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초보>임상논문 보는법(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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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임상논문 보는법(9)
  • 승인 2017.03.10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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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우 이상헌

이준우 이상헌

mjmedi@http://


NEJM의 만성요통 침치료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지난번에 여러 저널을 검색하는 사이트에 대한 소개를 하였는데, SCI에 속하는 저널 숫자만 해도 현재 3745개 저널이 있고, 여기에 확대된 SCIE저널은 8872개가 된다. 이를 관리하는 Thomson Reuters 회사는 매년 저널을 평가하여 새로운 저널이 SCI에 등재되기도 탈락되기도 하므로 총 저널 숫자는 매년 바뀌게 된다. 대학교를 등급을 매겨서 각 학과별로 제일 좋은 대학을 선정하여 발표하는 것처럼 8000종이 넘는 저널을 평가하는 기준에 대표적인 것이 임팩트팩터(IF, impact factor), 다시 말해 논문의 인용지수이다. 물론 이러한 평가에 대하여 비판적인 시각이 존재하고 SCI에 속하는 저널에 출간된 논문만이 훌륭하다는 것은 편견이 될 수 있다. 지난 번 고혈압 논문의 경우처럼 비록 저널이 SCI저널에 속하지 않더라도 좋은 논문이 숨겨져 있을 수 있다.

대학의 평가에서 전통적으로 하버드대학이 1등 대학이라고 생각하고 그 순위는 크게 바뀌지 않는다. 그렇다면 임상의학관련 논문으로 최고의 저널은 무엇일까? 그 저널은 바로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로 알려져 있다. 줄여서 NEJM이라고 흔히 말하는데 2015년 임팩트팩터가 59.558이다. 우리가 친숙하게 알고 있는 ‘Cell’, ‘Nature’, Science’ 저널을 합쳐서 CNS journals 이라 부르는데, 이들 저널의 임팩트팩터가 20에서 30이므로 NEJM이 가지는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그럼 과연 이런 NEJM에 실린 한의학 논문은 있을까? 답은 있다. 물론 우리가 널리 알고 있는 광방기 약재로 인한 한약의 신장암 유발 부작용을 소개한 논문도 있지만 만성요통의 침치료의 가능성에 대하여 소개한 논문이 당당히 2010년에 “Acupuncture for Chronic Low Back Pain”이라는 제목으로 실렸다.

 

논문의 내용

이 논문은 앞서 소개한 RCT 논문과 같은 임상논문 형태로 구성되어져 있지 않고, 45세 건설업에 종사하는 한 환자를 소개하고 간헐적 만성 요통으로 7년 동안 내과의사에게 진료를 받아오다가 4개월 전부터 통증이 악화되어 진통제, 스테로이드 주사, 물리치료 등 할 수 있는 양방치료를 다 받았지만 증상이 개선되지 않아 침치료를 받으면 어떨지 문의하는 것으로 논문은 시작한다.

만성요통의 경우 성인의 대부분이 경험하는 질환이지만 대개의 경우(85%) 원인을 알기 힘들고 이로 인한 의료비용이 900억달러 이상으로 추산된다고 소개한다. 그리고 MRI 영상으로 구조적 이상이 실제 환자의 증상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서 해부학적 기반의 치료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만성요통의 질환적 특징으로 말미암아 침치료의 가능성을 소개하는 기전연구들과 경락과 득기 등의 한의학적 용어에 대한 설명한 후에 임상적으로 접근한다.

이 논문에서는 크게 세 가지 연구결과를 소개하고 있는데, 하나는 2008년도에 발표된 메타분석이고 다른 두 가지는 독일에서 시행된 대규모 임상연구 2편이다. 메타분석에서는 총 6359명의 만성요통환자의 침치료의 유효성을 평가하였고, 독일 임상연구는 각각 1162명과 3093명의 만성요통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연구를 진행하였다. 그리고 그 결론은 모두 침치료가 가짜침 치료에 비해서는 유의하게 효과가 차이나지 않지만, 치료를 하지 않거나 기존의 치료에 비해서는 유의하게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독일의 대규모 임상연구 2편에서는 침치료와 가짜 침치료 모두 양약 물리치료 운동과 같은 기존의 치료에 비해서는 상당히 유의하게 효과가 있다.(P<0.001) 가짜침 치료는 주로 혈자리가 아닌 위치에 침을 얕게 놓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그래서 저자들은 만성요통에 침치료를 함께 적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데, 대표적 만성요통 치료 경락으로 족태양방광경, 족소양담경, 독맥 3 경락을 소개하고 혈자리로 신수, 대장수, 위중, 요양관 및 환도를 추천하고 그림으로 위치를 소개하고 있다. 침치료 기간으로 최소 주 1-2회 간격으로 총 10-12회 시행하여 효과 여부를 판정하여야 하고 비용은 치료 회당 65에서 125달러가 소요된다고 한다. 덧붙여 침치료의 장점으로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것인데 경미한 부작용이 전체 케이스에서 0.1% 관찰되는데 대개가 침 맞은 부위 통증, 오심 구토, 및 어지러움증 등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종종 악의적으로 침치료의 감염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데 반해 본 논문에서 소개된 부작용에는 감염이 언급되어져 있지 않다.

끝으로 앞서 45세 환자는 MRI검사상 종양이나 감염증후가 관찰되지 않으므로, 향후 8주 동안 침을 놓을 수 있는 의사나 미국침구협회에 등록된 침구사에게 침치료 받을 것을 권유하였다고 끝을 맺고 있다. 그리고 이 환자의 호전여부는 소개하지 않고 있다.

 

미국내과학회 만성요통치료 권고

미국내과학회(the American College of Physicians)에서 올해 2월 14일 만성요통 치료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였다. 그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운동 재활치료 침치료 명상치료(exercise, multidisciplinary rehabilitation, acupuncture, mindfulness-based stress reduction)와 같은 비약물치료를 우선적으로 선택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러한 권고 역시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과 같이 영향력 있는 논문에서 만성 요통에 침치료를 적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데서 영향력을 받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한의 임상을 시행하는 한의사들의 경우, 주요 논문들을 읽고 우수한 연구성과들을 숙지해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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