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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우리 여(女)기 있소, 보고 있소?
文 정부, 여성정책 강화…여성 한의사의 현실은?
2017년 07월 13일 () 08:48:34 전예진 기자 hustlejin@mjmedi.com
   
◇지난 5월 진행된 여한의사 선후배 간 희망멘토링.

여성 한의사 비율 20% 돌파…한의사 5명 중 1명은 여성
 

[민족의학신문=전예진 기자] 국내 한의사 5명 중 1명은 여성인 시대가 도래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지표에 따르면, 2016년 여성 한의사의 비율은 20.4%로 통계청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80년대 이래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매년 양성평등주간(7월 1일~7월 7일)을 맞이해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을 작성해오고 있다. 

1980년 기준 2.4%였던 여성 한의사 비율은 2000년에는 11.1%로 10% 벽을 돌파, 15년 동안 점진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20%를 돌파했다.

한의계에 여풍(女風)이 불고 있다는 것. 한 예로 지난 10년 간 한의사 국가고시 수석 합격자를 살펴보자. 2008년(63회) 세명대 오유나 씨, 2009년(64회) 대전대 박슬기 씨, 2011년(66회) 세명대 이유진 씨, 2013년(68회) 경희대 이지나 씨, 2014년(69회) 동국대 한예지 씨, 2015년(70회) 가천대 이보람 씨, 2016년(71회) 동국대 김선혜 씨, 2017년(72회) 대구한의대 임설혜 씨 등 10년 동안 단 두 차례를 제외하고 전부 여성이 수석 합격을 하는 영예를 가져갔다. 단, 올해는 남녀가 공동수석이었다.

뿐만 아니라 이영림 한의사는 20년 간 이란 왕실 주치의로 활동했고 지난해에는 1300억 원을 모교에 기부해 이슈가 됐다. 또 이혜정 한국한의학연구원장, 손지형 국립재활원 과장, 서주희 국립중앙의료원 과장, 박장경 한약진흥재단 연구기획팀장, 박민정 한약진흥재단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사업단 팀장 등 공공기관에서 근무 중이거나 논문 게재, 연구 발표 등 여성 한의사들의 두드러진 활약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 대한여한의사회는 수도권지역 한의과대학과 연계해 선후배 희망멘토링을 진행했다. 당시 행사에는 60여명의 여한의사, 여한의대생 선후배들이 자리를 채웠고 서로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결혼, 가정, 육아 등 현실적인 고민들이 고스란히 벤 후배들의 질문이 쏟아졌고, 한 선배 한의사는 “30년 전에 우리가 했던 고민을 왜 아직까지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워했다.

윤지혜 경희대 한의과대학 학생회장은 “기본적인 의문조차 해결하지 못하던 학생들의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이런 기회가 자주 있어서 더 많은 질문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선배님들의 조언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과거를 답습하는 모습은 왜 아직도 계속 될까. 어째서 ‘기본적인 의문조차’ 해결하지 못했을까. 이는 여전히 한국 사회 곳곳에 만연한 불평등이 존재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남녀 간 성차별, 결혼 및 출산의 부담, 여성에게만 강요되고 당연시 되는 가사 등 풀어나가야 할 숙제는 산적해있다. ‘시대’가 바뀌었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구시대적 ‘시선’까지 전부 변화된 것은 아니다. 

최근 들어선 문 정부는 초기 내각의 여성 장관 비율을 30%로 맞추겠다고 공언한 바 있지만, 현재 17개 부처 장관 중 임명 또는 내정된 여성장관은 단 4명으로 23.5%에 해당한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임명만 남아 있는 상태다. 비록 30%를 달성하지는 못했으나 문 대통령은 여성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것으로 보인다.

10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여성가족부 기능을 강화하고 대통령 직속 성평등 위원회를 설치한다고 밝힌데다가 실질적 성평등 사회 실현을 위해 전 부처의 적극적인 협조와 공동 노력을 당부하기까지 했다. 대통령 직속 성평등 위원회는 부처별 성평등 관련 정책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여성고용 할당제를 공약으로 약속했다. 여성고용 할당제란 여성의 사회 공직 진출을 위해 여성에게 일정 비율 이상의 자리를 할당하는 제도다. 남성 중심의 사회구조와 정치구조에서는 여성의 사회 진출이 어렵기 때문에 이를 타파하는 장치로 북유럽을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제한적으로 여성할당제를 실시하고 있다.

정성이 대한여한의사회 회장은 “2014년에 개정된 치협의 정관에 따르면 부회장 10인 중 1명은 여성이 부회장을 맡고 있다”며 “한의협도 여한의사회와 중앙회 회무의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 정관 개정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여한의사의 회무참여를 통한 한의계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여성인재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들을 생각해봐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여성주요의료인간담회(이하 여의주)를 여한의사회 주관으로 개최했으며 최근에도 한국여자의사회, 대한여자치과의사회 회장과 만남을 갖는 등 여성 의료인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원활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여의주 간담회는 2007년도 발족해 한국여자의사회·대한여자치과의사회·대한여한의사회 각 단체 주관으로 매년 개최했으나, 의료기기문제 등 직능간의 첨예한 갈등요소로 인해 2013년 이후 잠정 중단됐다가 4년만인 지난해에 재개됐다. 

여성할당제를 실시하고, 여성에게 우선권을 부여하는 것이 말처럼 간단하지만은 않다. 남성의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고, 또 여성의 입장에서는 실력이 있어도 마치 여성 정책에 힘입어 덕을 본 것 같은 오해를 받을 수 있어 오히려 또 다른 역차별을 느끼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차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국가에서는 이러한 제도를 인위적으로 늘려서라도 여성 인재, 여성 리더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 좋은 방법일지 모른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7일 양성평등주간 기념식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손해를 보는 일은 우리 세대로 끝나야 하며 그렇게 되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밝힌 바 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손해를 봐서는 안 될 것이다. 한의계도 흐름에 맞게 함께 노력해나가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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