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를 위한 콘서트-잡지발행으로 한의학 브랜드 성장 시킬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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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를 위한 콘서트-잡지발행으로 한의학 브랜드 성장 시킬 컷”
  • 승인 2016.12.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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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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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정다운 한의정보협동조합 이사장

5차례 한의학 콘서트 개최…<On Board> 창간 준비 막바지

진료매뉴얼 및 책, 잡지 해외에도 보급할 수 있기를…

◇한의정보협동조합 실무진 사진(첫번째 줄 가운데가 정다운 이사장).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특정 주제를 정해서 관객과 소통하며 공감하는 방식의 토크콘서트가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열리고 있다. 한의계에도 ‘납득 가능한 한의학’, ‘합리적인 한의학’, ‘의사소통이 가능한 한의학’을 추구하는 <한의학 콘서트>가 5차례나 개최됐다. 한의협동조합(이사장 정다운·푸른산한의원 원장)은 지난해 10월 ‘5인 5색 한의학 콘서트’를 시작으로 한의계에 희망의 싹을 틔워보기 위해 많은 논의를 나눈 끝에 설립된 조합이다. 이 조합에서는 한의학콘서트 뿐 아니라 한의사를 위한 잡지 <On Board>도 출간 준비 중에 있다. 정다운 이사장을 통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조합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한의정보협동조합을 소개하기 전 <한의학 콘서트>부터 설명해야 한다. 2015년 7월 정윤봉 원장으로부터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유명세를 탔던 여러 젊은 원장들을 모아 강연을 열어보자는 제안을 받았다. 그게 발단이 돼 다섯 명의 젊은 원장이 모여 같은 해 10월 <5인5색 한의학콘서트>가 열렸다. ‘납득 가능한 한의학’, ‘합리적인 한의학’, ‘의사소통이 가능한 한의학’을 추구하며 한의학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되도록 재미있게, 그것도 기부 형식으로 전달하려했다.

처음에는 이벤트성으로 기획됐지만, 막상 강연을 마치고 나니 진한 희열이 느껴졌다. 다들 오랜만에 느껴보는 설렘이었다. 그래서 한의학 콘서트를 계속해서 이어가기로 의기투합하고 11월 <한의학 콘서트시즌 2. 징검다리>까지 진행하게 됐다. 시즌 2의 강사들까지 모여 채팅방을 만들고 절망감과 위기의식이 팽배하던 한의계에 희망의 싹을 틔워보기 위해 많은 논의를 나누었다. 그렇게 매일 수백~수천 건 이상의 대화를 나누면서 <한의학 콘서트>를 이어가게 되었고, 순수한 취지에 공감하신 여러 분들이 힘을 모아주었다.

누군가의 희망과 상상들은 서로를 만나고 알아가는 과정에서 더욱 체계화됐다. 더 많은 아이디어가 더해졌고, 함께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며, 단순한 상상은 현실화될 수 있을 만큼 사업성을 갖추어나갔다. 그러다 강연이 갖는 시공간적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지속가능한 정보의 플랫폼’을 고민하게 됐고, 협동조합이라는 형태를 구상하게 됐다. 그렇게 커진 눈덩이가 2016년 6월 창립총회와 함께 ‘한의정보협동조합’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게 된 것이다.

 

▶조합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

자발적으로 모인 한의학콘서트 시즌1, 시즌2 강사진을 주축으로 한의학콘서트의 취지에 공감하는 다른 원장들까지 모여서 한의정보협동조합의 싹을 틔웠다. 다들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입장에서 시간을 쪼개 하는 일이다보니, 사업이 늘어갈수록 부담감이 늘어났다. 그래서 몇 개월 전 공개적으로 실무를 도와주실 분들을 모집했고, 현재는 한의원 원장, 공중보건한의사, 부원장, 요양병원 봉직의를 포함하여 20여명이 실무를 진행하고 있다. 실무진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많은 일을 진행해 준 덕분에 현재의 협동조합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려 협동조합 이사진 및 실무진에 감사의 말을 전한다. 10월에 오픈한 홈페이지(www.komic.org)와 온라인 커뮤니티의 소개글 등을 통해 많은 분들이 조합에 가입해주고 있다. 전남 보성의 1호 조합원을 시작으로, 현재는 300명 이상의 조합원이 가입하여 함께 한의정보협동조합을 만들어가고 있다.

 

▶조합에 가입하기 위한 조건과 혜택은 무엇인가.

한의사라면 누구나 협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다. 조합원가입신청서와 CMS 출금이체동의서를 작성해서 보내면 조합원이 된다. 가입절차상 서류의 원본을 우편이나 택배로 보내야 하고, 법적으로 CMS 출금이체 동의서 원본을 보관해야 하는 의무가 있어 가입하려는 분들을 번거롭게 하고 있는데, 그 점이 가장 안타깝다.

금전적인 부분도 이야기 안 할 수 없는 게 조합이 지속가능한 경제적 기반을 만들기 위해 자동이체로 조합운영비를 받고 있다. 협동조합의 형태를 갖다보니 조합원은 출자금(1좌당 10만원)과 조합운영비 월 1만원을 납부해야할 의무가 있다. 참고로, 출자금의 경우에는 향후 조합을 탈퇴하게 될 때 돌려주는 금액이다.

그래도 본격 한의학 매거진인 <On Board>를 계절별로 받아볼 수 있고, 3개월에 한 번 열리는 한의학콘서트 강의 정리집을 우편으로 받기 때문에 조합운영비를 상회하는 혜택을 받으실 거라고 생각한다. 이외에도 한의학콘서트 우선초대, 한의정보협동조합 출판사의 도서 할인구매 및 적립, 진료매뉴얼 보급 등 다양한 혜택이 있으므로 손해 보는 느낌은 들지 않을 것이다.

 

▶총 5차례의 한의학콘서트를 진행했다. 어떤 내용들이었나.

<시즌 1. 5인5색>은 열정적인 원장 다섯 명이 각자의 전문 진료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는 시간이었다. 원전과 생리학을 깊이 공부하는 이기성 원장은 삼초의 실체와 임상적용에 대해, 한방신경정신과 특화진료를 하고 있는 주성완 원장은 한방신경정신과 질환과 처방의 연계, 스트레스 의학에 대해 강연했다. 이학적 검사와 침구치료에 관심이 많은 본인은 무릎질환에 대해, 여드름 진료에 10년 이상을 바친 정윤봉 원장은 여드름과 생리학 및 처방에 대해, 운동치료와 재활에 대해 연구와 온라인 홍보활동을 잘 하고 계시는 김지용 원장은 통증의 기전과 과학적 운동치료에 대해 전달했다.

<시즌 2. 징검다리>에서는 전통 한의학과 현대의 한의학을 이어주는 징검다리로서의 역할을 해주실 강사들을 초빙했다. 스트레스 의학과 오믹스 테크놀로지의 언어로 한의학의 기본 변증 유형을 풀이해준 이훈희 원장의 강연, 부인과진료실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질환들을 논문과 생리학 기반으로 풀어준 최연승 원장의 강연, 정골의학(Osteopathy)과 한의학의 연결고리를 내장기 도수치료와 경락의 언어로 풀어준 황동석 원장의 강연은 현대를 살아가는 한의사들에게 충분히 화두를 던져주었다고 생각한다.

<시즌 3. 本>에서는 한의사로서 소홀히 할 수 없는 전통과 원전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보기로 했다. <의학입문>과 <상한론>을 오랫동안 연구해 온 임동국 원장, 현대 중의학과 내과학에 대한 깊이를 알 수 없는 지식을 갖고 계신 조원준 원장, <상변동의보감>을 저술한 권대순 원장을 초빙해 한의학의 뿌리에 해당하는 원전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시즌 4. Evidence>에서는 말 그대로 ‘근거중심의학’을 추구했다. 각종 기기와 초음파 사용에 능한 홍준석 원장으로부터 객관적 측정과 관찰의 의미에 대하여 들을 수 있었고,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를 지휘하고 있는 이향숙 교수를 통해 무작위배정비교임상연구에 대한 최고급 정보를 이해하기 쉽게 전달받았다. 또, 현재 가천대 생리학 교실에 적을 둔 김창업 교수는 한의학, 통계학, 신경생리학적 지식을 토대로 하이 테크놀로지, 인공지능 시대에서 펼쳐질 한의학의 미래에 대해 예측해줬다.

시즌 4까지의 섭외와 진행 경험을 통해, 향후로는 특정 주제에 대해서 강사들이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장(場)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그렇게 <시즌 5. No shoulder>에서는 ‘어깨치료에 갓길은 없다’는 의미를 담아 임상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어깨 질환에 집중한 강의를 준비했다. 저는 어깨 질환에 대한 이학적 검사와 침구 치료에 대해, 20년간 초음파를 사용해 온 오명진 원장이 어깨 질환의 초음파 진단에 대해, 도침치료와 통증기전을 열정적으로 연구하는 윤상훈 원장이 어깨 질환의 도침 치료에 대해 각자의 언어로 이야기했다. 특정 테마를 가지고 강연을 꾸리다보니, 강사간 사전 토론을 나누고, 용어정리집을 만드는 등 강의 준비과정에서 강사 개인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수강자들도 더 많은 것들을 가져가실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콘서트 주제를 선정하는 방식은 무엇인가.

콘서트 주제는 섭외를 담당하는 주성완 원장과 운영진이 함께 논의하면서 결정한다. 그 과정에서 당연히 초빙된 강사 분들의 의견을 반영하게 된다. 특정방향과 특정 주제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각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처음의 기획 의도대로 ‘납득 가능한 한의학’, ‘합리적인 한의학’, ‘의사소통이 가능한 한의학’을 지향하고 있으며, 재미도 추구하고 있다. 각 시즌마다 지향하는 구체적 지점들을 한의학 콘서트의 제목으로 정하고 있다.

 

▶다음 콘서트 콘셉트는 무엇인가.

한의학 콘서트 시즌 6에서는 ‘Oh! my Venus’라는 콘셉트로 부인과 질환에 대한 최신연구와 임상경험을 함께 담아낼 수 있는 강사들을 섭외했다. 동국대 여성의학과 김동일 교수, 꽃마을 한방병원 조준영 원장, 한의학정책연구원 정창운 연구원을 한자리에 모았다.

 

▶한의사를 위한 잡지인 <On Board>를 발행한다. 어떤 내용으로 구성돼있나.

故배원식 선생의 사재 출연으로 시작된 <醫林>이 수년전 폐간됐는데, 한의사를 위한 매거진을 만들어서 상호의사소통과 정보교류의 장을 만들고자 잡지사업도 협동조합사업에 포함시켰다. 제호의 의미는 올라타서 함께 가자는 뜻으로 탑승이라는 말을 영어로 옮겨 <On Board>라고 짓게 됐다. 현대 한의학연구와 임상 정보, 한의원 운영에 관한 정보, 한의사를 위한 철학, 신변잡기, 취미, 문화의 내용을 고루 담았다. 있는 말 그대로 한의사를 위한, 한의사에 의한, 한의사의 잡지가 될 것이다.

 

▶On Board의 향후 편집방향에 대해 말해 달라.

기본적으로 이사장은 협동조합의 전체적인 운영방향, 사업기획에 대한 업무를 총괄하고, 한의학매거진 On Board 관련 사항은 편집장인 이기성 원장이 주로 담당하고 있다. 필진을 섭외하고, 글을 받느라 잠도 못자고 편집국 실무진 모두가 고생 많이 했다.

되도록 다양한 목소리를 싣는 것이 목표인데, 전체적으로는 합리적이고, 납득할 수 있는 내용을 유쾌한 언어로 풀어내는 것이 편집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재미와 학문을 동시에 추구하면서 신구의 조화를 이루고, 동서의 균형을 갖추면서, 교양과 범속을 두루 마련하려 한다. On Board는 학술지가 아니라 잡지니까 말이다. 하지만 밖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을 최고의 매거진을 만들려 하고 있다는 점은 약속할 수 있다. 창간호가 성공적으로 배포되고 나면, 아마 마음 속 깊이 도사리고 있던 글쓰기 본능이 용솟음치시게 될 텐데, 한의정보협동조합으로 편하게 연락주시면 된다.(웃음)

 

▶실용적이면서 근거중심적, 합리적인 임상 의료정보를 다양한 플랫폼의 형태로 공유하고자 설립됐다. 이를 위해 한의계에서는 어떤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한의정보협동조합>의 성공 여부는 결국 참여 조합원들이 ‘얼마나 의지로 열성을 결합시킬 것인가’에 따라 규정될 것이다. 모두가 절망을 이야기하는 시대다. 한의사로의 삶도 과거에 비해 녹록치 않고, 주위를 둘러볼 여유는 점점 사라진다. 각자도생만이 답이라는 말이 자주 들린다. 한의학이 살아나야 한의사인 내가 살아난다는 생각을 갖고 반목과 질시를 이겨내고 힘을 합쳐나가면 좋겠다. 우리는 여전히 하나 된 한의사의 힘을 믿는다. “가까우니까 부딪힌다”는 말을 마음에 새기며 구성원 하나하나가 함께 큰 그림을 만들어나가면 좋겠다.

재정적으로든, 인력적으로든 도움을 주시려는 모든 분들을 환영한다. 굳이 바라는 바가 있다면 특정인의 큰 도움보다, 더 많은 조합원들의 작은 힘들이 모여 큰 열매를 맺는 것이다.

 

▶조합의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

협동조합이라는 형태로 잡지 발행, 출판, 강연, 진료매뉴얼 제작 등을 포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향후 한의학연구원과의 협업을 통해 한의원을 기반으로 한 임상연구를 진행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고,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 코크란 연합 한국지부와의 협업도 생각하고 있다. 아직은 해당기관과 대화를 통해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생각의 씨앗을 뿌리는 수준이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진료 매뉴얼은 문서로서의 매뉴얼이 아닌 실전적인 진료매뉴얼이다. 이를 통해 일선 한의원에서의 치료적 공통분모를 넓혀가고 싶다. 그렇게 매뉴얼이 진료현장에 잘 보급되면 향후 질병정보, 치료정보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수 있는 가능성도 생긴다. 현실이 어렵다고 해서 꿈마저 가난할 수는 없지 않느냐? 최종적으로는 우리의 진료매뉴얼, 책, 잡지를 해외에도 보급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한의학이라는 브랜드 자체가 성장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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