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784> - 『重訂遵生八牋』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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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784> - 『重訂遵生八牋』②
  • 승인 2017.07.08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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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안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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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가지 주제로 나눈 심신수양법

 

  지난 회에 이어 전20권 가운데 뒤쪽편의 수록 내용을 살펴보고자 하는데, 권별로 나누어진 본문의 내용을 주제별로 한데모아 설명하기로 한다. 권9~권10은 延年却病箋으로 吐納, 存想 등의 방법과 아울러 색욕을 경계하고 심신을 수양하며, 음식을 가려먹는 등의 양생하는 방도를 실어놓았는데, 건강장수를 위한 적극적인 호흡법과 자가 건강관리법을 제시해 놓은 것이다. 

◇ 『중정준생팔전』

  권11~권13은 飮饌服食箋으로 茶飮, 湯粥, 蔬菜, 䱜脯 등 일상식과 기호 식품 400여종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으며, 또한 부록으로 보건의약품 20여종, 음식처방 40여종에 대한 내용도 수록되어 있다. 예나 지금이나 먹고 마시는 음식이 양생 가운데 으뜸가는 중요한 요소라는 점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권14~권16은 燕閒淸賞箋으로 애호품을 감상하는 방법, 여러 가지 이름난 향 제품과 화초 재배법 등을 논술하였는데, 의약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갖고 있진 않다하더라도 이 모든 것들이 정신건강이나 심신수양법과 밀접한 상관성을 지니고 있다고 하겠다. 

  권17~권18은 靈秘丹藥箋으로 신기한 비전방과 효과가 뛰어난 경험방 각 30여종을 수록하였고 아울러 痰火, 眼目, 噎膈, 瀉痢, 痔漏, 癰疽 등을 치료하는 단방 100여종을 실어놓았다. 이미 당나라 때부터 비전해 온 수 많은 금석약과 단약 처방이 있었지만 대부분 이로 인한 부작용과 중독 증상이 발현되어 진즉부터 그 폐해가 논란이 되었다. 이 시기 方士들이 불사약으로 믿었던 金丹石藥류들은 점차 도태되고 안전한 초제약방으로 바뀌게 되었다.

  마지막 권19에는 塵外遐居箋이라 하여 고래로 숨어살던 隱士 100인의 事迹(歷代古隱姓氏)을 실어놓았기에 자칫 세월 속에 泯沒되어버릴 뻔한 고결한 인사의 養心治身하는 방도와 비결을 살펴볼 있게 하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중에는 巢父, 許由, 老萊子와 같이 상고시대에 살았던 전설적인 인물도 있고 도홍경, 손사막 같이 이름난 의인들도 함께 들어 있다. 여기까지 19권이 원서의 체제인 것으로 보이고 마지막 권20은 훗날 증보판에서 추록한 부분으로, 이상 앞에서 제시한 8가지 주제의 양생법(八牋)을 종합하여 목록화한 것이라 하니 다시 더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현대 의학문헌학적 평가에 따르면, 이 책은 전서의 내용이 풍부하고 양생학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문헌 가운데 하나이며, 비록 다소 허황되어 믿지 못하거나 잘못 알려진 내용도 들어있지만 그 가치가 결코 훼손되는 것은 아니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다만 국립중앙도서관 소장 일산문고본에 대해 몇 가지 특기사항을 첨언하자면, 각10책씩 2개의 포갑으로 묶어 보관에 애를 썼지만 제1책의 하단부가 심하게 습기에 침윤되어 裏題面과 서문이 부식으로 인해 훼손된 상태이다. 더욱 큰 문제점은 『增補遵生八牋』 원작의 권차와 현재 제본된 편차가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

  즉, 각권 표지에 기재된 권차와 실제 본문에 인쇄된 권차가 혼잡하게 섞여 찾아보기가 매우 어렵고 혼란스럽다는 것이다. 실사할 때, 이렇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였지만 별달리 납득할만한 표식이 없었다. 다만 포갑 이전에 표지가 훼손된 점 등으로 미루어, 오래전에 습해로 인해 책의 일부가 손상되자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각권의 표지를 개장하고 포갑을 다시 하여 보관한 것으로 짐작된다. 아마도 이 과정에서 원본의 권차와 개장 시의 표지 권차가 뒤바뀐 것으로 여겨진다. 현재는 이러한 상황이 전혀 인식되어 있지 않으므로 열람자가 매우 곤란을 겪을 것으로 보이며, 하루 빨리 권차 표기를 보정해야만 할 것이다.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안 상 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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