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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 열쇠 때문에 무명배우가 된 킬러이야기
영화읽기 | 럭키
2016년 11월 23일 () 09:14:29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한 편의 영화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많은 조건들이 잘 맞아떨어져야 하기 때문에 영화 흥행은 하늘에서 내려주는 것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예측하기 힘들다. 그러나 지난 10월에 개봉한 <럭키>는 영화 제목처럼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흥행 기록을 올리며 700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감독 : 이계벽
출연 : 유해진, 이준, 조윤희, 임지연

냉혹한 킬러 형욱(유해진)은 사건 처리 후 우연히 들른 목욕탕에서 비누를 밟고 넘어져 과거의 기억을 잃게 된다. 인기도, 삶의 의욕도 없어 죽기로 결심한 무명배우 재성(이준)은 신변 정리를 위해 들른 목욕탕에서 넘어진 형욱을 보게 되고, 자신과 그의 목욕탕 키를 바꿔 도망친다. 이후 형욱은 재성이라고 생각한 채, 자신을 구조해준 119 대원 리나(조윤희)의 도움으로 배우로 성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럭키>는 2012년 일본에서 개봉한 영화 <열쇠 도둑의 방법>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우연한 사고로 인해 주인공이 기억상실증에 걸리고, 운명이 뒤바뀐다는 약간 식상할 수도 있는 소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독특한 캐릭터를 중심으로 신선하게 전개시키며 잔잔한 감동과 웃음을 동시에 선사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사실 <럭키>는 하반기 기대작이었던 <아수라>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인 <닥터 스트레인지>의 개봉일 사이에 끼어 개봉했던 작품인데 예상외로 <아수라>의 흥행 성적이 부진하면서 그 반사이익으로 한국 코미디 영화의 흥행기록을 새롭게 수립하는 영예까지 얻게 되었다. 그동안 조연으로 감칠맛 나는 연기로 영화에 큰 도움을 주었던 유해진이 정작 주연으로 나오면 흥행 성적이 그다지 좋지 않아 그가 원톱으로 출연하는 이번 영화 <럭키>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 그는 자신의 연기가 어떻다는 것을 한 번에 보여주면서 소위 인생작이라고 칭할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모습의 연기를 무난하게 소화하며 무감정의 킬러에서 따뜻한 감정을 느끼는 인간으로 변모되는 과정을 매우 적절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코미디 영화치고는 큰 웃음 포인트가 있는 편은 아니다. 또한 유해진을 제외한 나머지 주연급들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약해 내용적인 면에서 뭔가 언밸런스한 부분이 없지 않아 탄탄한 이야기를 기대했던 관객들은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옆집에 사는 사람 같은 풋풋한 인간미를 전해주었던 유해진이라는 배우의 매력을 종합선물세트처럼 한 번에 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킬러가 등장하는 영화임에도 착한 영화라고 정의내릴 수 있을 정도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결말을 보여주면서 남녀노소 모두가 관람하기 적절한 영화로서 쌀쌀한 가을 날씨에 따뜻한 웃음을 느끼고 싶을 때 보면 좋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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