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 766> - 『新字典』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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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 766> - 『新字典』②
  • 승인 2017.02.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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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안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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朝鮮光文會의 고전간행과 애국계몽운동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이 사전은 일제강점기 최남선이 朝鮮光文會를 통해 민족계몽운동 차원에서 전통문화와 신지식을 보급할 목적으로 펴낸 도서 가운데 하나이다. 여기에는 石儂 柳瑾(1861~1921)이 순한문으로 쓴 ‘新字典序’와 당시 25세의 六堂 崔南善(1890~1957)이 국한문을 혼용하여 작성한 ‘新字典叙’, 2가지의 서문이 실려 있다.

유근은 1895년 김홍집 내각에서 탁지부 주사로 근무한 경력이 있으며, 1896년에 결성된 독립협회에 가입하여 각종 토론회를 주도하며 애국계몽운동을 펼쳤다. 또 1898년 남궁억, 장지연과 함께 「황성신문」을 창간하여 주필, 사장을 역임했다. 1905년 장지연이 을사조약 체결에 격분한 나머지 ‘是日也放聲大哭’이라는 논설의 마지막 부분을 끝맺지 못하자 유근이 완성하였다는 일화가 전해지고 있다.

또한 그는 만민공동회 사건으로 일경에 체포되었으며, 1906년 대한자강회, 1907년 신민회에서 국권회복을 위해 활동하였다. 또 중앙학교 초대교장, 동아일보 편집고문을 지냈다. 계몽운동가이자 언론인, 대종교 지도자였던 그는『신정동국역사』,『신찬초등역사』등 역사서를 펴냈으며, 安鍾和와 함께『초등대한지지』(1907)도 집필하였다.

이 자전을 발행한 경성 신문관은 1907년 여름 일본에 있던 최남선이 귀국하여 부친에게서 받은 돈으로 설립한 출판사였다. 원래 유근이 완성한 『한문대자전』이라는 원고가 있었으나 출판 사정으로 간행하지 못하고 있다가 신문관에서 내용을 축소하여 간행하게 된 것이다. 신문관에서는 한국 최초의 종합 잡지인 「소년」과 「붉은 저고리」, 「아이들 보이」, 「새별」, 「청춘」 등의 잡지를 발행하였다.

최남선은 1910년 12월에 신문관 2층에서 고전 간행 및 귀중 문서의 수집, 편찬, 개간을 통하여 민족고전과 전통을 보존하고 전파하는 것을 목적으로 조선광문회를 발족하였다. 행림서원판 『향약집성방』서문이나 도서목록에 보면 이 역시 애초에 조선광문회 간행 계획에 들어있었으나 이태호의 요청을 받아 들여 협조하였음을 밝히고 있다.

조선광문회에서는 그 첫 작품으로 『동국통감』과 『열하일기』를 간행하였고, 『한문대자전』이 2번째 사업이었다. 당초에는 180여 종의 고전을 중간한다는 계획이었으나 대부분 수포로 돌아가고 『동국통감』,『해동역사』,『대동운부군옥』,『경세유표』,『삼국사기』,『삼국유사』,『발해고』,『택리지』,『산경표』,『용비어천가』,『성호사설』,『이충무공전서』등 20여 종을 간행하는데 그치고 말았다.

조선광문회의 설립자이자 이 책의 서문을 쓴 최남선은 시인이자 역사학자였으며, 민족문화를 전파하는 출판인으로 활동하였다. 그는 1890년 觀象監에 근무했던 최헌규의 둘째 아들로 서울에서 태어났다. 일찍이 12세였던 1901년 「황성신문」에 ‘대학흥국책’을 투고한 바 있고 1902년에 경성학당에 입학, 1904년에는 대한제국 황실유학생으로 뽑혀 동경 부립 제일중학교에 들어갔으나 3달 만에 자퇴하여 귀국하였다. 1906년 와세다대 지리역사학과에 입학하였지만, 이듬해 경술국치 문제로 학교와 다투다 격분한 유학생들과 함께 자퇴하였다.

최남선은 1909년 안창호와 청년학우회를 설립하였으며, 1919년 ‘독립선언문’을 기초하여 투옥되었으며, 이로 인해 1921년 10월까지 2년 6개월 동안 수감되었다. 출옥한 이후에 1922년 東明社라는 출판사를 세워 잡지「동명」을 발간하는 한편, 역사연구에 전념하였다.

그러던 그는 1928년 총독부의 조선사 편수위원회에서 활동하게 되면서 점차 친일행각을 이어갔고 광복 이후 친일 반민족 행위자로 낙인찍혔다. 하지만 그는 젊은 시절부터 국학진흥과 역사연구, 고전 간행 등 민족문화 선양에 크게 이바지 하였으며, 우리 민족의 의학전통과 역사연구에 기여한 점 또한 간과할 수 없는 공로라 하겠다.

 

안 상 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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