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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추진과 중국의 비교
▶특집: 중의학과 한의학 / 한의학 참관단, 중국 중의병원-천사력제약 방문기
2016년 01월 28일 () 09:58:27 장인수 mjmedi@mjmedi.com


<중의학과 한의학>
1편
1. 3박 4일, 중의학의 현위치를 확인하다 (일지, 매일의 일정과 소감)
2. 달라진 중국, 정부지원과 의료현장
3. 중의연구발표의 산실
4. 한국의 표준한의임상진료지침 추진과 중국의 비교
5. 한국 한의사가 본 중의학, 한국은 무엇이 다른가
6. 중의학 호황인 이유는 무엇인가, 한의학에 대한 국가적 관점의 필요성
7. 한의사 출신 과학자들의 역할
8. 한의학-중의학의 민간교류 왜 필요한가
2편
9. 중국 현지에서 보는 중의학과 한국 한의학의 갈 길


★참관 기록의 관점 : 중국 노중의 진료 모습을 통해 돌아본 한국의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추진

최근에 한국 한의학에서는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이 큰 주제이다. 주요 질환에 대한 진료지침의 제정 또는 정비가 이루어지려고 하고 있고, 학계의 역량이 집중되고 있다. 임상진료지침은 진료 매뉴얼과 혼동해서는 안 되며, 비유하자면 임상진료지침은 헌법이고, 진료 매뉴얼은 실정법이다.

임상진료지침은 특정 질환이나 시술에 대한 근거를 모아 정리하고, 전문가에 의해서 검토된 권고를 정리한 간결한 지침서이다. 세부적인 치료법에 대한 내용은 각 지단 및 치료 프로세스마다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만들어진 매뉴얼을 참조해야 한다.

한국 한의학과 발맞추어 나아가는 이웃인 중국은 임상진료지침에 있어서 어떻게 하고 있을까? 중국 위생성 국가중의약관리국에서는 만성질환은 물론 급성 전염성질환에 대해서도 임상진료지침을 발표하고 있다.

2012년의 신종플루나 2015년의 메르스가 발생했던 당시에서도 중의학 치료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였다. 국가주도의 강력한 추진력을 가진 중의학을 민간 주도의 한의학이 따라가기란 쉽지 않으며, 한의학과 중의학의 차이가 점차 커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우리가 임상진료지침을 만들려고 하는 이유는 모든 국가 시스템에서 진료지침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의사가 하는 진료행위가 국가 시스템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진료지침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임상진료지침은 근거(evidence)를 요구한다.

임상의학에서의 의학적 근거(EBM)는 동물실험이 아닌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연구를 통해 얻은 결과를 말한다.

때문에 많은 한의과대학 임상교수들의 화두는 임상시험, 이중맹검, 무작위배정, 위약, 플라세보 등등에 맞춰져 있었다. 이런 추세는 EBM을 강조하는 서양의학의 조류에 휩쓸려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분도 많다. 그렇지만 국가 시스템에 진입하여 국가 정책과 방향을 같이하고 따라가지 않았을 때, 한의학의 미래를 보장하기 어렵기 때문에 거부하기는 쉽지 않다.

EBM을 강조하는 것은 중국 중의학도 마찬가지이다. 지난 10여년 동안 중국 전통의학의 임상연구는 다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대략 2002년을 전후해서 [상해중의약잡지], [중의잡지]를 필두로 중의학 저널에 실리는 임상 논문들은 크게 변화했다.

논문 수준도 높아졌고, 질적인 향상이 이루어졌다. 예전에는 쏟아지는 엄청난 논문의 양으로 압도했지만, 지금은 질적인 면에서도 상당하다. 그리고 지금 우리나라에서 진행하고 있는 임상진료지침을 중국에서는 이미 여러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다. 그런데, 이번 중국 출장에서 그런 흐름 뒤에 서있는 노중의들과 그들의 오랜 임상경험 또한 존중하는 모습을 보았다.

지금도 중국에서는 실력있는 노중의를 찾아서 국의대사에 임명하고, 다시 그들의 노하우를 정리하는데 많은 힘을 쏟고 있었다.

한국의 한의학은 하나의 전환점을 지나고 있으며, 통과의례를 거치고 있다. 문명의 충돌에서 오는 거대한 소용돌이를 1800년대 말에 경험했으며, 우월한 문명에 의해서 그렇지 않은 문명이 소멸하는 전통의 몰락을 경험했다.

그리고 일제의 지배와 독립,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모든 것이 파괴되고 다시 시작하는 시대를 살았다. 여러 시대의 변화 속에서 한의학은 살아남았다. 그리고 새로운 도약을 위해 달려가고 있다.

필자는 임상진료지침을 중요한 과제이고, 한의계의 중요한 과업이라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아울러 임상근거의 확립이 임상한의학 발전에서 필수적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안에 옛것과 임상경험에서 남길 것을 녹여내는 노력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중국 출장을 마무리하면서 호텔에서 나오려니, 맞은편에 아주 오래된 전통 도교사원이 있다. 주변에 높게 솟은 빌딩 숲 사이로 당당히 자리잡고 있는 전통 사원을 바라보면서, 급속도로 발전하면서도 스스로의 전통을 지키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는 강한 의지가 느껴졌다.

1800년대 말에 중국의 唐宗海는 ‘師古而不泥古, 參西而不背中’라는 글을 썼다. “옛 것을 따르되, 옛 것에 얽매이지 않고, 서의를 참조하되, 중의를 배척하지 않는다” 오늘날이야말로 다시 새겨야 할 말씀이 아닐까? 200년 전에 서양의학의 물결 속에서 떠내려가지 않으려 애쓰며, 자신의 학문을 지켜내던 뛰어난 스승의 가르침이 유난히 크게 다가왔다.

장인수 / 우석대 한의대 교수

장인수 교수는?
88학번. 우석대학교 한의과대학 한방내과학 교수. 한방레이저의학회 회장.

<한의계의 어디선가 누군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방대한 자료로 쉴드를 쳐주는 아이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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