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학원 이상과 현실 사이 괴리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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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학원 이상과 현실 사이 괴리 확인
  • 승인 2003.12.1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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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협, “부작용 개선대책 없다” 좀더 지켜보기로


한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은 한의학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방안의 하나가 될 수 있는가?
한의협 정책기획위원회(위원장 대행 김현수 기획이사)는 타단체를 벤치마킹한다는 취지로 지난 9일 서울 소피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김종철(서울치대 교무부학장) 교수를 초청해 의대·치대 전문대학원제도 도입 현황을 청취한 결과 아직은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가 크다는 인식에 도달했다.

김종철 교수는 의학·치의학 전문대학원제 도입의 기본취지가 ‘21세기 지식기반사회가 요구하는 다양하고 폭넓은 학문적 소양과 자질을 가진 양질의 전문의료인, 의과학 및 의관련 인접 분야의 많은 지도자 배출’에 있다고 간략하게 정리하고 의대와 치대의 수용현황을 설명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전국 41개 의대중 의학전문대학원을 도입한 대학은 10개교(24%)이며, 치의학전문대학원을 도입한 대학은 전국 11개 치대중 6개교(55%)가 전환을 확정한 상태라고 밝혔다.

의학전문대학원 전환율이 저조한 것은 서울대가 반대함으로써 타 국립대에 영향을 미친 결과라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즉, 서울대측은 동일한 내용을 동일한 기간동안에 교육하면 동일한 학위가 수여돼야 하는데 의학교육 이전 교육경력에 따라 의학사와 의무석사로 차등을 두는 것은 교육학적으로 명백한 오류이며, 또 내용적으로 동일한 의학교육 구조가 인위적으로 구분됨으로써 의사인력 구조가 이원화되고, 이는 장차 의학·의료계 내부에 심대한 갈등요인이 될 것이라며, 의학전문대학원으로의 전환 여부를 고려하지 않기로 최종 의결했다는 것이다.

반면 치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을 확정한 6곳의 치대 중 5곳이 국립대이며 이중 서울대 치대도 포함된 것은 국립대의 경우 교수 증원이라는 메리트가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김 교수는 밝혔다.

그러나 자신은 치의학전문대학원제로의 전환에 반대한다고 밝혀 치대내부에 이견이 적지 않음을 짐작케했다.

그밖에 지원자 과열에 따르는 이공계 황폐화현상, 늦게 졸업하는 데 따르는 군대문제 등도 전문대학원제의 문제로 지적됐다.

한의대의 입장도 이런 맥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안규석 경희대 한의대 학장은 “국립대가 없는 한의대는 치대처럼 지원을 받을 수도 없고, 졸업해도 기초학이나 연구분야에 남는다는 보장이 없어 실익이 없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실제로 타 학부를 졸업하고 입학하는 한의대생 중 현재까지 기초학에 남은 사람이 전무한 게 현실이다.

결국 전문대학원은 어린 나이에 너무 빨리 의료인의 길을 선택한다는 단점을 해결한다는 선의의 취지에도 불구하고 부작용을 해결할 만한 현실적 대안이 없이 혼란만 가중시킨다고 보고 향후 추이를 좀더 지켜보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아울러 WTO 대책의 일환으로써 한의대 인정평가원 설립, 약대 6년제 임박에 따르는 차별성을 모색해야 하는 한의협으로서는 이날 초청강연회가 정책을 수립하는 데 좋은 참고가 될 것으로 평가됐다.

한편, 지금까지 개최된 한의협 초청강연회는 △한방노인요양정책의 전개 △이미지 메이킹 △한방의료에 있어서 생협의 역할 △한방의료의 산업화와 전문화 등으로 이번까지 다섯 번 열렸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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