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들고 자주 깨는 수면장애, 피부 건선치료에도 해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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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들고 자주 깨는 수면장애, 피부 건선치료에도 해로워
  • 승인 2016.05.23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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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필 기자

김종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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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건선을 앓고 있는40대 남성 환자 A씨는 벌써 10년 가까이 수면시간이 4~5시간을 넘긴 적이 없다고 한다. 주야간 근무가 수시로 바뀌는 회사의 특성상 자리에 누워도 쉽게 잠이 오지 않는데다 자도 잔 것 같지 않아 늘 피로감에 시달렸다. 이러한 생활이 지속되면서 피부 건선 증상은 점점 더 심해져 갔고 잠이 오지 않아 술이라도 먹고 잘 때면 피가 나게 긁다 깨는 일도 잦아져 건선치료를 위해 한의원을 찾았다고 한다.

30대 중반 여성 환자 B씨도 첫 아이 육아 이후 극심한 수면부족을 겪으며 수면장애 증상까지 나타났다. 아이는 잘 자는데도 혼자 뜬 눈으로 밤을 새는 경우가 많은데다 혼자 육아를 전담하면서 너무 힘들었던 것인지 건선피부염이 너무 심해져 이제는 건선을 치료할 방법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한다.

진단 결과 A씨는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와 함께 오랜 시간 수면부족에 시달렸으며, 그 이후 불면증이 발병했다. B씨의 경우 평소에도 긴장을 많이 하고 신경이 예민해 심각한 불면 증상이 나타나기 전부터 작은 소리에도 잠이 깨는 등 수면의 질이 낮은 상태였다. 두 환자 모두 불면증과 건선이 동시에 나타나거나, 불면 증상이 피부 건선을 악화시키는 유형의 건선 환자들이었다.

피부 건선 환자들을 치료하다 보면 의외로 건선과 함께 불면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가려움이 심해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데, 그 경우 피부 건선이 한층 더 악화되는 악순환을 겪기도 한다. 반대로 수면부족이 누적되거나 심각한 불면증이 생긴 이후 몸에 붉은 건선 반점이 처음으로 나타나거나, 기존의 건선 증상이 급격히 악화된 경우도 많다.

이러한 경우 일차적인 건선치료법은 수면문제를 먼저 해결하는 것이 될 수 있다. 쉽게 잠들고, 깊이 잘 수 있도록 하는 한약으로 수면 양과 질을 개선하는 것이 피부 건선치료에 무엇보다 효과적인 방법이 되는 환자들이 있다.

이러한 유형의 건선 환자들을 실제로 치료한 사례를 바탕으로 불면증과 피부 건선 사이의 상관성을 연구한 논문에서 불면이 심한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ISI(Insomnia Severity Index) 지수가 치료 전 27에서 치료 후 2로 크게 줄어들었고, 동시에 건선의 심한 정도를 나타내는 PASI(Psoriasis Area Severity Index) 지수도 건선 치료 전 15.2에서 치료 후 1.2까지 큰 폭으로 줄어드는 결과가 나타났다. 물론 건선 환자마다 원인과 치료방법은 달라진다. 그래서 불면증이 있는 모든 건선 환자가 같은 치료법으로 치료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불면증 치료가 건선치료법의 하나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으며, 불면증이나 수면부족이 있다면 환자 스스로 이러한 상황을 개선함으로써 피부 건선 증상의 회복을 도울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수면은 낮 동안 손상된 세포와 조직을 회복시키고, 순환계, 면역계 등 인체 전반의 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휴식의 시간이다. 그래서 만성적인 수면부족이나 불면증은 면역력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고혈압 등 심혈관계 질환은 물론 비만, 우울증, 잦은 상기도 감염 등 다양한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면역계의 교란으로 인해 발생하는 피부 건선 역시 수면의 영향을 받는다.

만성 질환의 특성상 피부 건선은 수면문제만이 아니라 건강하지 못한 식생활, 잦은 음주, 피로, 만성적인 스트레스 등 생활 속 다양한 유해자극의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건선 증상의 악화를 예방하고 신속하게 치료하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이러한 유해요인을 차단하고,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환자 스스로 할 수 있는 최선의 건선치료법이 되어줄 것이다.

(글: 강남동약한의원 이기훈 박사, 양지은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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