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 753> - 『鶴囊』 ③
상태바
<고의서산책/ 753> - 『鶴囊』 ③
  • 승인 2016.11.18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상우

안상우

mjmedi@http://


寄生蟲驅除로 병든 사회를 救濟해야

이미 말한 바와 같이, 이 책의 본문은 소화기, 호흡기, 순환기로부터 부인과, 소아과, 상한, 침구까지 11가지 부류로 구분하여 꾸며져 있다. 권두에 각 부류의 병론을 본문 차례대로 일괄하여 게재하였는데, 제1장 消化器諸病論, 제2장 호흡기제병론, 제3장 순환기제병론, 제4장 下焦諸病論, 제5장 뇌척수신경제병론, 제6장 耳·眼·口·舌·鼻·齒諸病論, 제7장 외과제병론, 제8장 부인과제병론, 제9장 소아제병론, 제10장 傷寒治法까지 모두 10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지막 11번째 부류인 침구류에 대해서는 침구요법에 각과 병증이 포괄되어 있어서인지 별도로 총론이 기재되어 있지 않다.

병론은 국한문을 혼용하여 작성되어 있는데, 내용도 또한 당시 의료계 경향을 반영한 탓인지 동서의학적인 관점을 절충하여 설명하고 있는 것이 특징적이다. 지면에 제약이 있으므로, 이것들을 모두 일일이 소개하긴 어렵고 그중 하나 예를 들어, 10장의 상한치법 가운데 ‘類傷寒鑑別’ 조목의 일부를 살펴보기로 하자.

“卒然惡寒, 厥冷吐瀉, 面靑脈遲者, 中寒也, 干附湯. 冬時非時溫暖, 衣薄感寒, 表寒內熱冬溫也, 香蘇散. …… 夏月先傷, 濕而後傷暑, 暑濕相搏而濕溫(腦炎參考), 蒼朮白虎湯. 頭痛身熱, 欲眠言難, 四肢不收(嗜眠性腦膜炎參考), 敗毒散. ……(이하 생략).”(필자표점)

위의 예시에서 보듯이 괄호 안에 묶여진 현대의학적인 병명과 대비하여 이해하기 쉽도록 고려된 점에 잠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통적인 상한치법의 개요 및 진단과 병리기제의 요점을 아주 간략하게 잘 파악하여 소개함과 동시에 동서의학적인 관점도 함께 제시함으로써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한 것이다.

본문은 상하2단의 表格式으로 분단하고 처방은 세로쓰기로 기재하였는데, 가장 먼저 우측 항에는 활동지역 표시와 함께 제공자의 성명을 먼저 밝혀두었다는 점이 대표적인 특색 가운데 하나이다. 처방 내용은 먼저 主治를 앞세우고 이어 처방명, 그리고 처방내역이나 製法을 적고 마지막 항에는 ‘方意’를 두어 의학적인 관점과 적응증, 나아가 제공자의 투약기준 등을 제시해 놓았기 때문에 한의사들이 임상 진료시 적용하기에 퍽 도움이 될 법하다.

예를 들어, 이 책의 대표 저자인 허송암이 제출한 위암 치료방 射干托裡湯을 살펴보자. 처방은 금은화와 당귀가 주재인데, 적작약, 사간, 치자, 적복령, 승마, 백출, 대황, 모려, 과루인, 조각자, 연교, 황금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복약법으로는 酒水相半煎하여 찌꺼기를 버린 뒤에, 생지황즙 1홉과 꿀 반홉을 넣고 합해서 다시 한번 달여서 따뜻하게 먹는데, 하루에 1첩을 3회로 나누어 복용하며, 5~6첩을 한도로 쓴다고 하였다. 方意에는 去濕消痰, 淸肝淸胃, 去舊生新, 解毒收斂之劑라는 효능 설명으로 달려있다.

또 하나 위경련(俗名가슴아리)에 쓰는 林乙植의 扶陽助胃湯을 살펴보면, 炮附子(但鹽附子)를 주재로 건강, 익지인, 초두구, 인삼, 감초, 관계, 오수유와 같은 열성약재를 대량 투입하였다. 5첩이면 통증이 가라앉고, 1제를 쓰면 재발하지 않는다고 장담하니 아픈 사람이야 귀가 솔깃할 수밖에 없다. 방의로는 ‘원기부족이나 胃氣蠕動부족에 溫胃通氣하는 방제’라고 쓴 것으로 보아 아마도, 석곡 이규준이 제창한 부양학설에 따라 임상 변용한 처방으로 보인다.

특별히 기생충 질환에 대한 치방이 많이 등장하는 것도 역시 시대상이 반영된 모습 가운데 하나이다. ‘肝蟲性黃疸’에 쓰이는 肝蟲丸, ‘肝지스토마及脾積’에 쓰는 平肝消瘕湯, ‘土質病’에 쓰는 聖子散, 기타 촌백충, 회충, 菜毒을 비롯한 각종 기생충 구제방이 잇달아 실려 있어, 당시 사회의 고질병이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안 상 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