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국제 표준안 개발로 한의사들 안전하게 진료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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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국제 표준안 개발로 한의사들 안전하게 진료했으면”
  • 승인 2017.06.22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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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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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일회용 부항컵 국제 표준 이룬 이상훈 연구원(한국한의학연구원)

 

일회용 부항 사용 향후 의무사항으로 변화 될 수 있는 명분 마련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국내 연구진이 2014년 국제표준화기구(ISO)에 제안한 공기 배출형 부항컵이 전 세계 사용현황을 기반으로 국제 표준안과 시험방법을 확립해 지난 5월 ISO국제표준으로 최종 제정됐다. 프로젝트 리더 중 한 명인 한의학연 이상훈 박사에게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상훈 한국한의학연구원 연구원.

▶이번 국제표준 채택으로 인해 한의계가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한국은 부항에 관한한 세계 수준의 선진국이라고 자부해도 좋은 나라다. 일회용 부항의 사용을 국가에서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 최근에 해외에서 간염 등의 전파원인중 하나로 습식부항을 들고 있는데, 본 국제표준이 제정됨으로써 다른 나라들도 이러한 위험에서 보다 더 안전해질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조금 더 나아가 현재 여전히 권고사항 수준인 일회용 부항 사용이 향후 의무사항으로 변화될 수 있는 명분이 마련됐다고 할 수 있다. 

▶국제표준이 된 ‘공기 배출형 부항기’에 대해 설명해 달라.
부항기를 타입별로 크게 나누면 불부항과 같이 공기를 데웠다 식힐 때 발생하는 음압으로 시술하는 종류와, 진공펌프를 이용한 공기배출형 부항기 종류, 그리고 실리콘 부항처럼 구조물 자체가 팽창하면서 발생하는 음압으로 시술하는 종류가 있다. 이중 유리부항이나, 실리콘 부항 형태는 일회용으로 제작하기 적합하지 않다. 그래서 현재 한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공기배출형 일회용 부항이 가장 먼저 국제표준으로 개발됐다고 할 수 있다. 

의료기기 표준 개발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Basic Safety와 Essential Performance로 나뉘며 의료기기가 갖춰야 할 최소한의 안전과 필수 성능을 보장하도록 규정하는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국제표준’이 갖춰야할 최소한의 기준인 ‘호환성’ 또한 당연히 갖춰져야 하며, 미래 기술개발로 인한 신제품 개발을 방해하지 않도록 최소한만을 규정해야 한다. 

본 표준에서는 다양한 모양의 부항을 허용하되, 동일한 용량의 공기를 배출시켰을 때, 동일한 강도로 부항이 시술 될 수 있도록 부항기 내부의 용적을 규격화 하였고, 또한 제조사와 관계 없이 내경이 11mm인 펌프라면 어떤 부항기에도 사용될 수 있도록 배기구의 외부 직경을 11mm구간을 반드시 포함하도록 규격화했다.

또한 부항 시술 중 발생 가능한 최대 압력에도 견딜 수 있고, 가벼운 충격으로 손상되는 일이 없도록 않도록 최소 강도를 규격화 하였고, 시술도중 공기가 빠져 떨어지지 않도록 압력 유지성능을 규정했다.

습식부항과 건식부항을 구분하여 습식부항의 경우 일회용 부항으로 멸균을 의무화 하였으며 건식부항의 경우는 제조사로 하여금 재질에 적합한 소독 방법과, 최대 재사용 횟수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도록 함으로써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부항을 시술할 수 있도록 했다.
 

▶표준으로 채택된 과정이 궁금하다. 
국제 표준이 개발되는데 평균 3년 정도가 소요된다. 본 프로젝트의 경우 2014년에 교토 5차 ISO 총회에서 발표돼 개발이 승인됐다. 표준 개발 과정에서 국내 부항 제조업체를 모두 초청하여 개발 내용에 대해서 의견을 청취했다. 전 세계에서 판매되고 있는 플라스틱 부항컵을 모두 구매하고 각 부항의 규격과 형태 등을 모두 조사하여, 가급적 시장의 혼란이 적게 발생 하는 범위에서 표준안을 개발했다.
개발과정에서 가장 큰 논란이 있었던 부분 역시 습식부항 시술시 ‘일회용 부항’만을 사용하도록 하는 부분이었는데 기존 방식대로 소독해서 쓸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주장과, 감염위험 방지를 위해 일회용만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다가, 결국 환자의 안전성을 위해 습식부항시 일회용 부항만을 허용하는 것으로 최종 합의가 이루어졌고, 그 결과 현재의 국제 표준이 개발됐다.
 

▶우리나라와 중국 등의 부항컵의 차이는 무엇인가. 
부항컵에 특별한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중국은 아직까지 건식부항과 습식부항 모두 유리부항을 사용하고 있으며, 플라스틱 부항은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지난 2015년 세계표준의 날에서도 장관상을 수상했다. 국제표준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한국한의학연구원에 입사한 이후 우리가 사용하는 한방의료기기에 표준이 전혀 없다는 것을 알게됐다. 그 이후 ‘일회용 침’ 표준과 ‘뜸’ 표준 등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자연스럽게 표준화의 중요성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2012년 한국에서 열린 3차 ISO 총회에 참석하면서 ISO에 관심을 갖게 됐다.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현재 전침기 안전 규격과, 전침용 침의 시험방법의 국제 표준을 만들고 있다. 현재 한의원에서 사용되는 전침기는 양방용 저주파 자극기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자극 강도와, 전류량, 파형 등이 몸 안에 삽입하는 침 시술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은 경우들이 있으며, 전침 시술에 사용되는 침 또한, 어떤 침이 전침에 적합하고, 어떤 침은 적합하지 않은지 검사할 수 있는 방법이 아직까지 없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국제 표준안을 개발함으로써 보다 많은 한의사들이 안전하게 전침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다음 목표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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