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 간손상, 관찰연구 결과 1001명 중 6명 뿐…해외 양방병원 절반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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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 간손상, 관찰연구 결과 1001명 중 6명 뿐…해외 양방병원 절반 수준
  • 승인 2017.08.0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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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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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학술지 ‘독성학 아카이브’(Archives of Toxicology) 게재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한약 먹으면 간이 나빠진다는 양의계의 비방이 잘못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이혜정) K-herb연구단 오달석 박사 연구팀과 대전대 한의과대학 손창규 교수 연구팀은 한의과대학 간계내과 교수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전국 10개 한방병원의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한약 복용에 따른 간 손상에 대한 전향적 관찰 연구를 수행했다. 해당 결과는 국제 전문학술지인 ‘독성학 아카이브(Archives of Toxicology, IF 5.9)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왼쪽부터)한의학연 오달석 박사, 대전대 손창규 교수.

이들은 한방병원 입원환자 1001명을 대상으로 한약 복용에 따른 간손상 정도를 관찰한 결과 6명, 0.6%의 간손상 발생률을 보였으며, 모두 50세 이상의 여성으로 특발성 형태의 간세포형 간손상이었다. 입원환자 1000여명 이상 전국 단위의 대규모 간손상 임상연구는 이번 연구가 최초로, 입원환자 중의 0.6%라는 간손상 발생률은 스위스(1.4%), 프랑스(1.3%) 등 해외 양방병원에서 수행한 유사 연구 발병률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다.

한방병원에 약 15일(11일∼68일) 이상 입원한 환자 1001명(남자 360명, 여자 641명)을 대상으로 한약 복용에 따른 간손상 여부를 관찰한 이번 연구는 한의학연과 10개 한의과대학 부속병원이 전국 규모로 실시한 전향적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에 진행된 한약 간손상 연구는 간손상의 예들이 한약과 양약을 동시 복용한 경우가 많았고, 또한 음주를 비롯한 다른 외적 요인에 영향을 받을 수 있었다. 반면 이번 연구는 기존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방병원 입원환자만을 대상으로 했으며, 주로 한약만을 투약하면서 15일 정도의 입원 기간이 예측되는 대상자의 동의를 얻어서 혈액검사를 통해 간손상 발생률 및 임상적 특성을 분석했다.

컨소시엄은 전국 10개 한의과대학 부속 한방병원으로 구성됐으며 2013년 4월부터 2016년 1월까지 2년 9개월간, 15일(11일∼68일) 이상 한방병원에 입원한 환자 1001명(남자 360명, 여자 641명)을 대상으로 한약에 의한 간손상 정도를 관찰했다.

주요한 연구 결과로서, 입원환자 1001명 중 6명(0.6%)에게서 간손상이 발견됐으며, 6명 모두가 50세 이상 여성이었다. 입원 약 11~27일 사이에서 간 손상이 확인됐으며 간손상의 형태는 간세포형 간손상(hepatocellular type)이었다. 이들 모두 간 손상과 관련된 임상증상은 없었고 추적 검사 결과 간수치가 정상으로 회복됐다. 간손상이 확인된 환자가 복용한 한약물에는 간손상을 일으키는 성분으로 알려진 피롤라이지딘 알카로이드(pyrrolizidine alkaloids)를 함유하는 경우는 없었고, 약물의 종류와는 상관성이 적은 특발성 형태(idiosyncratic type)였다.

입원환자의 간손상 발병률 관련 본 연구와 비교할 수 있는 국내에 발표된 연구는 없었다. 해외 연구의 경우, 1996~2000년 스위스 양방병원에서 4209명의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약인성 간손상 비율에 대한 후향적 연구 결과 1.4% (참고문헌 Meier Y et al. 2005), 1997년 프랑스에서 발표한 전향적 연구에서는 1.3% (입원환자 1000명 중 2주에 13명, 참고문헌 Bagheri et al. 2000)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결과는 사회적 이슈인 한약의 안전성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개선에 있어 중요한 과학적 근거를 제공하고, 향후 한의약 분야의 다양한 임상연구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혜정 원장은“한의학연을 중심으로 한의계가 다년간 힘을 모아 한약의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임상연구 결과를 얻은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축적된 과학적 근거는 향후 한약의 신뢰성을 향상시키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컨소시엄을 이끈 연구책임자 대전대 손창규 교수는“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향후 한약 안전성 문제를 한의계가 체계적이며 과학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라고 연구 의미를 강조했다.

 

■연구자 미니 인터뷰

▶연구 추진 배경은 무엇인가?

한약은 자연에서 추출한 것이라 안전하다고 믿었던 인식에서, 최근에는 한약사용의 증가와 함께 한약으로 인한 간손상 가능성이 사회적 이슈가 돼왔다. 그러나 한약으로 인한 간손상의 현황을 파악하는 연구는 매우 미비했으며, 연구방법의 한계점으로 보고되는 내용마다 결과가 매우 상이했다. 본 연구는 한약의 안전성에 대한 많은 질문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한약물로 인한 간손상 위험의 크기는?” 이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주기 위하여 체계적인 연구를 수행한 것이다.

▶6명의 간손상 확인 환자에게서 찾은 임상적 특징과 의미는?

6명 모두가 50세 이상의 여성에서 발생했으며, 입원 약 11일∼27일 사이에서 간손상이 확인됐다. 간독성의 형태는 모두가 간세포손상형(hepatocellular type) 이었다. 6예 모두에서 간손상과 관련된 임상증상은 없었고 임상경과의 위험을 예측하는 기준(Hy’s law)에 부합하는 경우는 없었으며, 이후 모두가 혈액검사 수치가 정상으로 회복됐다.

▶앞으로 관련한 연구 계획은?

간독성 예후 바이오마커(마이크로 RNA 122 등)를 이용하여 해당 질환자 혈청에서 간독성 인자를 발굴하고 검증하여 간독성이 일어나기 전에 예측할 수 있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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