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 보완의 의미 크지만 의료진 간 이해와 배려 선행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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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 보완의 의미 크지만 의료진 간 이해와 배려 선행돼야”
  • 승인 2017.04.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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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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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진의료기관 근무하는 한의사 3인이 느끼는 협진은?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공공의료기관 및 민간병원에서 협진을 실시하고 있는 현장에서는 어떤 것을 장단점 및 개선점으로 생각하고 있을까, 강형원 원광대산본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 김진원 국립중앙의료원 한방진료부장, 손지형 국립재활원 한방내과 과장에게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왼쪽부터) 강형원 교수, 김진원 부장, 손지형 과장

▶협진을 함에 있어서 장점은 무엇인가.

강형원: 협진은 중복진료가 아닌 상호보완의 의미가 크다. 협진의 가장 큰 장점은 치료효율과 환자의 만족도에 있다.


김진원: 환자에게 복합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치료만족도를 높이고, 또한 의료진의 치료목적을 달성하게 하는 것이 장점이다. 임상연구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가지는 양방의 일괄적인 치료를 한의약이 보완할 수 있다는 점과 환자 각자의 특성과 체질에 대한 이해가 높으나, 현대적 임상연구 및 통계적 유의성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약점을 가지고 있는 한의약에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결론적으로 협진은 ‘환자의 치료받을 권리를 증진시키기 위한...’이라는 목적에 매우 부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손지형: 질병의 치료에 한의학과 의학을 적절하게 잘 적용한다면 각각의 효과 이상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하겠다. 더 연구가 되어야 할 것이지만 가장 이상적인 협진이 시행된다면 실제 환자에게 투입되는 의료자원이 각각의 진료를 시행하였을 때보다 더 적어질 수 있을 것이다. 환자가 보다 효율적인 진료를 받기 때문이다. 또한 협진을 하기 위해서는 양 의료진간의 이해와 배려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므로 협진은 의사를 위한 제도라기 보다는 환자를 위한 제도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개선해나가야 할 점은 무엇인가. 

강형원: 2016년부터 실시된 의·한 협진 시범사업을 통해 동일목적, 동일질환에 대해 의과행위, 한의과 행위가 같은 날에 발생해도 후행행위도 급여가 인정되는 것은 좋은 정책적 대안이라고 생각이 든다. 추가적으로 의·한 협진 수가가 책정되어 병원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게 하고, 질환별 특성화 협진병원 지정을 통해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협진병원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유도하는 게 필요하다. 

김진원: 개인적인 의견으로 각 의료기관의 개선점과 행정적·제도적 개선점으로 나눌 수 있다. 우선 각 의료기관에서는 협진의 근본 목적인 ‘환자의 치료받을 권리를 증진시키기 위한 의학적 행위’에 충실해야 한다. 물론 경영적인 측면 및 환자의 요구 등을 무시할 수는 없으나 협진이라는 명분하에 시행되는 과도한 비급여 진료행위, 동일한 치료법의 중복 진료는 피해야 한다. 동일한 의료기관 내에 한양방 진료과가 공존하는 기관 내 협진은 해당되지 않겠지만 그렇지 않은 기관 간 협진의 경우 협진을 시행하는 협력 진료과의 행위는 모두 외래로 산정되어 수납 처리되는 문제가 있다. 환자는 수납과 보험처리에 불만을 가지게 되고, 의료진은 협진절차의 불편함 때문에 장애요소로 작용된다.

앞으로는 협진에 대한 의무기록과 기관간 협의라는 근거만 있다면 이를 입원 시에 행한 협진으로 인정해주는 것이 필요하겠다. 또한 감염성질환에 대한 협진의 가능성을 위해서라도 한방진료과만 단독으로 있는 의료기관에도 격리병실의 적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한방진료과만 단독으로 있는 의료기관에서의 격리병실은 급여화가 되지 않아 환자와 보호자가 그 사실을 숨긴다든지 아니면 상급병실료를 지불하는 부담을 안고 입원치료받는 상황이 심심찮게 보여지고 있다. 그 외에 협진수가나 여러 행정적인 절차에 대해서는 대부분 공감하는 내용으로 사료되어 생략하기로 한다.

손지형: 어떤 경우에 혹은 질환에 의과치료가 더 효과적인지 한의과치료가 더 효과적인지에 대한 연구가 많지 않다. 따라서 의학과 한의학이 동시에 혹은 순차적으로 적용 될 때 얼마나 효과적인지 혹은 비용효과적인지에 대한 연구가 많이 필요하다. 각각의 학문에 대한 근거들을 토대로 하여 연구하고 프로토콜을 만들어간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이상적인 협진 시스템은 무엇인가. 

강형원: 모든 질환이 협진의 대상이 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공감대가 형성된 가능한 질환위주로 의사, 한의사가 협력해서 보는 게 우선이다. 또한 환자가 힘든 동선을 따라 왔다갔다는 것이 아니라, 의료인이 직접 다가가서 필요한 의학적 진료를 하는 환자중심 맞춤형 협진이 좋은 것 같다. 즉 질환중심, 환자중심 맞춤형 협진이 이상적인 시스템이 아닌가 싶다.   


김진원: 먼저 협진을 의뢰하는 주치의와 의뢰받은 협력의 사이에 문서 또는 각종 통신수단을 통해 서로간의 진료계획과 치료방법을 공유한다면 이는 벌써 올바른 협진이라 생각된다. 다시 말해 협진은 일차적으로 각자의 의료기술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더 나아가 치료효과를 극대화시키는 의료서비스이라는 점을 재차 언급하고 싶다. 따라서 협진을 단순히 양적으로 부풀리는 경영적 측면에서의 도덕적 해이를 피하고 협진이 필요한 환자를 선별하여 시행하는 우리나라 고유의 강점을 가진 고급 의료서비스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손지형: 의학이 할 수 있는 부분 한의학이 할 수 있는 부분을 서로 잘 이해하여 유기적이고 능동적으로 진료하는 것이다. 환자의 질병에 대해 진단부터 치료까지 의사와 한의사가 공동으로 진료하고 의견을 교환하며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환자를 위해 가장 이상적인 협진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협진에서 우선적으로 해결해야할 문제는 의료진 간 불신이라고 하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어떤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강형원: 우선 의사, 한의사 서로의 진료 영역과 학문에 대한 관심과 존중이 필요하다. 관계적 교류에서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함께 컨퍼런스를 통한 의학적 교류는 협진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또한 서로 협진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 협력했을 때 이에 대한 확실한 협진수가의 적용 및 확대는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만한 정책이다. 


김진원: 우선적으로 해결해야할 문제가 각 의료진 간 불신이라는 점에서 이의는 없다. 하지만 이는 국가가 정책적으로 해결하기에 한계가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의료진 간 불신’이라는 용어 자체에서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기준이 개입하고 있으며, 이런 상황은 단지 한의사와 양의사 간의 문제는 아닐 것이고 현재 동일 직종 내에서도 충분히 있기 때문이다.
각 직능 단체 간에 이해와 협력, 상호 존중이 돼야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올 것으로 본다. 협진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며 반드시 협력해주는 타 직종 의료진이 있어줘야 하는 것이다. 과연 이와 같은 현실을 냉정하게 판단하여 누가 먼저 관용과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로 손을 내밀는지가 궁금하다.


손지형: 의료진 간의 불신보다는 이해부족으로 표현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반드시 의대 한의대 교육과정에서부터 서로의 학문을 이해할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서로의 학문을 이해하지 않고는 절대 필드에서 협진을 할 수 없다. 협진을 시행하는 병원의 경우 컨퍼런스 등을 통해 서로의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

가장 좋은 것은 의사와 한의사가 동일 질환에 대해 꾸준히 연구할 수 있는 펀드를 국가에서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관심질환에 대해 서로 연구를 하다보면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장이 만들어지고 그 결과를 공유하여 협진의 근거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속적으로 의사와 한의사가 만나 연구하고 의견을 교환하면 의학과 한의학의 장점을 적절하게 배합해 환자치료에 적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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