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초보>임상논문 보는법(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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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임상논문 보는법(15)
  • 승인 2017.06.3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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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우 이상헌

이준우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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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호트 연구

코호트 그리고 코호트 연구

알레르기 비염환자에게 소청룡탕을 처방한 군과 위약을 처방한 군의 비염스코어를 비교하는 임상연구는 치료기술이 개입된 실험연구이지만, 흡연이 폐암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연구는 관찰연구로 분류된다. 관찰연구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환자대조군 연구와 코호트연구이다. 코호트(Cohort)라는 것은 원래는 로마군단의 1단위(300~600명)를 말하는데 역학연구에 있어서는 어떤 주제로 연구 대상이 되는 집단을 의미한다. 역학적 관점에서 국가가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코호트를 선정하여 어떤 노출 원인이 질병에 영향을 주는지 수십 년 동안 관찰하는 연구를 코호트연구라 말하지만, 좁게는 어느 병원에서 특정 치료를 받은 환자를 코호트로 연구할 수도 있다. 

만일 우리가 흡연으로 인한 폐암질환 발생에 대해서 연구를 한다고 가정할 때, 환자대조군 연구는 폐암환자 100명과 정상인 100명을 모집하여 폐암환자의 과거 흡연노출 정도가 정상인과 얼마나 차이가 있었는지를 비교하는 연구이다. 반면, 코호트 연구는 대상 인구 집단 내에서 담배의 노출과 폐암의 발생을 지속적으로 관찰하여 담배를 피우는 사람에서 폐암발생률과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에서 폐암발생률의 차이를 통하여 흡연이 폐암을 유발시켰는지를 조사하는 연구이다. 따라서 환자대조군 연구가 코호트 연구에 비해서 좀 더 용이하나, 흡연의 폐암 발생에 미치는 인과적 영향은 코호트 연구가 좀 더 객관적으로 보여 줄 수 있다. 

담배가 흡연에 미치는 영향은 1-2년 내에 결과가 나올 수 가 없다. 따라서 코호트 연구를 통해서 관심 주제에 대한 결론이 나기까지는 너무나도 오랜 시간이 걸리고 따라서 비용도 많이 소모된다는 단점을 가진다. 

전향적 연구와 후향적 연구

코호트연구는 연구설계를 전향적뿐만 아니라 후향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전향적 연구설계는 현재 음주그룹과 비음주그룹을 나누어서 10년이나 20년간 추적 관찰한 연후에 심혈관질환의 발생비율을 비교하는 연구를 말하며, 후향적 연구설계 방식이란 거꾸로 이미 발생한 심혈관 질환 환자들의 과거를 추적해서 음주와의 관련성을 찾아나가는 연구를 말한다. 물론 후향적 연구방식에 비해서 전향적 연구방식이 여러 교란변수를 줄일 수 있다.
 

멘델리안 무작위배정

예를 든 음주습관은 남자냐 여자냐 그리고 나이에 따라 큰 차이가 발생하므로 우리가 선택한 연구주제인 음주와 심혈관질환에 둘 다 영향을 미치는 교란변수에 해당한다. 따라서 연구대상 코호트를 우리나라 인구 백만 이상 도시에 사는 사무직 40대 남성으로 국한하여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여러 교란효과를 없애고 10년 동안 심혈관질환 발생율을 추적 관찰하는 연구를 시행하였다고 하자. 그 결과 술을 전혀 먹지 않는 것에 비해 적당하게 음주를 하는 경우가 심혈관질환 발생율이 가장 낮았다는 연구 결과를 얻었고, 이를 통해 여러 주류회사들은 심혈관질환의 예방효과가 있다고 광고한다면 우리는 이를 어떻게 받아드려야 하는가? 이는 지난 편(임상논문보는법 14)에서 말한 A치료법의 예처럼, 술을 1주에 2-3잔 정도 마시는 경우가 경제적으로 좀 더 여유롭고 이 사람들이 오히려 운동이라든가 식이조절 등으로 평소 건강관리를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많이 포함되었기 때문에 이로 인해 심혈관질환의 예방효과를 가지는 것인데, 마치 소량의 음주 덕택에 심혈관 질환이 발생하는 것을 막았다는 잘못된 추론을 도출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 과연 이런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마찬가지로 무작위배정이 이를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연구를 하고자 우리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술을 먹고 안 먹고를 할당하여 RCT 임상연구를 진행할 수는 없다. 하지만 최근 유전학의 발달로 어떤 사람은 알코올분해효소가 왕성하고 어떤 사람은 그렇지 않은지 구분할 수 있게 되었고, 이러한 유전자의 차이여부를 가지고 음주섭취량을 무작위 배정할 수 있다. 이렇게 관찰연구가 가지는 한계점을 유전학을 이용해서 무작위배정이 가능하게 하는 방법을 “멘델리안 무작위배정”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술의 섭취여부가 알코올 분해효소에 의해서 영향을 받게 되나 여러 경제적 요인이라든가, 운동 및 식이섭취 등은 알코올분해효소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교란변수의 영향을 없앨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과거의 역학 연구가 소량의 음주가 건강에 좋다라고 보고하였으나, 최근 이러한 멘델리안 무작위배정을 통해서 소량의 음주 역시 건강에 좋지 않다는 보고가 되고 있다. 이 역시 임상연구에서 무작위배정 방식이 왜 중요한지 말해주는 좋은 예가 된다.

참고문헌) Association between alcohol and cardiovascular disease: Mendelian randomisation analysis based on individual participant data BMJ 2014; 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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