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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밤 반복되는 ‘그 때’의 기억으로 괴롭다면?
기고-조성훈 경희대학교한방병원 신경정신과 교수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2016년 08월 25일 () 09:28:32 조성훈 mjmedi@mjmedi.com


44세 남자인 A씨는 2달 전 빗길의 고속도로에서 단체버스를 타고 가던 중 앞서 가던 트럭과 추돌하는 사고를 당했다.

다행히도 이로 인한 부상은 경미하였으나, 이후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타는 것을 꺼리게 되었다.

며칠 전 힘들게 버스를 타고 가던 중 버스가 급정거를 하자 심장이 덜컥 내려앉고 심한 두근거림을 경험하였으며, 이후 쉽게 진정되지 않고 불안함이 가시지 않고 평소보다 날카롭고 예민해진 것을 느꼈다.

31세 여자인 B씨는 3주 전 집에서 자고 있던 중 침실 옆 작은 방에서 불이 나서 놀라 뛰쳐나왔다. 화재 당시 매우 당황하였으나, 이내 정신을 차리고 각종 일들을 하나씩 처리하던 중 문득 “나에게 왜 이런 일이 생겼나”라는 생각으로 심하게 우울하고 무력감을 느꼈다.

식당에서 전골을 데워 먹기 위한 불을 켰을 때 흠칫 놀라 순간적으로 피하게 되었으며, 이따금씩 천장을 바라보면 연기가 가득 메웠던 화재 당시가 떠올라 다리가 풀리기도 한다. 매일 밤 악몽으로 제대로 자지 못해 피곤한 것보다도 그 때의 잔상으로 괴로운 것이 더 크다.

이와 같이 실제적이거나 위협적인 죽음, 심각한 부상, 또는 성폭행과 같은 외상성 사건에 노출된 이후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을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라고 한다.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에서는 특징적으로 외상적 사건을 꿈, 기억 등의 방식으로 생활 속에서 ‘재경험’하는 것, 불쾌한 기억과 감정을 차단하기 위해 외상과 관련된 생각, 장소, 사람 등을 ‘회피’하려고 하는 것, 외상 이후 항상 위험에 처한 것처럼 조마조마하고 경계하는 ‘지나친 각성’이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이 사건 발생 1개월 후, 심지어는 1년 이상 지난 후에 시작될 수도 있다.

동일한 외상을 경험하더라도 주변의 가족 등 사회적인 지지가 부족하거나, 이전에 생명에 위협이 되는 사건이나 외상을 경험한 경우, 아동기에 부모가 별거하거나 이혼한 경우, 우울 장애, 불안 장애, 알코올 중독 등 다른 정신질환이 동반된 경우와 같이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에 대한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을 때는 발병의 위험성이 더 높아진다.

외상성 사건을 겪은 다음 이로 인한 급성 스트레스 증상을 적절하게 해결하지 못할 경우에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로 발전하게 된다.

경희대학교 한방신경정신과 조성훈 교수가 2011년 동의신경정신과학회지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외상성 사건이 발생한 후 한 달 이내에는 침 치료, 점진적 근육 이완법, 인지행동치료가 효과적이며, 외상성 사건이 발생한 한 달 이후에는 눈 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법, 이완요법, 정서적 자유 기법 등이 유효하다고 보고된 바 있다.

경희대학교 부속한방병원 신경정신과에서는 이와 같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안전하고 검증된 한약재를 통하여 심신을 안정시키고, 침으로 과민해진 신체의 균형을 바로잡으며, 기공명상을 통해 긴장된 신체를 이완시키고, 전문 의료진과의 상담 치료를 시행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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