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중의학의 민간교류 왜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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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중의학의 민간교류 왜 필요한가
  • 승인 2016.01.2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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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훈

최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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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중의학과 한의학 / 한의학 참관단, 중국 중의병원-천사력제약 방문기


<중의학과 한의학>
1편
1. 3박 4일, 중의학의 현위치를 확인하다 (일지, 매일의 일정과 소감)
2. 달라진 중국, 정부지원과 의료현장
3. 중의연구발표의 산실
4. 한국의 표준한의임상진료지침 추진과 중국의 비교
5. 한국 한의사가 본 중의학, 한국은 무엇이 다른가
6. 중의학 호황인 이유는 무엇인가, 한의학에 대한 국가적 관점의 필요성
7. 한의사 출신 과학자들의 역할
8. 한의학-중의학의 민간교류 왜 필요한가
2편
9. 중국 현지에서 보는 중의학과 한국 한의학의 갈 길


★교류단 필요성의 관점 : 중국과의 관계에서 민간교류의 수준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중 전통의학계에서의 민간 차원의 교류는 가능한 최고 수준에서 전면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중국의 경우, 국가중의약관리국에서 중의약 전반을 주도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보건복지부는 전혀 그렇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로서는 우선 민간 차원에서 그 현실적인 간극을 메워야 하고, 동시에 조속히 중국과 대등한 우리 정부의 역할을 갖출 수 있도록 추동해야 한다.

최근 한의사들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문제, 또 이와 연계된 의료일원화 이슈로 한·양방의료계 사이의 갈등이 폭발 직전에 이르고 있다.

이런 와중에 얼마 전 보건복지부에서는 표준화된 임상진료지침의 제정을 포함하는 전반적인 한의약육성계획을 내놓았다.

한의계에는 의료가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효과, 안전성, 비용, 편의성 등의 조건을 상당히 충족시켜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모처럼 정부가 한의계와 관련하여 매우 바람직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한중간 전통의학분야의 역량 차이는 비교가 가능하지 않을 정도로 심화되고 있다. 이번에 방문했던 중국 중의과학원소속 광안문병원의 하루 외래환자는 1만2000명에 이른다. 광동성의 광주중의약대학 부속병원의 경우는 2만5000명이다. 2009년부터 탕약도 의료보험에 포함되면서 매년 약 20%씩 환자수가 신장한 것이다.

그들의 진료는 10년 전 WHO/WPRO의 지원을 받아 중국 정부 주도로 개발하여 제공하는 33개 임상진료지침과 100여 개의 진료방안에 근거하고 있다. 또 중국의 중의대를 졸업하면 미국에서 의사자격시험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작년 말 중국중의과학원소속의 투유유 교수는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이번에 방문한 21년 역사의 톈진의 천사력(Tasly)제약회사의 대표 약인 ‘复方丹參滴丸(한국에서는 심적환으로 한의사 처방으로 투약되고 있음)’은 중국 내에서만 매년 3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올해 미 FDA로부터 신약허가를 받을 예정이다.

이처럼 중의계의 현황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고 있으며, 한국 한의계는 중의계에 비해 임상, 교육, 연구, 산업의 전 분야에 걸쳐 극복하기 어려운 차이로 뒤지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한국 한의사들은 이러한 중국의 중의약을 무시하거나 너무 모르고 있고, 중의약계로부터 배울 생각도 하지 않는다.

중국과 비교하자면, 한국 한의계 후진의 가장 큰 원인은 정부와 관련 법규 및 제도에서 비롯한다.

중국의 경우, 국가중의약관리국 국장은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한국 보건복지부에 해당)의 부주임을 겸하는 차관급 인사이다.

직원은 모두 100여명으로, 여기에 한번 배치되면 대부분 퇴직할 때까지 근무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한의약정책관은 국장급으로 15명의 직원을 거느리며, 정책관을 포함해서 평균 2년 내외로 근무하다가 다른 부서로 전직한다.

게다가 양의사 측의 압력으로 인해 한의계를 위한 행정을 소신껏 전개하지도 못한다. 그렇다면 한의사협회라도 대신 해야 하겠지만, 협회는 협회장을 비롯한 집행진이 바뀔 때마다 인사와 회무의 방향이 줄곧 뒤집어진다. 그러니 연속성도 전문성도 없다. 보건복지부와 별 차이가 없다.

95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는 한중간의 동양의학협력조정위원회를 보면, 중국 측 참여인사는 매년 거의 그대로인 반면, 한국 측 대표들은 줄곧 새로운 인물로 바뀐다.

그러니 해마다 회의를 하고 그 때마다 다양한 의제를 합의하여도 10여 년이 지나도록 양국 협력으로 이루어진 성과는 거의 없다.

수년 전부터 이에 실망한 중국 측에서는 유명무실한 이 위원회 자체를 없애고 싶어하지만, 아직 차마 그러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작년에는 위원회의 양국 대표로 차관급이 아닌 실장급 간부가 참석했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정부와 협회의 성향이 앞으로 연속성과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할 가능성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 우리 한의계로서는 그동안 축적된 개인 간의 꽌시(關係)를 바탕으로 순수 민간차원의 교류라도 조직적으로 확대 강화해 나갈 수밖에 없다. 우리도 중국처럼 한의계가 최적화된 법과 제도의 보호아래 의료의 한 축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는 날이 올 때까지 민간 차원에서 각고의 노력을 해야만 한다.

최승훈 / 단국대 특임부총장

최승훈 부총장은?
2014년 이후 현재 단국대학교 특임부총장. 前 WHO/WPRO 전통의학자문관, 前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학장, 前 한국한의학연구원 원장 역임.

<한국 한의학의 국제적 위상을 현실적으로 판단하여, 대외교류를 통한 발전적 미래를 제시하고자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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