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정부의 탕약현대화 사업이 발표된 지 80여일이다. 그 사이 한의계에서는 “해야 된다”와 “우려 된다”로 의견이 갈렸다. 이들은 “조제과정을 표준화 해, 탕약표준 조제시설을 만드는 것이다”와 “결국 한의사의 조제권을 박탈하고 의약분업으로 가는 것”을 주장하며 대립하고 있다.
우선 “우려 된다”는 쪽은 복지부에서 원내 탕전에 미칠 영향이 없다고 하지만 국가에서 재정을 들여 벌이는 사업에 참여한 한의원과 그렇지 않은 한의원을 일반인들이 같은 시각으로 보지 않을 것을 걱정하고 있다. 이 사업을 알리는 과정에서 국민들은 원내탕전을 하는 한의원에 부당한 선입견을 갖게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또한 초기에는 한의사의 처방 가감 및 고유처방 등을 조제, 탕전 할 수 있게 했으나 탕전 시설을 포기한 한의사들 입장에서는 표준 처방 요구에 맞설 수 없다고 한다. 아울러 지금의 원외탕전실과 한방병원의 조제, 탕전 시스템을 두고도 실질적인 의약분업이라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원거리에 있는 시설에서 처방의 조제를 시행하는 것은 결국 실질적으로 첩약의약분업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 “해야 된다”를 주장하고 있는 쪽은 한의사가 가감을 못하게 하는 게 아니며 조제과정을 표준화 하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또 현재 원외탕전실을 어떻게 관리해야 한다는 규정 자체가 없어 한의사들은 자신이 처방한 탕약을 책임져야 함에도 어떻게 관리될지 모른다는 불안정성에 놓이게 된다고 한다. 외식업계가 시행하고 있는 오픈 키친의 유행, 불경기가 오래될수록 프랜차이즈가 확대되는 현상이 대표적인 예라며 한의원도 시간이 지나면 탕전시설을 오픈하는 곳이 하나 둘씩 나올 것이라는 예측이다.
현재 안은 일부 대학병원이나 시도지부 등의 거점을 두고 품질 부분에서 선도할 수 있는 원외탕전원을 설치하고 그곳에서 나오는 표준안이나 선도 분야들을 다르 원외탕전원에 전파해 계도해나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