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치료자-환자간 뇌신경적 상호작용 규명 위한 연구 등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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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 치료자-환자간 뇌신경적 상호작용 규명 위한 연구 등 진행
  • 승인 2016.11.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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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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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의대 마르티노스센터(Martinos Center for Biomedical Imaging) 파견 된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기반연구부 정창진 연구원

한의학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 연구자들 - 하버드의대 마르티노스센터(Martinos Center for Biomedical Imaging) 파견 된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기반연구부 정창진 연구원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는 한의학과 뇌신경영상(뉴로이미징)의 융합연구를 위해 지난 2013년에 이어 두 번째로 미국 하버드의대 마르티노스센터(The Athinoula A. Martinos Center for Biomedical Imaging at 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 Martinos Center for Biomedical Imaging)에 연구원을 파견했다. 한의기반연구부에 근무하는 정창진 연구원은 “만성요통 환자의 침 치료에 따른 뇌 체성감각피질의 가소성을 탐구하는 것과 침 치료자-환자간의 뇌신경적 상호작용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을 통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올 초 하버드의대 마르티노스센터로 파견됐다

마르티노스센터는 뇌신경영상 연구를 위해 설립된 곳이다.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는 한의학과 뇌신경영상(뉴로이미징)의 융합연구를 위해 마르티노스센터와 MOU를 체결했고, 현지에서 공동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두 번째 파견자를 탐색하고 있었다. 당장 현지 연구에 투입이 가능한 파견자가 필요해서였는지 모르지만, 한의학과 뇌신경영상의 융합연구를 수행한 경험이 있는 파견자로 결정이 됐다. 한국한의학연구원에 입원하기 이전에 마르티노스센터의 fMRI(기능적 자기공명영상장치) 실험 환경을 한국에 동일하게 구현하고, 데이터 획득 및 분석하는 일들을 경험을 한 것이 계가가 된 것 같다.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는 어떤 연구를 했었나

입원 당시에 한의학연에서는 뇌신경영상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 않았지만, 의공학자의 입장에서 흥미로운 연구들이 여러 진행되고 있었다. 한방의료기기 개발 과제에 참여해 설진기, 맥진기, 사상체질진단시스템 등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노력했다. 설진기는 현재 상용화 단계에 있는데, 임상연구를 수행하거나 한의사가 환자를 진단하는데 객관적 지표로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마르티노스센터에서는 어떤 연구를 진행하고 있나

마르티노스센터는 뇌신경영상 연구를 위해 설립된 곳이다. 뇌신경영상 연구를 위해 개발 팀과 임상연구팀이 서로 협업을 하고 있다. 개발팀들이 임상연구에 필요한 요구사항들을 즉각적으로 해결해 주어 효율적이고 경쟁력 있는 연구가 가능하다. 파견된 연구팀에서는 통증을 주제로 하는 임상연구를 하고 있는데, 크게 두 가지 연구 주제를 수행하고 있다. 첫 번째는 만성요통 환자의 침 치료에 따른 뇌 체성감각피질의 가소성을 탐구하는 것이다. 요통부위 자극에 반응하는 체성감각피질의 위치가 침 치료 과정에서 변하는 것을 측정하고 이를 임상효능과 비교하는 연구로 침의 뇌신경적 치료 기전을 탐구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 번째는 최근에 시작된 것으로 침 치료자-환자간의 뇌신경적 상호작용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이다. 침 치료과정에서 동기화된 두 대의 자기공명영상장치를 통해 치료자와 환자 간 뇌 신경적 상호작용을 측정하고 임상효능과 연계되는 인자를 탐색하는 것이다. 이 연구는 최초로 수행되는 연구로 알고 있는데, 추후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한의학에 보다 특화된 연구로 발전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한의학 관련 연구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한의학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공대에서 한의학 전공 지도교수님의 가르침을 받았다. 어머니께 들은 말인데, 어렸을 때 장래에 뭐가 되고 싶은지 물으면 끝이 없는 것을 연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곰곰이 생각하다가 사람의 몸을 연구하고 싶다고 답했다고 한다. 처음 수능을 마치고 기계공학과를 진학했는데, 공부를 하면 할수록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던 중 군대를 다녀온 후 어떤 일을 하며 살지 고민할 기회가 있었다.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에는 자신이 있었고 수학 문제를 푸는 것을 좋아했던 당시의 장점을 살릴 수 있고, 사람 몸과 관련되는 일을 찾다가 다시 수능을 봐서 동서의료공학과에 진학을 했다. 그 때까지만 해도 국내에 의공학 학부가 거의 없었는데 모험을 한 것이었다. 진학한 과의 학부 과정에는 특이하게 한의학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개론 수업에서 한의학의 이론을 처음 접하고 매료됐다. 사람의 몸을 이해하는데 한의학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나에게 제시했다. 그 이후 한의학과 공학을 기반으로 하는 연구에 몸담게 되었고,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현지에서 한의학을 받아들이는 시선은 어떤가

파견지인 보스턴은 MGH(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을 비롯하여 높은 수준의 의료기관들이 많이 위치해 있고, 이들 기관들에서는 필요에 따라 자침 등 한의학 기반의 의술을 병행하여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대의학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통합의학을 추구하는 선상에서 한의학의 부분적인 부분을 받아들이는 것이라 생각된다. 물론, 여기서 같이 연구하는 동료들은 한의학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현지에서 연구하면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연구 부분에서는 특별히 어려운 부분은 없는 것 같다. 오히려 현지 연구자들이 많이 도와주어서 하고자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뇌신경영상연구를 위해 세계 각지의 연구자들이 모여 있으니, 외국인이라고 해서 차별받고 하는 것이 없다.

 

▶전임자로 파견 다녀온 김형준 박사에게 들었던 조언들이 있다면

김 박사 도움으로 파견지에 처음 도착해서 가족이 적응하는데 크게 무리가 없었다. 한국에서 보다 능동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처음에 조언을 들었는데, 왜 그런 말씀을 해 주셨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예를 들어 미팅 시에 수평적인 분위기에서 사소한 부분이라고 생각되는 것에서도 많은 의견을 주고받는데, 능동적으로 본인의 입장을 정확히 전달하여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 연구자들과 협업하는데 중요한 것 같다.

 

▶올 초 출국해서 8개월 정도가 지났다. 짧은 기간이지만 얻은 성과가 있다면 무엇인가

두 피험자 간의 뇌신경적 상호작용을 fMRI측정하는 하이퍼스캔(hyperscan)을 올해 초부터 준비해 오고 있다. 이를 위해 떨어진 두 MRI를 동기화하고 기기 안의 피험자 간 상호작용을 구현하기 위해 해결해야할 부분들이 많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현재까지의 성과라고 말하고 싶은 것은 마르티노스센터에서도 처음으로 시도하는 하이퍼스캔 실험 환경을 현지 개발팀들과 협업하여 구현을 한 것이다. 이 프로토콜을 통해 침 치료와 관련된 의사-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가 시작되는데, 한방 임상에 도움이 되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파견 기간은 어느 정도인가

2년 이다. 파견지의 연구책임자가 현지 연구 환경에 적응하고 습득한 부분을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활용하기 위해서는 2년이 필요하다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실제로 8개월이 정신없이 지나갔다. 매월 목표를 정해 파견지에서의 시간을 잘 활용하려고 노력 중이다.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

남은 파견 기간 동안 현지 연구자들과 협업을 하면서 최대한 많은 것들을 배울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앞으로 한국에서 한방 임상의 치료 효과 증진을 위한 연구에 힘을 보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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