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의연구발표의 산실…많은 비용 투자 실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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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의연구발표의 산실…많은 비용 투자 실감
  • 승인 2016.01.28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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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이재영

mjmedi@http://


▶특집: 중의학과 한의학 / 한의학 참관단, 중국 중의병원-천사력제약 방문기

<중의학과 한의학>
1편
1. 3박 4일, 중의학의 현위치를 확인하다 (일지, 매일의 일정과 소감)
2. 달라진 중국, 정부지원과 의료현장
3. 중의연구발표의 산실
4. 한국의 표준한의임상진료지침 추진과 중국의 비교
5. 한국 한의사가 본 중의학, 한국은 무엇이 다른가
6. 중의학 호황인 이유는 무엇인가, 한의학에 대한 국가적 관점의 필요성
7. 한의사 출신 과학자들의 역할
8. 한의학-중의학의 민간교류 왜 필요한가
2편
9. 중국 현지에서 보는 중의학과 한국 한의학의 갈 길



★참관 기록의 관점 :
중의연구발표 - 수 많은 연구자료는 어디서 나오는가.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가. 현 중의진료상황에 대한 참관 소감

처음 광안문병원을 방문하여서는 인산인해를 이룬 환자들에게 압도되었다. 치료를 기다리며 검사결과지를 봉투에 넣고 줄을 서 있는 환자들과 치료를 마치고 약봉투를 손에 든 채 병원을 나가는 환자들의 행렬이 끝도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중의약으로 치료 받는 모습을 보며 느꼈던 흥분은 천천히 가라앉았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외래 진료실 안내판마다 붙어 있는 임상연구 피험자 모집 포스터가 보였다. 한국의 한방병원에는 한정된 질환의 환자들만 내원하는 것과는 달리, 광안문병원에는 교과서에서 볼 수 있는 모든 질환의 환자들이 치료 받고 있었고, 그런 환자를 대상으로 수 십여 종의 임상연구가 과별로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다. CNKI에서 찾아 볼 수 있었던 여러 임상연구가 바로 지금 이 장소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니 또다시 흥분이 되었다.

20세기까지의 중의학 임상 연구들은 한의사들에게 참고할만한 가치가 없는 것으로 여겨졌었다. 실제 대부분의 임상연구들의 질은 낮았으며, 반대로 유효율은 너무 높았었다.

하지만 21세기 들어오면서 중의학 연구자들도 임상연구 방법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며 하나 둘씩 참고할만한 논문이 발표되기 시작하였다. 여전히 편향(bias)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하지만, 예전에 비해 연구방법의 수준이 높아져 객관성을 인정받기 시작하고 있다. 최근의 연구들은 이중맹검, 무작위, 대조연구들이 많으며, 국가 지원 아래 다기관 연구들도 많이 나오고 있다. 한의학이 과거 여러 질환을 치료하였을 때, 임상연구를 남기지 못한 것이 한의학이 국민의 신뢰를 더 얻지 못한 하나의 이유라고 생각한다.

반면에 중의학은 정책적인 뒷받침으로 여러 종류의 환자들이 중의 치료를 받게 되고, 그 결과가 임상연구로 재탄생되는 선순환의 고리가 이어지고 있다.

광안문병원에는 연구만을 위한 건물이 따로 있었다. 진료동이 환자들로 가득찬 시장바닥 같은 모습이었다면, 연구동은 뛰어난 연구인력들이 최신의 장비로 조용히 각자 연구를 수행하고 있었다.

1층에는 중의과학원 투유유의 노벨상 수상과 중의과학원의 60주년을 축하하는 포스터가 붙어 있었고 그 위로는 모두 연구시설이었다. 층층마다 각과별로 실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며, 임상 각과의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었다. 중의 이론을 과학으로 설명하기 위한 연구들도 진행되고 있었는데, 예를 들면 腎生髓의 이론을 현대적으로 밝히기 위한 연구 같은 것이다.

그리고 아직은 임상에서 널리 활용되지는 않지만 AIDS 같은 난치병을 중의로 치료하기 위한 연구소들도 있었다. 이렇듯 여러 방면에 중국정부가 중의학 연구에 많은 비용을 투자한다는 것이 실감이 났다.

중국인들의 중의학을 선택하는 것이 단지 국가가 정책적으로 권장하기 때문이라면 그것은 절대 오래갈 수 없다. 하지만 중의학이 자신들에게 찾아온 르네상스를 여러 연구를 통해 재탄생시킨다면 중의학의 미래는 지금보다 더 밝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의 임상 한의사들도 한의학 임상연구의 부족함만 탓할 것이 아니라 중국에서 매일 발표되는 수많은 연구결과를 참고해야 환자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중의계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스스로에게 더 비판적인 자세를 가지고, 세계인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논문을 만들어 나갔으면 하는 것이다.

이재영 / 군의관

이재영 한의사는?
03학번. 침구과 전문의로 현재 군의관 복무중. 류마티스학에 관심이 많으며, 21세기에 출판된 의학서적에 근거한 임상을 하고자 하는 꿈나무.

<자기 키보다 아마존에서 산 중의학 책이 더 높고, CNKI에서 다운받은 중의학 논문이 1000편이 넘는 중의학 마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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