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질병분류 전통의학 챕터 개발 순항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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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질병분류 전통의학 챕터 개발 순항중
  • 승인 2016.12.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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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란

이종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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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WHO ICTM 개발 경과와 의의

한의계에 많은 성과와 변화가 있었던 2016년, 그 중 한국이 참여하고 있는 WHO ICTM 프로젝트는 여러 면에서 진전이 있었던 한해였다.

WHO ICTM(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Traditional Medicine, 전통의학 국제분류체계)란 전통의학의 국제표준용어를 근간으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분류체계를 만들고 일부 구성요소인 병증진단분류체계를 WHO ICD(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s, 국제질병사인분류) 11차 개정판에 새로운 챕터로 포함시키는 프로젝트이다.

세계적으로 전통의학에 대한 관심과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전통의학의 사용을 객관적·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집계할 수 있는 도구가 없는 실정이다. 이를 해결하고자 2006년 WHO/WPRO (Western Pacific Regional Office,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지역사무처)를 중심으로 전통의학 국제분류체계 개발에 착수했다. 2007년 공식적으로 WHO ICD의 한 챕터로 전통의학 국제분류체계 개발이 승인되고 2010년 한·중·일 3국의 예산이 지원됨에 따라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되었다. 한국은 이미 한의분류체계를 보유한 국가이며 KCD(Korean Classification of Diseases,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를 사용 경험이 축적되었기 때문에 초기 단계에서부터 KCD의 내용과 한국 전문가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되었다.

WHO ICD 11차 개정판에 포함될 전통의학 챕터는 올 한 해 여러 과정을 거쳐 완성도를 높였다. 2015년까지 개발된 전통의학 챕터 베타 버전을 바탕으로 국제 Peer Review(동료평가)를 실시하고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수정했으며 관련 회의를 개최했다. 지난 7월 25일부터 29일까지 중국 상하이에서는 WHO, ICTM PAG(Project Advisory Group, 프로젝트 자문그룹) 위원, 한‧중‧일 전문가와 프로젝트 실무진이 참여한 가운데 ‘Editorial Working Group Meeting on WHO ICD 11 Traditional Medicine Chapter’가 개최됐다. (본지 9월 2일자 기고 참고)

이후 WHO ICD 11차 개정판의 전통의학 챕터는 중요한 전기를 맞이했다. 일본에서 지난 10월 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개최된 ‘WHO ICD Revision Conference(ICD 개정 컨퍼런스)’에 전통의학 세션이 마련되고 챕터 개발 관련자들이 본 컨퍼런스에 참여했다. 이 컨퍼런스는 ICD 11차 개정판의 2018년 발간을 앞두고 전반적인 검토를 실시하고자 추진됐다.

ICD 개정 컨퍼런스에는 WHO 사무총장 마가렛 찬을 포함한 WHO 고위관계자 및 WHO-FIC(Family of Classifications, 보건의료표준용어·분류체계 보급 및 관리 네트워크) 관계자 등 300여명이 참석했으며 정보화시대에 맞추어 많은 변화를 맞는 ICD 11에 관한 기술적 검토와 정보 공유가 주를 이루었다. WHO 사무총장 마가렛 찬은 개회사를 통해 “한·중·일과 그 외 지역에서 널리 활용되는 전통의학에 근거한 질병분류 챕터를 통해 통합의학시스템에서의 활용에 대해 점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과 남점순 과장(당시 국장 직무대리)이 국민건강보험 내 특수목적코드(한의) 사용에 관한 발표를 통해 향후 ICD 11 전통의학 챕터의 개발 및 활용 방안에 대한 방향을 제시했다. 한국의 체계적인 한의분류체계와 국가 의료시스템 내에서의 활용에 대해 많은 관심을 이끌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순간이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는 한의용어표준화와 분류체계의 중요성을 선제적으로 인식하고 보건복지부의 예산지원이 시작된 2010년부터 WHO ICTM 프로젝트에 인적·기술적 지원을 통해 개발에 참여해왔다. WHO ICTM 공동 간사기관인 사회보장정보원에서는 보건의료정보표준화위원회 한의학분과의 정기적인 회의 개최를 통해 WHO ICTM 개발 계획을 수행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ICTM 프로젝트 초기부터 참여한 여러 한국 전문가들은 기술적 검토, 정기회의 참여, 국제 Peer Review(동료평가) 참여 등을 통해 현재의 전통의학 챕터를 만들어냈다.

WHO ICD 11차 개정판에 전통의학 챕터가 포함된다는 것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질병사인분류체계에 한의학 콘텐츠가 포함된다는 의미를 넘어 세계적으로 전통의학이 얼마나, 어떻게 쓰이는지 객관적인 지표와 통계가 생성된다는 것만으로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2017년은 WHO ICD 11 전통의학 챕터의 개발에 있어서 중요한 한해가 될 것이다. 2018년 발간을 앞두고 콘텐츠의 질적 향상, 추가 예산 확보, KCD-7을 사용하는 국내 의료환경에 적용에 관한 검토 등 짚어야 할 문제들이 남아있다. 또한 ICD 11 전통의학 챕터의 발간 이후 전통의학 의료행위 분류체계 등으로의 확대 개발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지난 10년간 많은 국내외 전문가들이 힘과 지혜을 모았던 것처럼, 그 힘을 이어간다면 전통의학 챕터는 2018년 최종 발간까지 성공적으로 순항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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