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굴의 오지랖으로 마을을 사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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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굴의 오지랖으로 마을을 사수하라!
  • 승인 2017.04.2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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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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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읽기 | 보안관

2017년은 여러모로 기억에 남을 한 해가 될 것 같다. 우선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 그로 인한 5월 대통령선거와 북한 문제 등 초반부터 굵직굵직한 국내외 사건들로 인해 국민들의 마음이 편할 날이 별로 없었지만 이를 한 순간에 없애주는 즐거운 일정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5월과 10월에 포진한 황금연휴가 상심한 국민들의 마음을 달래주기에 딱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직업에 따라 휴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만약 휴가를 제대로 보내기 힘들 경우에는 영화 한 편 보면서 근심걱정을 날려버리길 기원한다.

감독 : 김형주
출연 : 이성민, 조진웅, 김성균

과잉 수사로 잘리고 낙향한 전직 형사 대호(이성민)는 보안관을 자처하며 바다만큼 드넓은 오지랖으로 고향인 기장을 수호한다. 그러나 평화롭던 동네에 비치타운 건설을 위해 성공한 사업가 종진(조진웅)이 서울에서 내려오면서 기장 사람들의 분열이 시작되고, 때마침 인근 해운대에 마약이 돌기 시작한다. 종진의 모든 행보가 의심스러운 대호는 그를 마약사범으로 의심해 처남 덕만(김성균)을 조수로 나 홀로 수사에 나서게 된다.

일단 할리우드 서부극에서만 볼 수 있던 ‘보안관’을 제목으로 사용하여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보안관>은 활동 공간을 우리나라로 옮겼을 뿐 원래 뜻대로 마을을 지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로컬 수사극’이라는 홍보 카피처럼 작은 동네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우선 이 영화는 이성민, 조진웅, 김성균이라는 배우 3명이 한 번에 모여서 연기를 하고 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이미 여러 작품에서 진가를 나타냈던 배우들답게 다양한 감정들을 매우 자연스러운 연기로 선보이며 전반적으로 영화에 대한 흥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그로 인해 비록 젊은 꽃미남 배우들은 아니지만 요즘 말로 ‘아재미(美)’를 물씬 풍기며 ‘아재 히어로’ 영화로써 관객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또한 <범죄와의 전쟁>, <신세계>, <검사외전>의 제작진들이 참여한 작품답게 <보안관> 역시 배우들의 기존 이미지를 변화시키며 독특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들로 재탄생 시키며 범죄수사라는 무거울 수 있는 이야기를 적재적소에 웃음 포인트를 배치시키며 관객들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이야기로 표현하고 있다. 

물론 너무나 많이 봐온 부산 사투리 일색의 영화이자, 치밀한 과학수사가 대세인 시대에 저래도 되나 싶을 정도의 오지랖 행보를 일삼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억지웃음을 유발하려는 설정 같은 느낌이 들어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지만 옆집에 살아도 잘 모르는 도시 사람과 다르게 끈끈한 이웃의 정을 느낄 수 있는 푸근한 이야기들이 주·조연 가릴 것 없는 배우들의 현실연기로 이어지면서 전반적으로 영화를 편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한다. 전반적으로 큰 한 방은 없지만 소소한 재미가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보안관>을 통해 황금연휴를 좀 더 즐겁게 보내길 바란다. <5월 3일 개봉 예정>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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