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 752> - 『鶴囊』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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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 752> - 『鶴囊』 ②
  • 승인 2016.11.11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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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안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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實在經驗方 수집편찬의 감사와 憎惡

이 책은 許松菴, 尹英宰 등을 주축으로 하여 결성된 학술연구단체 ‘전국한방의학종합연구회’에서 전국적으로 임상경험이 많고 노련한 한의들을 순방하여 그들의 여러 차례 경험하여 효과가 좋았던 유효처방을 조사하고 수집하여 1958년 『漢方經驗 鶴囊』(略書名『鶴囊』)이라는 이름의 학술자료집 형태로 발행한 것이다.

당시 우수처방을 선별하는 기준이나 노련한 임상대가를 선정 하여 찾아가는 주안점이 무엇이었는지는 분명하게 밝혀져 있지는 않다. 다만 대표 편집자라 할 수 있는 저자 허송암의 자서에 보면 다음과 같은 범례가 제시되어 있는데, 여기에 기재된 몇 가지 소회 속에서 경험방 수집조사 과정에서의 얻은 학술성과를 비롯하여 이에 수반한 애로사항과 난점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一. 병이 痰生하고 痰이 또한 他病을 파급시키니 원래 痰은 병을 생하는 것이 아니라고 規正해야 한다.(究明의 一例).

一. 레프지제(癩病)에 대한 서의학의 소견은 血統과 菌 또는 菌을 발견할 수 없다.(批判의 一例)

一. 이 책 안의 辛容甲씨의 한의학적 소견은 血統이라기보다 濕熱性體質이 점차적으로 악화된 風土病으로 본 것으로 風氣動熱과 土濁乘濕의 濕熱로 간주한 神佑活血湯의 약물내용의 구성은 濕熱을 除之하는 처방인데, 癩病의 초기를 확실히 완치하였음.(硏究의 一例)

一. 權佐鎬씨의 十五健中湯에 附子人蔘石膏等 二兩加入이 폐병 말기에 사형선고 받은 청년이 완치함을 目睹했음(理知 一例).

一. 發汗散邪할 병에 抗生物質의 拮抗作用이 可한가(反省의 一例).

一. 諸痛에 「몰핑」(필자주:모르핀)의 中毒이 可한가 一鍼이 可한가(尊重의 一例).” (이상 필자 윤문)

이상의 기록을 통해서는 우리는 그들이 상당수 경험방을 비판적으로 분석하여 수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현대과학적 관점에서도 이해납득하려고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진즉 허송암의 경험방 수집을 위한 노력과 학술적 가치를 조명하고자 하였던 김남일 교수는 그의 저서(『근현대 한의학 인물실록』, 2011. 10. 26., 도서출판 들녘) 전국한방의학종합연구회 회장 허송암편에서 이 책『한방경험 학낭』을 소개하고 허송암이 펴낸 이 책이 한방의학종합연구회의 주요 연구사업 가운데 하나였음을 밝힌 바 있다. 또한 허송암의 소회에서 “경험방을 수집하는 과정에서 ‘感謝와 愛憎’이 있었다는 것은 처방의 수준의 高低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있는 말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말은 자서에서 “······ 출판 전후의 경위를 말씀드리자면 거년 구월 중순경에 소위 본회의 全任을 얻어 총무 宋彩洪 동지를 帶同하고 동분서주하여 走馬看山之格으로 전국한방실태를 뜻 깊이 感銘巡廻하고 돌아와서 처방수집편찬에 착수한바 이해할 수 있는 것과 이해할 수 없는 感謝와 憎惡의 두 가지가 있었으니 ······.”라고 밝힌 말에서 비롯한 것이다. 감사와 증오의 대상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직접 밝히지 않아 다소 여운이 남지만 아마도 조사과정에서 겪었을 애로와 제공자의 후의에 대하여 감사하는 마음이 복합적으로 점철되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은 모두 11개의 장으로 되어 있는데, 차서는 消化器, 呼吸器, 循環器, 泌尿器, 腦脊髓神經, 眼耳鼻舌口唇齒, 皮膚及外科, 婦人科, 小兒科, 傷寒, 鍼灸 순으로 현대적인 분류체계에 따라 수록하였다. 다음 호에 수록내용 가운데 몇 가지 사례를 들어 살펴보기로 한다.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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