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에는 자신의 분야에서 긍정적인 마스터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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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에는 자신의 분야에서 긍정적인 마스터가 되길
  • 승인 2016.12.2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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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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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마스터

그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2016년이 지나가고 있다.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사건들은 전 국민들을 들었다 놨다 하고 있으며, 작년에 개봉했던 <내부자들>의 이야기와 같은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면서 마치 영화와 같은 세상에서 살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하고 있다. 사실 영화는 영화로 끝나야 하지만 최근 현실은 영화보다 더한 상황을 보여주며 2016년을 보내는 시점에서 안타까움이 더 크게 느껴진다. 그래서 현실을 반영하는 영화들이 어느 때보다 많이 제작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이번에 개봉한 <마스터> 역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사건을 모티프로 하여 제작된 영화이기에 많은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상영 초반부터 큰 흥행 성적을 낳고 있다.

화려한 언변, 사람을 현혹하는 재능, 정관계를 넘나드는 인맥으로 수만 명 회원들에게 사기를 치며 승승장구해 온 ‘원 네트워크’ 진현필 회장(이병헌)을 반 년간 추적해 온 지능범죄수사팀장 김재명(강동원)은 진회장의 최측근인 박장군(김우빈)을 체포한 후 원 네트워크의 전산실 위치와 진회장의 로비 장부를 넘기라고 압박한다. 뛰어난 프로그래밍 실력과 명석한 두뇌로 원 네트워크를 키워 온 브레인 박장군은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을 감지하자 빠르게 머리를 굴리기 시작한다. 김재명은 진회장은 물론 그의 뒤에 숨은 권력까지 모조리 잡기 위해 포위망을 좁혀가지만 박장군은 오히려 이 기회를 틈타 돈도 챙기고 경찰의 압박에서도 벗어날 계획을 세운다.

이병헌, 강동원, 김우빈이라는 초대형 스타 캐스팅만으로도 개봉 전부터 많은 이슈를 모았던 <마스터>는 배우들의 열연과 함께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 필리핀에서 벌어지는 카 체이싱 장면 등 풍부한 볼거리들을 선보이며 개봉 1주일 만에 320만명의 관객들을 동원하며 연말 극장가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감시자들>을 연출했던 조의석 감독의 작품인 <마스터>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평소 잘 다뤄지지 않은 특수 경찰들을 중심으로 사회악들을 체포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여기에 평소 악역을 하지 않았던 정우성을 악역으로 변신시켰던 것과 마찬가지로 오랜만에 악역에 도전하는 이병헌의 능수능란한 희대의 사기꾼 연기는 매우 흥미롭다. 또한 이병헌과 강동원 사이에서 왔다갔다하는 캐릭터의 모습을 제대로 표현한 김우빈의 재발견과 보고만 있어도 눈호강을 하는 강동원의 연기 등이 실제 사건을 연상하게 하는 이야기와 제대로 어우러지며 분노와 큰 재미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마스터>는 영화 속 대사처럼 건국 이래 최대의 게이트를 만들겠다는 호기로운 발언과 달리 실제로 터져 버린 최대의 게이트에 그 내용이 묻혀버리며 <내부자들>과 같은 느낌을 원했던 관객들이라면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을 정도로 현실 사건을 기반한 단순한 오락영화 같은 느낌이 들 수도 있다. 그리고 2시간 23분이라는 긴 러닝타임과 여느 영화와 마찬가지인 예상 가능한 결말 등은 좀 더 치밀한 사건 전개와 복합적인 캐릭터들로 구성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하지만 감독이 전달하려는 주제는 확실하게 전해지면서 2017년에는 이런 내용이 영화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나타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한다. 마지막으로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간 후 짧은 쿠키 영상이 준비되어 있으니 끝까지 확인하길 바라며 2016년을 잘 마무리하고, 2017년에는 자신의 분야에서 긍정적인 마스터가 되길 기원한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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