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현지에서 보는 중의학과 한국 한의학의 갈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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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현지에서 보는 중의학과 한국 한의학의 갈 길
  • 승인 2016.02.05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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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참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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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중의학과 한의학 / 한의학 참관단, 중국 중의병원-천사력제약 방문기(2편)

학계와 임상 등 한의계 주요 인사들이 참관단을 구성, 지난달 13일부터 15일까지 베이징과 톈진의 중의병원 3곳과 천사력제약회사를 방문했다. 지난호 1편에 한국 참가자들의 관점을 실은 데 이어 이번 2편에서는 중국에서의 관점으로 구성했다. <편집자주>

2편-  9. 중국 현지에서 보는 중의학과 한국 한의학의 갈길

우리 일행은 중국 현지에서 중국 중의약을 전공한 전공자들 몇 분을 만났다. 그분들과의 대화와 귀국 후 아래와 같은 질문을 하였고 답을 받아서 정리했다.
답하기 어렵고 곤란할 수도 있는 질문에 성실히 답해준 한국한의학연구원 북경지부 김창원 연구원과 북경중의약대학 박사과정의 이승우 중의사에게 지면으로나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질문
1) 중의사 제도에 대한 일반적 소개(학제 위주로)
2) 중의학/약 정책에 대한 일반적 소개
3) 중국에서 인정하고 있는 중의학의 장단점
4) 한의학의 발전적 미래 모습
5) 현재 한국 한의학이 개선해야 할 점
6) 중국 중의과학의 연구 성과
7) 자유 의견 제시

1) 중의사 제도에 대한 일반적 소개(학제 위주) (표 1 참조)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윤강재 「중국의 전통의학-양의학 협진 서비스 현황 및 전달체계」(2012년) 참고.

2) 중의학/약 정책에 대한 일반적 소개 - 김창원 연구원이 답을 주었다. (표 2 참조)
“중국정부는 위와 같은 국내 산업 정비 및 육성, 중의약 국제화 교류, 중약자원 표준화 등 분야와 관련한 중의약 정책문건을 발표해 왔다.
그 외, 공공의료개혁, 중의약 세계화와 일대일로정책, 중의약 정보화, 중의약 서비스무역정책, 중의약 교육과 인재배양, 중의약 전승, 전통의약지식 보호, 중약재 현대화, 중의약법 입법추진, 중의약 원격진료사업, 중의약 과학연구정책 등 수많은 정책이 있다”고 하였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중국의 한의학 및 일본의 화한의학 연구 개발 정책에 관한 연구」 (2005년) 참고. http://dlps.nanet.go.kr/ DlibViewer.do?cn=MONO1200602241&sysid=nhn


3) 중국에서 인정하고 있는 중의학의 장단점
김창원 연구원은 “중의학의 장점은 중의학에 있어서는 과학화, 현대화, 표준화를 지향하면서 중의학이 발전했다”, “중의약의 단점은 오히려 점차 중의학과 서의학의 벽이 얇아지게 되면서 중의약이 가진 장점이 퇴색되고 순수 전통 중의약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고 하였다.

4) 한의학의 발전적 미래 모습
이승우 중의사는 “서의학과 한의학이 상호존중하고 배려하면서, 상호간의 장단점과 우세병종(優勢病種)을 인정하고, 한의학이 보완대체의학이 아닌 주류의학의 다른 한축으로서 환자에게 가장 적합하고 유효한 치료를 제한 없이 시행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5) 현재 한국 한의학이 개선해야 할 점
이승우 중의사는 교육, 연구, 국가고시, 정부체계, 의료인의 비율을 들어 답을 주었다.
교육에서는 임상을 하지 않는 교수가 임상을 하게 될 학생을 지도하는 것은 넌센스다. 중국의 국의당처럼 기초의학부교수도 환자를 봐야 한다. 본초, 방제, 경방, 진단법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사용할 사람을 가르치고, 경험의학의 기초이론을 경험하지 않으면서 연구하는 것이 분명 정상적인 모습은 아닐 것이다. 강의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도 필요하고, 학생들에게 1학년 때부터 도제식 교육도 가능해진다.
연구 분야에 대해서는, 중의약대학의 연간 연구비만 보더라도 3500억원이다. 한의학 연구예산의 10배가 넘는다. 연구비용과 인력 면에서 볼 때, 같은 주제로 연구를 진행한다면 한의학은 중의학을 넘어설 수 없다고 본다.

주요 한의학연구기관과 대학의 연구과제를 보면 대부분이 중국에서 이미 대단위로 추진했거나 추진 중인 과제들이다. 인력과 재원이 많이 소요되는 연구는 중국에게 맡기고, 대신 대중국 창구를 설치해 철저히 연구동향을 모니터링하고 결과수집해서 통계화, 계통화 하고 이를 토대로 2차, 3차 연구를 기획해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현재 한의학연구원의 북경대표부는 규모도 작고, 한의의 표준임상진료지침을 만든다는 시점에 중의임상진료지침이 몇 개나 개발되었는지 현황조차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한의신문에 195종이 개발되었다는 기사를 읽었다. 그런데 실제로는 현재까지 473종이 개발되어 있다)

국가고시에 대해서는, 수능시험에 맞춰서 고등학생들의 수업이 바뀌듯, 방제학과 같은 매우 중요한 과목이 빠져있고, 더 중요한 기능시험이 없는 국시제도는 개선이 필요하다. 중의사시험은 1차 기능시험(차트 작성과 처방, 진단법, 침구법, 응급처치 등)과 2차 필기시험(600문제)으로 치러진다고 하였다.

또한, 중의약사업을 총괄하는 국가중의약관리국의 국장은 위생부의 차관을 겸하고 있으며, 각 성의 지방중의약관리국장은 성 위생청의 부청장을 겸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보건복지부의 보건의료정책실 밑의 한의약정책관(국장)이 담당하고 있고, 지방정부에는 전문적으로 한의약업무를 맡고 있는 부서조차 없다.

한의사의 위상에 너무도 큰 차이가 있다. 중국 중의사가 전체 의사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2012년 현재 중국의 서의사와 중의사의 수는 261만6000명이다. 이중 중의사는 36만8000명으로 전체의 14.1%수준이다. 2012년 한국의 양의사는 10만7221명이고 한의사는 2만600명으로 한의사 비율은 16.1%이다. 오히려 한의사가 의사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중의사보다 크다. 의료계의 한축으로서 동등하게 존중받을 필요가 있는 것이라고 하였다.

6) 중국 중의과학의 연구 성과 - 이승우 중의사는 개인 블로그를 소개해주는 것으로 대신하였다.
http://blog.naver.com/flyingyears/220586911798  
http://blog.naver.com/flyingyears/220594036213  

김창원 연구원은 “중의과학의 연구 성과는 매년 열리는 ‘국가과학기술장려대회’에서 중의약 관련 성과의 수상 횟수를 살펴보면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2015년 국가과학기술진보상 가운데 의학과 관련된 성과는 총 27개 항목이며, 그중 중의약 성과는 30%에 달하는 9개 항목이 포함되었다. 이외에 과학기술부가 주관하는 973계획(기초연구 위주) 중의약 관련 프로젝트 또는 중국중의과학원이 발표한 중의약 연구 성과를 찾아볼 수 있다”라고 하였다.

7) 자유 의견 제시
이승우 중의사는 “보다 많은 교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 중국에서 발표되는 한의학 관련 논문들은 대부분이 한국유학생에 의해서 작성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중의대 교수들과 치열하게 논쟁하고 있다. 그런데 학생의 능력에 따라서 그 한의학 주제가 중국 교수들에 의해서 맘대로 재단되는 것을 볼 때면 마음이 아프다. 중국학계에 정확한 한의학을 알리기 위해서는 이들 한국유학생들이 한의학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하고 교류가 확대되어야 할 것 같다”고 하였다.

중의약 박사 과정에 있는 이승우 중의사와는 보다 진솔한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서의가 중의에 비해서 숫자도 많고, 입학 성적도 좋다. 현지 老醫들은 국의대사에 선정되려고 여러 노력을 기울인다, 중서의결합의는 나중에 진로 선택 시 대부분 서의를 선택하여 초기 의도와는 다르게 제도가 오용되어 이제는 실패한 제도이다. 모든 대형병원에 중의사가 의미적으로 배치되는 법률이 있다 등의 현지가 아니면 들을 수 없는 내용들이었다.

중국의 지각 있는 중의사들은 한국 한의학과와 어떤 식으로든 소통내지는 연결을 원하는 것으로 보였다.
한국한의학연구원 북경지부 연구원으로 있는 김창원 연구원은 모든 질문에 보다 정책적인 답변을 주었다. 참고자료로 알려준 우리나라의 정책 보고서 등에서는 이미 한국 한의학의 문제점, 개선점, 지향점 등에 대해서 심도 있는 논의가 있음을 알고서 다시 한 번 놀랐다. 결국 지금 한의학의 문제는 정부의 정책 의지의 문제로 귀결되는 듯하다.

「한의학과 중의학에 대한 국가정책 비교 연구」라는 논문에는 한의학과 중의학에 대한 국가 정책의 역사적 고찰이 있다. 중국중의약도 한때는 멸실의 위기가 오랜 기간(1912년부터 1976년) 지속되었던 역사가 있었다. 하지만, 1986년 국무원회의에서 국무원 직속 위생부 산하에 국가중의약관리국을 설치하여 중의약을 우호적, 보호 정책을 만들었다.

이런 중의약 우호적, 보호 정책의 결실을 지금의 중의약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겠다. 특히 2015년 투유유는 노벨의학상을 받는 쾌거도 이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http://www.hantopic.com/kjopp/2205/16.pdf  

한국도 한의학에 지금까지 한 번도 우호적인 때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위의 논문을 보면, 대한제국 시절 잠시 우호적 정책을 수립하였지만, 이어진 일제시제부터 한의학 말살 정책은 꾸준히 유지되었다. 이런 것이 2000년 이후 한의학 육성정책을 수립, 실시하게 되었다.

하지만, 한의약을 중국과 같은 일관된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한의약의 산업화를 통한 세계 의료시장 진출이라는 경제적 면이 강조되다 보니, 양방의약계와의 갈등조차도 제대로 조정할 수 없는, 어찌 보면 중립적 자세를 유지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러다 보니, 현실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채, 한의약은 정체할 수밖에 없었다.

국가 보건 관료와 산업체 리더, 그리고 의료인들이 혼연 일체가 되어 같은 목표를 가지고 일관된 정책을 추진하는 중국을 보면서, 만약 한국 한의약과 중국 중의약이 지금과 같은 속도로 변해간다면, 결국은 중국 중의약을 도저히 따라 갈 수 없을 것 같다.

이번 중국 방문으로 한국 한의학의 위치를 가늠하고, 어떤 부분에 더 에너지를 쏟아야할지 참가자들의 뇌리에 강력한 인상을 남겼다. 향후 (가칭)한중전통의학협회의 역할이 긍정적인 민간교류로 잘 수행되기를 바라며 이번 투고를 한다.

우리 일행에게 중국 현지에서 일정 내내 따뜻한 배려와 대접를 해준 리다닝 전 국가중의약관리국 부국장, 박물관과 병원을 친절히 안내해주신 구샤오홍 북경중의약대학 부총장, 췌이용창 광안문병원 국제협작실 주임, 판지핑 중국중의과학원 안과병원 원장 겸 중국중의과학원 부원장, 천사력의 시설 관람과 융숭한 대접을 해주신 옌쉬쥔 천사력집단 총사장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또한 한국한의학연구원 북경사무소 김대영 소장께도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윤강재 「중국의 전통의학-양의학 협진 서비스 현황 및 전달체계」(왼쪽)와 한국한의학연구원 「중국의 한의학 및 일본의 화한의학 연구 개발 정책에 관한 연구」(오른쪽)


중국방문시 접촉인사 명단
1. 李大寧(리다닝) 전 국가중의약관리국 부국장
2. 谷晓红(구샤오홍) 북경중의약대학 부총장
3. 崔永强(췌이용챵) 광안문병원 국제합작실 주임
4. 朴炳奎(퍄오빙궤이) 전 广安门医院 부원장
5. 花宝金(후아바오진) 广安门医院 肿瘤科 主任医师
6. 范吉平(판지핑) 중국중의과학원 안과의원 원장 겸 중국중의과학원 부원장
7. 趙惠茹(자오훼이루) 중국중의과학원 안과의원 원장실 주임
8. 閻希軍(옌쉬쥔) 天士力集团 董事长
9. 吳丹勇(우단용) 天士力控股集团 副总裁
10. 劉曉煜(리우샤오위) 天士力控股集团 副总裁
11. 戴标(다이뱌오) 天士力国贸公司 副总经理
12. 范浩(판하오) 天士力佳友公司 总经理
13. 曹洪欣(챠오홍신) 국가중의약관리국 과학기술사 사장, 전 중국중의과학원 원장
14. 吳振斗(우전도우) 국가중의약관리국 국제합작사 부사장
15. 孫立新(쑨리신) 南中医豊盛健康城 부총경리
16. 김대영 한국한의학연구원 북경사무소 소장
17. 김창원 한국한의학연구원 북경사무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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