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시국과 닮은 광해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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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시국과 닮은 광해군 이야기
  • 승인 2017.06.09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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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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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읽기 | 대립군

 

2012년, 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한 편의 영화가 개봉되었다. 그동안 폭군으로만 알려져 있던 광해군을 주인공으로 한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약 123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새로운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염원을 간접적으로 표현하기도 했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2017년, 또다시 광해군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인 〈대립군〉이 개봉되었고, 이전과는 다른 내용이지만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국민들이 원하는 지도자상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미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하고 난 후라 어떤 결과가 나올지 사뭇 궁금해진다.

1592년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선조는 어린 광해(여진구)에게 조정을 나눈 분조를 맡기고 의주로 피란한다. 임금 대신 의병을 모아 전쟁에 맞서기 위해 머나 먼 강계로 떠난 광해와 분조 일행은 남의 군역을 대신하며 먹고 사는 대립군들을 호위병으로 끌고간다. 대립군의 수장 토우(이정재)와 동료들은 광해를 무사히 데려다주고 공을 세워 비루한 팔자를 고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쓴다. 하지만 정체불명의 자객 습격과 왕세자를 잡으려는 일본군의 추격에 희생이 커지면서 서로 간에 갈등은 점점 깊어만 간다.
 

감독 : 정윤철
출연 : 이정재, 여진구, 김무열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대립군〉은 그동안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역사적 사실인 대립군들의 이야기 속에 어린 광해군과의 만남이라는 팩션을 통해 단지 과거의 이야기로 머무르는 것만이 아닌 현재 우리나라 정세와 비유하면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군역을 대신하는 대립군처럼 임금의 역할을 대신하는 또 다른 대립군인 광해군의 성장기로도 볼 수 있을 정도로 소심했던 광해군이 목숨이 위태로운 고통의 길을 걸으며 세자로서 거듭 나아가는 모습을 주되게 그리며 진정한 군주로서의 덕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가마와 용포 등 권세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 버려지거나 찢어지는 등 권력자들이 서서히 일반 백성들과 다름없이 변화되고, 결국에는 대립군들과 함께 전투에 나서며 하나가 되어 가는 모습들을 보여주면서 현재 우리 시대에 필요한 지도자의 모습이 무엇인지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역사적 사실로 인한 예측 가능한 결말은 전반적인 긴장감을 조성하는데 아쉬움을 남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립군 수장으로 나온 이정재는 광해군의 수행 무사 겸 멘토의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 내고 있으며, 광해군역의 여진구는 영화를 보고 나서 광해군이 어떤 사람인지 검색해 보게 할 만큼 애잔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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