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반 동안 보여준 성과 없어…한의계 전체 역량 모을 수 있는 지도자 세워야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지난달 30일 오후 한의협회관 5층 대강당에 한의사들이 한두 명씩 모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김필건 협회장을 해임해야한다’는 평범한 회원이 한의사 내부 통신망에 올린 글을 보고 뜻을 함께하고 싶어 모인 것이다.
글을 올린 이는 경기도 부천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는 양문열 원장이다. 그는 총회 시작 전,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오프라인에서 회원들과 대화를 하고 싶어 이 자리를 마련했다”며 “현 집행부의 무능과 불통이 모임의 이유”라고 밝혔다.
인터뷰 중 41대 집행부 출범 무렵 새로운 지도부에 힘을 실어주자는 게 당시 한의계 분위기였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그는 “현 집행부가 3년의 임기를 마칠 때 쯤 재선 의지를 밝혔는데 의료기기 등 현안이 많았던 시기라 한 번 더 믿고 지원을 해줬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너무 안 좋다. 4년 반이면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거나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덧붙여 “이제 현 집행부에 대한 평가는 끝났다”며 “대부분 소송에서 패하고, 의료기기 문제를 해결하라고 특별회비까지 걷어줬지만 성과는 요원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초 협회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직접 골밀도측정기를 시연한 건 프로의 모습이 아니었다. 당시 오진을 통해 많은 비난을 받았음에도 반성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최근 상대가지점수 재평가로 인해 2~3년 내에 투자침이나 전침 등의 급여가 지속적으로 삭감되고 청구범위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냈다. 그는 “며칠 전 특수침술 청구가 50%에서 100%로 오른다는 발표가 있었는데 개원가에서는 거의 청구하지 않는 요법이다”며 “이번 건은 소위말해서 곳간 키를 내주고 밥 한 끼 얻어먹은 격이다”고 토로했다.
특히 젊은 이사들에 대해 “연령층도 낮을뿐더러 임상경력이 짧고 경험이 부족하다”며 “이전 집행부와 적대적 관계로 시작했기에 사이가 안 좋은 건 이해하지만 한의사를 대표하는 자리면 포용하고 기존의 경험을 받아들였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건 아직 문재인 정부 정권초기라는 것. 정권초기에 여러 가지 비보험의 급여화 등 정책적으로 풀어야 할 부분이 많고 한의계 전체 역량을 모아 목소리를 내야하는데 현 회장처럼 소수의 사람들을 갖고 일을 처리하는 방식으로 힘들다”고 전했다.
국회의원 한 명 없는 한의사 집단은 사회적으로 힘이 약해 내부적으로 힘을 모아서 국민적 여론에 힘입어 일을 추진해야 성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양 위원장은 “현 집행부는 말은 거창하게 하지만 실질적으로 열매를 맺지 못했다”며 “이 시기에 지도부를 교체해 한의계 전체 역량을 한군데 모을 수 있는 사람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