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 737>-『醫生試驗文』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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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 737>-『醫生試驗文』②
  • 승인 2016.07.15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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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안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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菌을 앞세운 警察衛生이라는 미명


식민통치하 조선은 경찰위생 제도하의 강압적인 의료환경도 문제였지만 식민지 백성의 생명을 위협하는 유행성 전염질환에 대한 무지가 더욱 공포감을 확산시키곤 하였다. 그 대표적인 질환 가운데 하나가 바로 流行性腦脊髓膜炎이라고 할 수 있다.

흔히 뇌막염이라고 불리는 이것은 세균성 수막염에 포함되며, 뇌실질에 염증성 질환을 총칭하는 일반적인 뇌염과는 다른 질환이다. 이 전염병은 사람에게서 사람에게로 호흡기를 통해 飛沫感染되므로 매우 강력한 전염력을 가지고 있으며, 당시 소아에게는 치명적인 사망률을 기록하였고 나아가 치유가 된 이후에도 지능이 저하되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에 사람들이 매우 두려워했다.

현대의학에서 이 병의 잠복기는 2∼3일이고 주로 겨울부터 봄에 걸쳐서 많이 발병한다고 알려져 있다. 대개 갑작스러운 두통과 오한, 그리고 고열, 구토 증상을 동반하여 시작한다. 체온은 발병초기 1∼2일 사이에 38∼40℃까지 상승하고, 점차 진행하면서 의식 혼탁이 일어난다. 項部强直과 다양한 신경장애, 그리고 눈에 증상이 나타나며, 초기에는 헤르페스가 병발하고 출혈성 피부발진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 혹 요통, 설사를 수반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대한 본서의 설명을 읽어보기로 하자. 流行性腦脊髓膜炎의 ‘원인균은 腦脊髓膜炎重球菌이며 잠복기는 7일’로 되어 있다. 전염경로는 “병균은 비강 및 그 부근의 혈관, 임파관을 통하여 침입 전염하나니, 各人의 交通관계, 공기 등은 本病을 전염케 함.”이라고 적혀 있어 주로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전염됨을 밝혀놓았다.

증상에 대해선 “오한, 전율로써 발열하여 頸部强直, 後弓張反症을 초래하고 척주는 전방으로 變曲하다가 질병의 점진함을 따라 軀幹은 殆히 後頭部及薦骨에 의해서 床上에 支持케됨에 지함.”이라고 적혀 있다. 또 素因에 있어서는 “소아는 본병에 罹키 易하고 春及冬季에 유행함.”이라고 적었다. 또 예방방법에 대해서는 “공기의 전염인 것으로서 유행시는 集團의 장소에 近寄치 말지며, 항상 マスク(마스크)를 사용하고 食鹽水의 含漱을 勵行할 것임.”이라고 기재해 놓아 요즘의 일반적인 대처법과 크게 다를 바 없다.

또 끝으로 균의 발견자 및 발견시기를 적었는데, 대개 그 시기는 19세기 말엽, 이른바 ‘세균학의 개척시대’라고 불린다. 세균학의 개조라 일컬어지는 독일의 로베르트 코흐는 세균의 배양법, 고정법, 염색법과 현미경촬영법 등을 개발하고, 어떤 병원체가 전염병의 원인임을 입증하는데 필요한 원칙(코흐의 공리)을 제시했다. 그의 이러한 업적은 이후 불과 20여년 사이에 많은 학자들이 주요 전염병의 병원균을 발견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고 전한다.

예컨대, 임질균(1879년, 나이세르), 장티푸스균(1880년, 에베르트), 나병균(1880년, 한센), 디프테리아균(1884년, 클렙스), 페스트균(1894년, 키타사토와 예르상), 이질균(1898년, 시가), 매독균 (1905년, 샤우딘) 등은 코흐의 방법을 활용하거나 이를 한층 더 발전시켜 찾아낸 많은 병원균 목록 가운데 일부라고 알려져 있다.

병원균의 발견은 유행성 감염 질환의 위험성과 아울러 일반인들에게는 엄청난 공포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였다. 나아가 전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 경찰과 같은 강력한 억제력을 갖춘 식민통치 수단에 정당성과 권위가 부여되었다. 이와 함께 식민지 조선인은 미신적인 救病행위에 의존하는 나약하고 무기력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 병원균에 더할 나위 없이 무지한 土幕民으로 취급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들은 이와 동시에 세균전을 준비하기 위한 생체실험을 자행하였다.
 

◇ 『의생시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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