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초보>임상논문 보는법(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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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임상논문 보는법(11)
  • 승인 2017.04.07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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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우 이상헌

이준우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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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항암제로 유발된 구내염에 대한 반하사심탕의 효과

 

■ 논문소개
지난 시간에 소개한 치매는 뇌세포의 소멸에 따른 병리적 질환이라면 암질환은 반대로 세포가 과잉 성장 및 분열에 따른 병이다. 두 병 모두가 현재 우리사회가 많은 의료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대표적 질환이고, 지금보다 앞으로 그 부담이 클 것이 자명하다. 이번에 소개할 논문은 우리보다 이런 사회적 문제를 먼저 경험한 일본이 한의학을 이용하여 암환자에게 어떤 치료전략을 구사하는 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제목은 “Double-blind, placebo-controlled, randomized phase II study of TJ-14 (Hangeshashinto) for infusional fluorinated-pyrimidine-based colorectal cancer chemotherapy-induced oral mucositis”로 저널 Cancer chemotherapy pharmacology에 2015년 출간되었고 저자는 일본 의과대학 외과의들이다.

현대 여러 질환의 치료에 있어서 삶의 질이라는 척도를 매우 중요시하고 있다. 이것은 종양질환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외과적 술기에서도 이전에 광범위한 절제술에서 최소 침습적인 수술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임상에서 암환자들 역시 이전에 얼마나 오래 살 수 있는가를 고민하였지만, 지금은 오래 못 살더라도 사는 동안 아프지 않고 살기 바란다. 본 연구에서 주제로 삼은 구내염 역시 암환자들에게서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대표적 증상이다. 혹시 구내염을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하는 독자가 있을 수 있는데, 항암제 유발 구내염의 경우 종양질환의 성격상 항암제 치료가 2주에서 3주 사이클로 진행되고 예정된 스케줄을 끝내야하므로 한 번 생긴 구내염이 항암치료를 받는 동안 쉽게 낫기 어렵다. 더욱이 구내염으로 인한 통증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이차적으로 음식물 섭취가 어려워져 체중감소 및 체력저하가 뒤따르게 되고 감염의 위험성을 높이며, 결국에는 생존기간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된다.

◇그림1. 반하사심탕(TJ-14)와 위약군간에 WHO 2단계 이상의 구내염 발생기간 차이

본 논문에서 언급한 TJ-14는 반하사심탕을 말하는데, 기존 여러 연구를 통하여 반하사심탕이 프로스타글란딘 E2을 비롯한 여러 염증물질을 억제하는 효과가 관찰되었고, 일본에서 2011년에 시행한 항암제 유발 구내염 14명에 반하사심탕을 국소치료하여 임상적으로 13명에서 효과가 관찰된 예비연구가 있다.

[대상] 
대상 선정 기준에서 사용한 지표는 WHO grade인데 구내염 증상 심각도를 구분하여 가장 경미한 1단계는 구강내 홍반 및 아픈 느낌을 호소하고, 2단계는 홍반 또는 궤양이 관찰되나 고형 음식물을 삼킬 수 있는 상태이다. 중증 상태인 3단계는 광범위한 홍반과 더불어 궤양이 관찰되어 음식을 삼킬 수 없고, 더 진행된 4단계는 구내염으로 말미암아 영양공급이 어려운 상태를 의미한다. 
본 연구 대상자는 대장암 환자에게 사용되는 5FU 기반 항암제인 FOLFOX, FOLFIRI, 또는 XELOX 투여로 인하여 WHO 1단계 이상의 구내염이 발생한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모두 19개 기관이 참여하여 707명의 대장암 진단하에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가운데 1단계 이상의 구내염이 발생한 93명을 선별하여 치료군에 46명, 대조군에 47명이 배정되었다.

[연구 디자인]
본 연구는 우리가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다기관 이중맹검 무작위 대조군 연구이다. 치료군과 대조군에 어느 항암제군이 몰려 있다면 이 역시 비뚤림(bias)이 되어 결과 해석이 잘못 될 수 있기 때문에 투여 받는 항암제 변수를 구분하여 (이를 ‘stratify, 층화’라고 표현한다) 치료군과 대조군에 사용한 항암제가 영향을 받지 않도록 무작위 배정하였다. 그 외 층화변수로서 대장암의 진행정도, 나이, 참여기관 등을 선정하였다. 
항암제를 투여받은 첫째 날부터 2주간 지속적으로 하루 3회 반하사심탕으로 가글하였고, 대조군의 경우에는 반하사심탕과 유사한 맛과 향을 가지나 다른 성분의 약을 사용하였다. 그 외 다른 구내염 관련 치료나 가글액의 사용은 금하였다.

[평가]
의미 있는 평가 항목은 크게 두 가지인데, 첫째는 ‘반하사심탕이 구내염이 심해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느냐?’이고 둘째는 ‘반하사심탕이 심한 구내염의 지속시간을 줄일 수 있느냐?’이다. 
그래서 항암제 투여 지속으로 인해서 2단계 이상 구내염이 발생하는 비율을 일차 평가지표로로 선정하였으며, 2단계 이상 구내염이 지속되는 기간을 이차 평가지표로 선정하였다. 매주 3회씩 구내염의 양상 및 증상을 평가하였고, 그 외 안정성 지표로서 생화학적 검사 및 일반혈액학 검사를 시행하였다.

[결과]
연구 결과 구내염이 2단계이상 발생한 환자의 숫자가 반하사심탕군에서는 48.4%이고 대조군은 57.4%로 다소 반하사심탕이 효과적으로 보이나 통계학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여주지 못했다(p=0.41). 그러나 2단계 이상의 구내염 발생기간이 대조군은 10.5일인 반면, 반하사심탕을 복용한 환자는 5.5일로 절반으로 줄었다. 다시 말하자면 반하사심탕이 중증의 구내염 발생을 줄이지 못했지만 회복에는 유의한 효과를 보인 것이다(p=0.018). 안전성 측면에서 부작용은 항암제 치료에 따른 것이었고, 반하사심탕으로 인한 부작용은 경미하였다.

■ 해설
앞서 언급하였듯이 삶의 질을 강조하는 의료환경의 변화로 인하여 한의학적 치료법의 폭넓은 활용이 필요하다. 특히나 종양질환과 같이 양방치료가 가지는 부작용이 매우 큰 질환일수록 그 역할이 크겠다. 
일차 평가지표인 2단계이상 구내염이 발생한 비율은 5편에서 언급한 카이제골검정으로 평가하였으며 이차 평가지표인 2단계 이상 구내염의 지속기간을 Kaplan-Meier라는 생존분석 통계방법을 이용하여 검정하였다. 일반적으로 생존분석은 사망하게 되면 탈락하게 되지만, 이번의 경우는 구내염이 호전되어 2단계 밑으로 떨어지면 탈락하게 된다. 
x축을 시간의 흐름으로 볼 때, y축은 전체 환자가운데 2단계 이상 구내염환자 비율로 보여주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처럼 두 군 간에 곡선이 뚜렷이 분리되어 있을수록 통계학적 차이가 커지게 된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대조군에서 대략 20%환자는 관찰기간 70일까지 구내염이 회복되지 않았고 반하사심탕군은 20여일 후에는 거의 회복된다는 것이다(그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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