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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김진돈의 도서비평] 프로이트·라캉의 위대한 질문으로 무의식을 탐구한다
프로이트 & 라캉 무의식의 초대
2016년 10월 07일 () 09:00:43 김진돈 mjmedi@mjmedi.com
   
김석 著
김영사 刊

대인은 내가 누구이며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주위사람은 나에게 어떤 존재인지를 혼란스러워한다. 한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성인남녀의 삼분의 일이 자신의 정체성에 심각하게 고민하며 사회가 점점 복잡해지면서 관계의 상처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 늘고 있다. 작년 심리관련 도서가 많이 팔린 이유도 내가 누구이며 주위사람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에 대중관심이 많았다는 반증이다.
이 책은 「지식인 마을」 시리즈로 프로이트와 라캉의 위대한 질문을 중심으로 초대, 만남, 대화, 이슈 편으로 나눠 치열한 논쟁을 폭넓고 깊이 있게 다룸으로써 더 많은 지식네트워크를 보여준다.
초대 편에서 두 지식인의 사상적 배경과 책의 핵심논제가 제시되고, 만남 편에서 두 주인공의 사상과 업적이 어떻게 이루어졌으며 그들이 진정 하고 싶었던 말은 무엇이었는가를, 대화편에서 시공을 초월한 지식인들의 가상대화로 치열한 고민의 과정을 직접 들어본다. 이슈편은 과거 지식인의 문제의식은 곧 현재의 이슈. 과거의 지식이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살펴본다.
19세기 들어서면서 셸링, 쇼펜하우어, 니체 같은 독일 철학자들은 이성 중심주의에 반대해 이성이 미치지 못하는 무의식적 관념이나 충동을 중시했다. 이들은 인간의 정신이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존재의 심연에 묻혀 있는 무의식의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프로이트의 후계자라 일컬어지는 라캉은 무의식의 언어적 구조와 본성을 강조하고 욕망을 재해석함으로써 프로이트의 발견들을 철학적으로 더 세련되고 풍성하게 다듬었다.
라캉은 무의식이란 대타자의 담론이다. 인간의 욕망은 대타자의 욕망이라고 주장한다. 라캉이 말하는 욕망은 존재 결여에서 비롯되는 소외의 표현이다. 대타자의 욕망이란 인간의 욕망이 교환의 구조인 상징계에서 타인들의 욕망을 통해 인정될 때만 의미를 갖기에 필연적으로 타자의 욕망에 의존할 수밖에 없음을 뜻한다. 프로이트는 잠재된 꿈의 사고가 외현된 내용으로 변화되는 과정을 꿈-작업이라고 하는데, 압축, 전치, 묘사 가능성, 2차 가공의 네 가지 메커니즘을 통해 이루어진다. 꿈의 해석은 압축된 것을 풀고 각각이 지시하는 내용을 재구성해 풍부한 잠재적 내용을 드러내는 것이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성 에너지를 리비도라 부르는데, 리비도의 흐름을 통한 성 충동의 조직화는 대략 구순기, 항문기, 남근기를 거쳐 사춘기의 성기기에 완성된다. 충동의 각 단계는 그에 상응하는 대상들이 있으며 각 충동이 대상과 맺는 관계가 각 단계 성격의 원형을 이룬다. 정신분석 첫 모델이 지형이론이다. 마음을 의식, 전의식, 무의식 3구역으로 구분했는데, 쾌감의 추구와 불쾌감의 회피가 마음을 움직이는 원동력이다. 이후 지형이론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만든 후속이론이 자아, 초자아, 이드 등 3가지 기능으로 마음을 분류하는 구조이론이다. 이를 기반으로 하는 정신분석이론이 자아심리학이다. 이것이 경험에 더 기반을 둔 대상관계이론과 자기심리학으로 발전한다.
라캉은 프로이트의 충실한 계승자라고 하면서 상상계, 상징계, 실재계가 라캉 사유의 중심축을 형성하지만 실재로는 세 범주가 유기적으로 작용하면서 인간의 정신적, 물질적 삶의 영역을 역동적으로 만든다. 철학을 경계했던 프로이트와 달리 라캉은 철학과 언어학을 적극 차용해 정신분석을 새롭게 개조하면서 인문과학의 핵심에 위치시키고자 했다.
프로이트는 무의식을 억압된 표상과 동일시했지만 라캉은 무의식의 언어적 본성을 강조한다. 프로이트가 개인의 삶의 경험과 특수성을 강조하면서 무의식의 개인적 차원을 강조한다면 라캉은 언어를 매개로 한 상호 주체적 구조가 발생시키는 무의식의 초개인적 성격에 초점을 맞추었다. 라캉은 프로이트의 이론적 성과들을 계승하면서도 언어학과 철학을 차용해 정신분석학을 새롭게 개조하는데 그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이 상징계다. 상징계 역시 상상계와 마찬가지로 주체를 소외시킨다.
상징계는 결여를 낳기에 인간은 언제나 욕망하는 존재일 수밖에 없다. 실재는 왜 욕망이 대타자의 욕망에 머물지 못하고 계속해서 그 너머로 가려고 하는지 그리고 상징계로 진입한 주체가 왜 항상 결여와 불안을 안고 사는지에 대한 라캉의 답이다. 보로메오 매듭처럼 실재계가 항상 상징계, 상상계와 함께 작용한다고 설명한다. 실재는 상징계에 의해 현실에서 배제되는 영역이지만 실재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실재의 논리적 불가능성과 상징계의 필연성이 대립하는 것이 인간 삶의 현실이다.
  라캉은 죽음충동을 상징계의 작용과 연관시키고 프로이트는 삶의 충동과 대립시키면서 쾌락원리를 넘어서고자 하는 본능적 경향이라고 했다. 욕망의 최종 귀착점은 실재에 대한 충동인 죽음충동, 즉 주이상스다. 결국 실재야말로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최후의 영역이다.
남성에게 여성은 실재가 아니라 언제나 환상적 대상 혹은 물신으로만 남는다. 환상은 그 환상이 식으면 다른 대상에게 쉽게 전이된다. 라캉은 여성적인 위치에서 새로운 사랑의 가능성을 찾을 것을 주문한다. 여성을 일자를 꿈꾸지 않고 차이를 인정하는 비동일성의 논리다. 라캉은 남성적 위치를 일자의 논리로 여성의 위치를 ‘전체가 아님’의 논리로 설명한다.  또 성차를 통해 남자와 여자의 완전한 합일이 아예 불가능하기 때문에 전체 아님을 인정할 때만 실질적인 사랑과 협력이 가능하며 진정한 사랑은 차이를 인정할 때 가능하다. 둘이 둘로 남을 때 새로운 사랑의 가능성이 시작된다고 강조한다.
김진돈 / 송파구 가락2동
시인, 운제당 한의원장,
송파구립도서관 통합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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