영화인 <나의 소녀시대>와 마찬가지로 <플립>은 풋풋한 첫사랑에 대한 밀당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를 기존의 다른 영화와 달리 같은 사건을 남녀 주인공의 시선으로 마치 일기를 쓰듯이 교차하여 편집하면서 관객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신선한 기법을 보여주면서 여타의 영화에서 느낄 수 없는 쏠쏠한 재미를 선사해주고 있다.

또한 첫사랑에 대한 감정뿐만 아니라 이를 계기로 서로 성장해 나가는 두 사람의 모습을 담아내면서 그 나이대의 아련한 추억 속으로 여행을 떠나게 해준다. 동명의 원작 소설을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와 <스탠 바이 미>, <버킷리스트> 등 전 세대를 아우르는 작품을 연출한 로브 라이너 감독에 의해 휴대폰과 문자 메시지가 사라진 1950년대로 시대적 배경이 변경되면서 순수한 그 시대의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내며 재탄생 되었다.


물론 기존 영화와 다른 구조로 인해 낯선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티격태격하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있다면 어느 새 영화 속으로 들어가 버린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짧은 여름방학과 휴가로 인한 후유증을 느끼고 있을 모든 사람들에게 상영시간도 90분으로 길지 않고, 남녀노소 불문하고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상큼한 매력의 비타민 같은 첫사랑 영화 <플립>을 통해 잠시나마 힐링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 후 왜 이 영화가 입소문만으로 역주행 신화를 이루게 되었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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