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 대체의학대학원 설립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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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 대체의학대학원 설립 임박
  • 승인 2003.11.14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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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대학장협, ‘대체의학’ 명칭 사용 자제 요청


포천중문의대내 대체의학대학원에 이어 원광대에도 대체의학대학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어 ‘대체의학’ 용어의 일반화와 제도화가 더욱 촉진될 것이 우려되고 있다.

원광대는 특수대학원 등에 분산되어 있는 예술치료, 요가 등을 취합하여 대체의학대학원으로 재편한다는 방침아래 교육인적자원부에 인가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광대측은 이르면 내년부터 학생을 모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학교측의 교육참여 요청에 따라 이 문제를 검토한 한의대측은 대체의학대학원의 성격과 명칭이 모호해 선뜻 동의해주기도 반대하기도 어려운 처지에 빠졌다. 대체의학대학원의 교육내용이 한의학과 유사·중복돼 장기적으로 한의학 영역을 침식할 것이라는 개연성이 높고, 대학원 명칭 또한 한의계가 불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대체의학’이란 명칭을 쓰고 있다는 점에서 한의계의 정서를 자극하고 있다.

더우기 졸업생들이 일정한 자격증을 만들거나 취득해 유사한방의료행위를 할 가능성도 있어 개원가와 마찰의 소지가 높은 반면 교육의 문제로 학교내에서 대립할 수도 없는 처지여서 딜레마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전국한의과대학학장협의회(회장 안규석)는 지난달 31일 이 문제를 검토한 결과, 대체의학이라는 대학원 명칭이 한의학을 비하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대체의학’이란 표현을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학장협의회는 또한 한의대 교수가 교육에는 참여하되 한의학영역은 강의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원광대 한의대 교수들은 강의에 참여하려던 당초의 계획을 바꿔 강의에 전원 불참하기로 했다.

그러나 학장협의회의 결정이 대체의학대학원 명칭을 변경하는 데 이를 수 있을 가능성은 그리 높아보이지 않는다. 원광대 이외의 대학이 이미 ‘대체의학대학원’을 설립·운영하고 있으며, 최대 피해자라 할 수 있는 한의계마저 ‘대체의학’ 명칭사용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표명을 한 적이 없어 대책이 난감한 처지다.

이런 복잡한 사정을 반영한 듯 원광대 한의대 송호준 학장은 “이 문제는 교육적인 문제라기보다 제도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개별대학 차원에서 접근이 어렵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제도적인 문제인 만큼 한의협이 나서야 한다는 게 송 학장의 판단이다.

WHO의 규정에서는 대체의학과 관련해서 “지배적인 보건의료 체계가 대증요법(서양의학을 지칭함)이나, 전통의학이 국가 보건의료체계 속에 흡수되지 않은 나라의 경우 전통의학은 종종 ‘보완적’ ‘대체적’ 또는 ‘비전통적’ 의학으로 표현된다”고 밝힌 바 있어 전통의료가 국가 보건의료체계 속에 흡수된 우리나라에서는 적절치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일선 한의사들은 복지부와 교육부에 대체의학 용어의 부적절성을 주지시켜 공식적인 용어로서의 사용을 금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대한한의학회(회장 박동석)는 12월 14일 ‘대체의학과 한의학’이라는 주제의 세미나를 개최하여 용어와 개념상의 혼란을 바로잡을 예정이어서 이번에 표면화된 대체의학대학원 문제를 해결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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