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키 사태, 한의사는 억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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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아키 사태, 한의사는 억울하다
  • 승인 2017.06.06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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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예진 기자

전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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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협, “안아키 카페에서 주장하는 치료법 의학적 근거 부족”
한의학회, “운영자가 한의사라는 이유만으로 맹신해선 안 돼…한의학에 대한 악의적 폄훼 또한 멈춰야”

[민족의학신문=전예진 기자] 최근 안아키(약 안쓰고 아이키우기) 카페의 치료법이 인터넷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면서 큰 논란이 일었다. 병원 치료나 예방 접종을 하지 않고 자연적으로 면역력을 높여 아이를 키우겠다는 취지의 안아키 카페는 주로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육아 정보와 지식을 얻는 곳으로 회원 수가 6만여 명에 달할 만큼 일부 엄마들 사이에서는 꽤 유명했다. 카페 운영자인 ‘마음살림닥터’는 한의사인 김 모 원장인 것으로 밝혀졌는데 지난해 카페와 동일명의 책도 출판했다. 

안아키 치료법 중에는 ▲아토피를 앓고 있는 아이에게 햇볕을 쐬게 하기 ▲허벅지 전체 살이 벗겨질 만큼 화상을 입은 상처 부위를 40도의 뜨거운 물에 담그기 ▲배탈·설사 등의 장 질환에 숯가루 먹이기 ▲해독치료를 한다며 갓난아이에게 관장액 삽입하기 ▲수두 면역체계를 만들기 위해 일부러 수두 걸린 아이와 접촉해 감염 유도하기 등 비상식적인 방법들이 수두룩했다. 

이러한 치료법을 따라한 엄마들이 “진물이 나오고 24시간 중 20시간을 괴로워하는 것 같다”고 문의하자 “질문할 시간에 아이나 한 번 더 웃겨주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한다. 안아키 치료법을 따라하다 부작용을 경험한 엄마들 상당수는 3개월 만에 자연치유를 포기했다. 

 


이 카페는 소개 글을 통해 “평생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면역력과 마음, 그리고 육아를 맡은 엄마의 마음까지 회복해야 한다”며 “온라인 의료상담을 해주는 게 목적이 아니라 약 안 쓰고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도록 공부를 목적으로 하는 카페”라고 취지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안아키 카페에서는 따로 의학을 공부한 적 없는 일반인이 상담을 해주고 처방까지 내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맘닥터’라는 이름의 엄마들로, 카페 운영자였던 김 모 원장으로부터 1년 간 강의를 듣고 시험을 통과해야만 ‘맘닥터’ 자격이 주어졌다. 맘닥터들은 아픈 아이들의 엄마들이 쓴 글이나 사진을 보고 병명을 내리고 상태를 진단했다. 그리고는 해독이나 사혈침, 소화제, 숯가루 등의 처방을 내렸는데 이는 사실상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한다.

김 모 원장이 개설한 안아키 카페의 사태의 심각성이 갈수록 불거지자 한의협은 “안아키 카페에서 주장하는 치료법들은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며 의료인의 진찰과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영유아 등 아이 건강을 오히려 위태롭게 할 수 있는 행위”라며 “폐쇄 조치와 함께 불법행위 적발 시에는 엄벌에 처해야한다”고 지적했다. 한의학회도 “카페 운영자가 단지 한의사라는 이유만으로 해당 카페에서의 주장이 의학적 근거를 가지고 있다고 맹신해서는 안 될 것이며 나아가 악의적으로 한의학을 폄훼하는 사태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의협이 지난달 2일 안아키 카페에 대한 폐쇄 및 고발 요청을 한 뒤 안아키 카페는 곧 폐쇄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영자였던 김 모 원장은 유명 언론 매체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하거나 공중파 방송에 출연해 “부모에게 약을 덜 쓰고 자연 면역력을 길러주는 방법을 가르쳐 준 것일 뿐이며 거짓이 아니라 외국 논문에 내가 했던 치료법과 비슷한 사례가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 모 원장이 말한 치료법은 온찜질화상치료법으로 37도 이상의 뜨거운 물로 응급조치를 하면 피부 재생에 좋고 치료가 잘 된다는 주장이었다. 실제로 유럽 논문에 37도의 물이 17도의 물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내용이 담겨있었지만 사람이 아닌 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인데다가 이 논문에서도 현재는 20분 안에 차가운 물로 열을 식힐 것을 권장했다. 

결국 지난달 31일 한의협은 “해당 카페 운영자인 김 모 원장을 협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했으며 위법사항 적발 시 최고수위의 처벌을 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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